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상의회관에서 ‘합리적인 전력 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탄소 중립을 한국 경제의 도약으로 생각했던 기업들은 부담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에너지 전환 속도를 내는 것만큼이나 합리적인 솔루션과 효율적인 경로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 27일 제도를 개선해 전기요금에 적용할 연동제 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은 약 1535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이미 도입된 원가연동제의 정착과 전기요금 규제기관의 독립성·전문성 확보를 통한 합리적 요금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국민들에게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경우 기존에 비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력구매계약(PPA)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PPA는 발전 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교수는 “한전의 영업 손실은 결국 전기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돈을 납세자가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라며 "PPA 활성화를 통해 전력 판매부문의 경쟁을 제한적으로나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주병기 서울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고용과 지역 경제가 입을 충격을 최소화하고,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손정락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MD는 “그간 국가 기간산업이었던 에너지 산업을 탄소 중립을 계기로 새로운 국가 주력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에너지 신산업은 재생에너지 비중확대, 수소경제, 디지털 전환과 접목된 영역에 주목하고 정부 주도 아닌 시장 주도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는 새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탄소중립 이행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개최되고 있다. 두 번째 열린 이날 행사를 포함해 올해 총 5번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