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식품업체 아워홈의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분쟁에서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가 경영권 장악에 성공했다. 앞서 한 차례 경영분쟁을 치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는 4년여만에 구본성 부회장을 밀어내고 신임 대표로 올라서게 됐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제안했던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통과시켰다.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21명의 신규 이사들을 통해 이사회를 장악,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오빠인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하는 안까지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아워홈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구지은 대표가 선임됐다. 이같은 '경영권 쿠데타'가 성공을 거둔 결정적인 배경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장녀 구미현씨가 구지은 대표와 손을 잡게 되면서다. 구지은 대표가 갖고 있는 지분은 20.67%로, 구명진(19.6%)와 지분을 합쳐도 최대주주인 구본성 부회장(38.6%)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분 19.3%를 보유한 구미현 씨까지 가세하면서 세 자매의 지분율은 59.57%에 달하게 됐다.
앞서 아워홈은 지난 2017년에도 한 차례 남매간 경영분쟁을 겪은 바 있다. 당시 4남매 중 막내인 구지은 대표가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오빠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구지은 대표는 자회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난 상황이었다. 구지은 대표는 2017년 구본성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안에 반대하며 임시주총을 소집했지만 장녀 구미현 씨가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서면서 실패로 끝났다. 결국 캐스팅보트를 쥔 구미현 씨가 4년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경영권도 옮겨가게 된 셈이다.
구미현 씨가 구본성 부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까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 부회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은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으로 전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워홈 측은 이날 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