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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신동빈 '뉴롯데' "쇼핑·호텔 외부 수장...'소통·활력' 뛸 채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호영 기자
2022-01-14 07:57:15

경직된 오프라인 유통 조직 '변화' 방점...3년여 걸쳐 '다양·유연' 키워드 '조직 개편'

코로나 속 이커머스 중심 업황 변화...HQ 도입 "사업군 권한 주며 기민한 대응 요구"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은 상장 과제를 안은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왜 그룹의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혔을까. 

의도는 신동빈 회장의 '실패와 도전'을 언급한 신년사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이커머스 위주 급변하는 업황 속 롯데그룹은 가장 먼저 '옴니 채널'을 주창해왔으면서도 가장 뒤쳐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관료주의로 대변되는 조직 문화가 꼽힌다. 이를 바꾸는 일환이라는 것이다. 

◆ 3년여 걸쳐 파격적 '조직 개편' 지속...업황 변화 속 실적 고전 '롯데쇼핑', 상장 이슈 '호텔롯데' 외부 인사 영입하며 변화 '속도'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까지 약 3년여에 걸쳐 파격에 가까운 조직 개편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지만 기존 조직 운영 방식으로는 시장과 가까운 실무진, 현장 의견 등이 제대로 반영되거나 실행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22명 수장 교체)과 작년(임원 100명 감원)까지 계열사 수장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통해 세대 교체 작업과 직급 수(6→5), 임원 승진 연한(3→2)을 줄이거나 없애며 강조해온 것은 '능력' 위주 젊은 인재 중용(50대 CEO 등 확대)이다.  

올해는 순혈주의를 깨고 파격적인 외부 인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의 자존심 롯데백화점 사업부를 품은 그룹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엔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P&G 등 경력)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뉴롯데' 최종 완성형 지주사 체제를 위한 상장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있는 호텔롯데 총괄대표는 안세진 전 놀부 대표(컨설팅기업 '커니' 등 경력)에 맡겼다. 

코로나 사태 속 비대면 이커머스 추세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직격타를 입으면서 실적은 늪에 빠지듯 하락세가 짙어졌고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이 이어지며 이런 상황에서 헤어나올 계기가 절실해보이던 차다. 

특히 이번 조직 개편에서 비즈니스 유닛(BU) 대신 도입한 헤드 쿼터(HQ) 제도는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에 초점을 두고 해당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에 실제적인 권한도 주고 있다. 인사·재무·기획 등 기능 통합이 빠진 BU는 보고 절차만 늘린 옥상옥일 뿐이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가장 먼저 HQ를 도입한 백화점만 보더라도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각 사업부별 기획과 자금, 인사 등을 일원화해놨다. 조직 간 시너지를 내면서 계별사별 즉각적인 결정과 실행 등 기동력을 높이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쇼핑, 호텔 등 HQ를 도입한 4개 사업군은 총괄대표를 두고 계열사별 자율 경영으로 전권을 주되 책임 경영을 강화한 것이다. 권한은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 재무·인사 기능 전반을 아우른다. 

◆ '옥상옥' 비판 받던 'BU' 대신 'HQ' 도입, 전권 주며 '실행력' 강화 "외부 수장, '조직 활력' 기대...원활한 내부 '소통', 제도 '수정·보완' 관건"    

롯데쇼핑만 봐도 이제 슈퍼사업부 남창희 대표(부사장)만 빼고 지난해 이커머스 사업부 나영호 대표(이베이코리아 경력), 롯데마트 강성현 대표(프로모데스그룹, 보스턴 컨설팅 유통부문 등 경력)에 이어 올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신세계인터내셔날 경력)까지 외부 인사로 모두 바뀐 모습이다. 

특히 김상현 총괄대표 외부 인사가 그룹 유통 부문 수장이 되면서 외부 영입된 롯데쇼핑 사업부 대표들도 의견, 아이디어 피력이나 실행이 더 손쉬울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업력만큼 타성에 젖었을 가능성이 높은 롯데 조직엔 외부 인사 자체가 충격이자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부 인사들은 수장으로서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조직원 의견을 수용하리란 예상이 나온다. 

HQ 제도는 이 같은 조직 변화와 과정, 그에 따른 수정, 보완 모두 사업군 총괄대표에 일임하는 형태가 됐다. 

신동빈 회장이 3년여에 걸쳐 수장을 바꾸고 쇄신을 지속, 조직을 흔들면서 외부 수장과 활발한 소통을 하든 실무선이 직접 수장이 되든 실무진 의견과 아이디어가 최종 수장까지 닿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그간의 롯데그룹 공과를 짚고 시도와 도전을 지속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신동빈 회장은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도전을 지속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도전하는 문화를 위해 조직의 개방성,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융합된 환경을 강조했다. 연공서열과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 없이 최적 인재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성과주의 문화, 실행력을 위한 수평적 조직 구조 등에도 방점을 찍은 것이다. 

실제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통상 임원급이 맡던 부문장 직책을 부장급에게도 맡기는 등 파격적인 인사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백화점과 아웃렛을 분리,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일하는 방식, 소통 방식 개선에 힘을 주고 있다.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도 조직 문화 변화에 초점을 두고 최근 수평적 조직 문화, 협업을 강조하는 '커리어 레벨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계열사 내 이직 제도를 도입하면서 인재 이탈을 막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각 사업군 폐쇄된 조직을 개방한 만큼 이런 조직 변화가 어떤 모습으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위아래 원활한 소통을 통해 HQ 등 새로운 제도의 미진한 부분을 그때그때 수정, 보완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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