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23~24일경 대표이사 사무실과 백화점 MD본부 모두 명동에서 강남으로 이전하며 강남행을 가시화한다. 고급화 전략을 위한 잇단 개편 행보다.
롯데백화점은 "강남은 여러 모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은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 상품력 등 결과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은 명품만 찾으면서 예전 밍크를 사던 고객이 몽클레어를 구입하고 있다"며 "분명히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고 여기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백화점(명품 비중 18%대)은 업계 1위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덩치(30개점, 위탁 포함 33개점)는 신세계(12개점, 위탁 포함 13개점)나 현대(16개점) 2배 가량이면서도 작년 기준 백화점 10위권 점포수는 롯데 3개(잠실점 본점 부산본점), 신세계 3개(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현대 3개(판교점 무역점 본점)로 같다.
코로나 실적 회복세도 이 시기 명품 특수로 외려 성장세인 신세계(명품 비중 40%대)·현대(명품 비중 40%대)에 훨씬 못 미친다.
이런 부진엔 다름 아닌 명품이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소비 양극화는 더 두드러졌고 업계가 특수를 누리는 명품 등이 약해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168개)만 보더라도 가방·시계·보석·의류·신발 등 취급 유치 명품수(롯데 67개)는 약 3배 차이가 난다.
순혈주의 전통을 깨고서라도 변화가 갈급했던 이상 힘을 싣는 모습이다.
명품통 정준호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강남 1등' 미션 아래 향후 강화한 상품력 등으로 고객 유치에 대한 롯데백화점 내외부 기대감도 크다.
2019년 롯데그룹 롯데지에프알 대표로 영입된 정준호 대표는 신세계에 20년 동안 몸담으며 명품에 정통해 있다. 아르마니·몽클레어 등 30여 해외 유명 명품 유치 전력이 있다.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 본부장과 2014년 조선호텔 면세사업부 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번 강남행은 이런 변화의 첫 단추다. 강남지역은 백화점 협력사가 포진해 있다. 명품뿐 아니라 패션기업, 패션 하우스들이 몰려 있고 스포츠나 여성 의류 등 업체들이 많다. 또 트렌드도 빠르다.
정 대표는 변화를 이뤄갈 명품 인력을 조직에 흡수하고 있다. 신세계 출신 인재 영입도 지속됐다. 지난 1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장 이승희 씨, 신세계백화점 디자인 담당 임원을 지낸 안성호 씨 각각 상무와 상무보 영입에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 조형주 상무보 MD1 본부 럭셔리 브랜드 부문장까지 합류했다.
이외 샤넬 한국지사 이력의 이효완 전무(MD1 본부장), 루이비통코리아 출신 김지현 상무보(MD1 마케팅 앤 커뮤니케이션 부문장), 발렌시아가코리아 상무를 지낸 삼성물산 출신의 진승현 상무(MD1 본부 럭셔리 앤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부문장), 현대백화점 디자인팀장 정의정(MD1 본부 비주얼 부문장) 씨도 함께 변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몇 개월 안 된 지금까지 현재 고급 소비재 식견이 탁월한 만큼 정준호 대표 카리스마 있는 업무 추진력을 높이 사는 평이 나오고 있다.
정준호 대표는 취임 초반부터 자유롭게 일하는 분위기와 조직 문화,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둔 조직 개편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직접 작년 12월 말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빠른 결정·실행력(A), 미리 대비(B), 아이디어의 창조적·전문적 적용·편집(C), 전 분야 가치 제고를 위한 디자인(D) 4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일찌감치 새단장에 착수, 명품 강화와 고급화에 나서며 변화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 7월 재단장해 문을 연 5층 남성 해외패션관은 루이비통 맨즈 포함 모두 30여개 남성 명품 브랜드를 도입했다. 12월에도 3층 여성 컨템포러리관을 재단장하고 '조각된 공원' 콘셉트 아래 띠어리·산드로·빔바이롤라·자딕앤볼테르 등 20여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작년부터 전층을 해외 명품과 컨템포러리 상품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리뉴얼 중"이라며 "브랜드 신규 론칭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재 고급화, 프리이빗한 독립 매장 구성, 고급 조명 적용, 동선 확대 등 고객 경험의 프리미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