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LG전자가 지난해 89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주력인 TV 사업 부진과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 반영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27% 넘게 급감했다. 외형 성장은 지속됐으나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한 '상처뿐인 영광'인 셈이다. 다만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온 전장(VS)과 냉난방공조(HVAC)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이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확실한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LG전자는 30일 연결 기준 2025년 연간 매출액 89조2009억원, 영업이익 2조47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27.5% 줄어들었다. 특히 4분기에는 10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200억원대 흑자 전망을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은 TV 사업의 부진과 일회성 비용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글로벌 수요 침체 장기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연간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하반기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단행한 전사 희망퇴직 비용 수천억원이 4분기에 일시에 반영되며 회계상 손실을 키웠다. LG전자 측은 "희망퇴직 비용은 단기적 충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고정비를 낮춰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장'과 '공조'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VS사업본부(전장)와 ES사업본부(공조)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건설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10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두 본부의 합산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으며 B2B 전체 매출은 2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성장했다.
사업 모델 혁신도 성과를 냈다. 제품 판매를 넘어 관리와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 구독' 매출은 전년 대비 29% 급증하며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LG전자가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음을 증명하는 지표다.
올해 LG전자는 'AI(인공지능)'와 '에너지 솔루션'을 양 날개로 반등을 노린다. 가전 영역에서는 AI 홈 로봇과 온디바이스 AI 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장 사업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솔루션 역량을 강화해 고부가가치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폭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조 사업의 차세대 기술인 '액체 냉각(Liquid Cooling)' 솔루션 상용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전통적인 가전과 TV 시장의 한계를 신사업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보인다"며 "인력 구조 효율화가 마무리되고 데이터센터 냉각 등 신규 B2B 시장이 열리는 올해가 LG전자 수익성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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