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양도 소송의 1심 결과가 오는 22일 나온다. 앞서 한앤코는 홍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홍 회장 측이 주식을 넘기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불매운동 영향 등으로 적자 늪에 빠지는 등 오너리스크에 따른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1심 판결이 남양유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정찬우)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들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의 선고기일을 22일 오전 10시에 진행한다.
홍 회장 등과 한앤코는 지난해 5월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으나 홍 회장 측이 같은 해 9월 1일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대립 중이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계약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홍 회장 일가가 주식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번 소송의 골자는 거래 당사자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완전계약으로 볼 지 여부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7월 5일 홍 회장과 한상원 한앤코 대표를 비롯해 양측을 소개해준 함춘승 피에이치컴퍼니 대표 등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홍 회장은 매매계약서에 아내인 이운경 전무가 운영하는 외식사업부 매각 미포함, 자녀들의 직위 유지 등 오너일가 예우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완전 계약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내용들이 담긴 ‘별도 합의서’도 공개했다. 다만 이 별도 합의서에는 한앤코 측의 날인이 없을뿐더러 한앤코 측은 합의서를 본적도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증인으로 나선 남양유업 경리팀장 김 모씨는 매각주관사 역할을 한 함춘승 피에이치컴퍼니 대표와 박 모 변호사에 별도합의서를 각각 한 부씩 교부했다고 주장하면서 남양 측 주장에 힘을 더했다.
이어 김 모씨는 “홍 회장이 박 모 변호사에게 별도합의서에 (한앤코 측) 도장을 받으라고 했는데 한앤코에 연락해보더니 ‘안 된다’고 했다”며 “(홍 회장이)그러면 계약을 못하겠다고 하니 거래종결 전까지 다시 조정이 가능하다고 해 (매매계약서에) 날인을 했다”며 조건부 서명을 했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 측은 계약 과정에 한앤코와 홍 회장 측을 모두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맡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앤코 측은 인수합병(M&A)을 하는 과정에서 한 로펌이 쌍방으로 자문하는 사례는 업계에서 종종 있는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 회장은 한앤코가 계약 해지에 책임이 있는 만큼 양측이 맺은 계약 내용에 따라 310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향후 진행되는 주식양도 소송 선고결과에 따라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위약벌 소송 승패도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남양유업은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장기적인 법적 다툼을 진행하면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불가리스 사태로 논란을 빚은 이광범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해당 자리가 공석이었는데, 소송을 진행중이라 정상적으로 이사회를 열지 못했다. 이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승언 수석본부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며 비상경영을 체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