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 등과 맞물려 리필 스테이션이 호응을 얻고 있다. 적게는 20%부터 40%, 최대 약 55.4%선까지 직접적인 가격 할인도 받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필요한 양만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최근 문을 연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는 농심켈로그와 국내 처음 원하는 만큼 소분 구입할 수 있는 '시리얼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켈로그 콘푸로스트와 첵스초코, 크랜베리 아몬드 그래놀라 등 대표 시리얼 제품 8종을 소비자가 직접 가져온 용기에 담고 무게당 결제하는 방식으로 기존 완제품 대비 20% 저렴하게 판매한다.
제타플렉스 리필 스테이션 앞에는 대기줄이 이어질 정도다. 소비자들은 "시리얼 한팩을 다 사는 경우 질리거나 눅눅해지는데 원하는 양만 소분으로 살 수 있어 1인 가구엔 리필스테이션이 유용하다"는 반응이다.
이외 제타플렉스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상주하는 LG생건 편집 매장 'L.Heritage1947' 빌려 쓰는 지구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닥터그루트' 바디워시와 샴푸 2종도 판매한다. 이마트 죽전점에도 해당 LG생건 리필 스테이션이 있다. 롯데마트 매장 내 롭스 플러스(+)도 리필 스테이션을 뒀다.
리필 스테이션 도입이 활발한 곳은 뷰티·대형마트업계 샴푸 등 세정제와 세탁 세제류다. 이마트도 지난해 이마트 왕십리점부터 트레이더스 등에 차례로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열었다. 이는 이마트 제안으로 슈가버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협업해 대형마트업계 처음 선보인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리필 자판기다.
편의점업계 세븐일레븐도 롯데알미늄, 플랜드비뉴와 함께 용산구 산천점에 리필용 자판기 '그린필박스'를 선보이고 식물성 원료의 친환경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3종을 상시 20% 할인 판매하고 있다. 300㎖, 500㎖ 두 가지 용량 중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뷰티업계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없는 리필 스테이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리필 스테이션에서 구입할 수 있는 화장품은 아직 데일리뷰티·홈케어용품 샴푸와 린스, 바디워시(바디클렌저), 액체비누 4종에 한정돼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아모레스토어 광교, 이마트 자양점에 리필 스테이션을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도 작년 12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올해 건대점까지 열었다. 리필 제품은 이니스프리 리스테이 카핑 샴푸, 컴포팅 바디클렌저, 임브레이싱 핸드워시 3종으로 10g 단위로 소분, 40% 저렴하게 판매한다.
아모레·LG생건 뷰티 양강에 앞서 국내 첫 화장품 리필 스테이션을 시작한 아로마티카도 있다. 작년부터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본사에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 운영에 들어갔다. 어떤 용기든 세척, 건조해오면 샴푸 등 제품을 리필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친환경을 과장하거나 전용 용기 등으로 외려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로 웨이스트' 취지에 맞게 소분 판매도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차츰 입지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최근 정부가 도입한 '탄소 중립 실천 포인트' 등 각종 친환경 포인트 적립 제도도 이런 친환경 소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례로 이마트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하면 회당 2000원씩 최대 1만원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 적립 상한액은 1년간 최대 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