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쌍용자동차가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의 모델명을 '토레스'로 확정하고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
재무 구조가 탄탄한 KG그룹이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호전되는 등 쌍용차에 호재가 겹치고 있다.
▲'무쏘 후속' 토레스로 과거 명성 되찾는다
쌍용차는 17일 프로젝트명 'J100'으로 개발해 온 신차명을 토레스로 확정하고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공개했다.
토레스는 남미의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칠레의 국립공원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따왔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전설적인 SUV '무쏘'의 후속작이다.
쌍용차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토레스를 통해 모험과 도전 정신,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가치를 구현한 정통 SUV라는 의미에서 차명을 토레스로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이날 토레스 외관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첫 작품으로,강인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정통 SUV 스타일을 완성했다.
토레스 초기 모델은 경유 없이 가솔린으로만 파워트레인(동력 장치)을 구성하며, 코란도와 렉스턴 사이 중형 SUV로 출시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지난 3월부터 토레스 시범 주행을 하고 있다. 다음달 마지막 품질 점검을 마무리하고 7월경 사전계약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토레스는 이달 초 열린 사전 품평회에서 쌍용차 대리점 대표들로 구성된 대리점협의회로부터 상품성과 디자인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가 쌍용차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며 "실제로 쌍용차의 전성기를 대표하던 SUV '무쏘'와 '코란도'를 뛰어넘는 흥행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1분기 영업손실 309억 원...회생절차 전 수준 회복
쌍용차는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와 비교해 호전된 실적을 냈다.
영업손실 30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847억 원)보다 손실액이 538억 원 줄어든 것이다.
쌍용차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인 2019년 1분기(278억 원) 이후 최저 규모다.
올해 1분기 판매는 2만3278대, 매출은 714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 순손실은 3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25% 증가해 지난해 1분기(1만8619대) 이후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출도 작년 동기(5358억 원)와 비교해 33.3% 늘어나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쌍용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호조에 따른 판매 회복세와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손실 규모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판매 회복 영향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출고 적체 해소는 물론 토레스의 성공적 론칭을 통해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순조롭게 진행 중인 재매각 절차...쌍용차 주인은 KG그룹?
쌍용차 재매각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인수·합병(M&A) 귀재로 불리는 KG그룹이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것이다. 법원에서 쌍용차 새 주인으로 KG그룹을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자금력'이다.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대금으로 써낸 금액은 약 9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수에 실패한 에디슨모터스(약 3048억 원)보다 3배 가까이 많다.
KG그룹은 KG케미칼에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KG ETS의 환경에너지사업부 매각대금을 합쳐 약 8600억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캑터스PE와 파빌리온PE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합류했다.
KG그룹이 과거 여러 차례 M&A를 성사시킨 이력도 높이 평가됐다. KG그룹은 1999년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인수한 뒤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이니시스, 에듀원,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이데일리(언론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9개 분야의 20개 기업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KG그룹이 쌍용차를 최종 인수하기 위한 마지막 변수는 쌍방울그룹의 반발이다.
쌍방울그룹은 KG그룹이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직후 KG그룹과 사모펀드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선정한 데 대해 반발하며 효력 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쌍방울그룹은 입찰 담합을 문제 삼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끝까지 쌍용차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시한인 오는 10월 중순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실적 개선, 토레스 출시 등 오랜만에 호재를 맞았다"며 "호재를 진짜 부활로 이어가려면 KG그룹의 쌍용차 최종 인수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