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각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글로벌 1위 기업인 SKIET의 장기 수익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SKIET는 전고체 시대에 대한 걱정에도 여전히 수익성을 자신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뛰어나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시 양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통해 음극재로 이동하고 방전 시 리튬이온이 다시 양극재로 돌아가는 원리로 구동된다. 이때 양극 물질이 액체 전해질을 타고 만나면 기화 작용으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막는 것이 분리막이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손상돼도 양극 물질이 만날 가능성이 매우 적어 훨씬 안전하다. 이 뿐만 아니라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인 전해질 자체가 분리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분리막이 따로 필요 없다.
시장이 SKIET가 주력으로 하는 분리막 시장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출력이 높고 수명이 길다는 점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체와 분리막 수요의 감소를 우려하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전고체 배터리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SKIET는 수익성을 장담한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재석 SKIET 사장은 22일 기업공개 간담회에서 “현재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고 대량 생산되기 위해서는 빨라야 2030년 이후라고 생각한다”며 “상용화가 되더라도 △제조원가 △경쟁률 △대량설비 구축 등 장애요소가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가 상당 기간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고 해도 한참 동안은 충분한 시장을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IET가 세계 분리막 시장 1위인 만큼 수익을 낼 시간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전고체 배터리 자체에 대한 대책도 밝혔다.
노 사장은 “전고체 쪽으로도 모회사와 함께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보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를 검토 중”이라며 “전고체 소재의 비즈니스 안에서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지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전고체 양산에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 전까지는 리튬이온 시대이기 때문에 분리막 수요에 대한 대응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SKIET가 이처럼 분리막 수요에 대해 강하게 언급한 것은 IPO 기관 수요예측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노 사장은 "작년 하반기와는 달리 최근 투자자와의 미팅에서는 전고체 관련 질문이 없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며 관련 발언을 하기도 했다.
SKIET는 이날부터 23일까지 국내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IET의 자신감에도 분명한 근거가 있지만, 그렇다고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은 일본의 도요타다. 도요타는 지난 2010년 최초로 전고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12월에는 10분 만에 완충해 5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이면서 2020년대 초반에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전도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이 시제품을 언제 만드느냐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로의 대체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SKIET가 일본 소재 기업이나 도요타 등의 약진으로 세계 배터리 소재 산업에서의 우위를 뺏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관련 우려는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SKIET의 경우 중국과 폴란드에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정돼 있고 신규 설비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계약도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걱정하기엔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