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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가격인상ㆍ구조조정 없다"는 조원태…"현실성 없다" 지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혜지 기자
2020-11-19 10:57:15

정가 책정 기준 불명확, 요금체계도 유동적…가격 인상 개념 모호

지난해 5월 일반석 운임 평균 7% 인상…수년간 경영악화로 인상

코로나19 상황서 획기적으로 경영환경 개선할 뾰족한 대안 없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항공료 인상과 구조조정 없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항공료 인상과 구조조정 없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항공료 자체의 정가 책정 기준이 불명확하고 요금체계가 유동적이므로 가격 인상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게 이유다.

19일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항공권 가격은 시간대별, 지역별, 나라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며 “(조원태 회장이) 가격 인상을 안하겠다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항공권 가격 책정 기준이 애매하고 가격을 올려도 견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조원태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에 관해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모든 직원은 가족으로 맞이해 품고 함께 하겠다”며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우려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항공업을 회생시킬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한 예로, 대한항공은 영업환경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5월 일반석 운임을 평균 7% 인상했다. 수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요금체계 세분화, 성수기, LCC(저비용항공사) 등 항공사 경쟁 격화 등을 빌미로 수시로 항공료를 인상해 왔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회사로 통합하면 독과점 체제가 돼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영귀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 두 개의 항공사 여객기가 같이 뜨고 있는데, 두 회사가 통합되면 나름 쓸데없는 가격, 좌석, 고객 경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영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에 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없다”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종료됐을 경우에는 위축된 항공업이 좀 더 크게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 화물 증가에 대해서는 고무적인 견해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여객 승객은 줄어들었지만 화물 운송이 증가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 같은 기간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해 흑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올 3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163억원으로 전년(6401억원) 대비 59% 늘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 매출이 전년 대비 54% 늘어난 4845억원을 기록했다.

선 연구원은 “여객기로 공급하는 화물 물량이 많아졌다”며 “승객이 없는 여객기 구조를 화물용 항공기로 변경해 운송량을 늘린 덕에 화물기가 없는 항공사보다 어려운 상황을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각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KDB산업은행 측은 조원태 회장의 ‘가격인상’과 ‘구조조정’ 발언에 관해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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