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편의점업계가 프리미엄 버거를 출시하며 패스트푸드점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편의점 햄버거에서 볼 수 없었던 소고기 함유량 100%인 패티를 사용하거나 새우 토핑을 활용하는 등 전문점 수준으로 품질을 높였다. 그러나 4000원대로 형성된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냉담한 반응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리얼 비프 치즈버거’와 ‘리얼 더블 슈림프 버거’ 등 프리미엄 버거 2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각각 4800원, 4500원이다. 리얼 비프 치즈버거에는 호주산 순쇠고기(100%) 패티가 사용됐으며, 리얼 더블 슈림프 버거에는 통새우 패티와 실제 알새우 원물이 담겼다.
CU 관계자는 “제품 품질을 높이고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패스트푸드점 유사 제품 대비 약 30~40%가량 더 저렴하다”며 “최근 외식 물가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의 알뜰 구매를 돕고자 했다”고 전했다.
앞서 GS25는 소고기 함유량이 100%인 패티를 활용한 ‘찐 오리지널 비프버거’를 선보였다. 가격은 CU 햄버거보다 저렴한 4000원이다. GS25는 이 메뉴를 개발하는 데만 6개월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 올해 초 출범한 프레시밀팀 소속 셰프 출신 식품 연구원과 상품기획자(MD) 10여 명을 개발 작업에 투입했다.
GS25 측은 “소고기 패티 외에도 특유의 윤기와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햄버거 전용 글레이즈 번을 도입했다”며 “허브 딜로 맛을 낸 특제 소스를 사용해 풍미를 높이고 생 토마토와 양상추 등을 듬뿍 넣어 아삭한 식감도 살렸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4000원대의 ‘비프 버거’와 ‘스테이크 버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4000원대로 형성된 금액이 다소 비싸다는 반응이다. 소고기 패티 질을 고려하더라도 타 프랜차이즈 버거와 가격을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다. CU와 GS25는 ‘햄버거 품질’에 초점을 두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품질보다는 ‘가격’에 민감한 모습이다.
네티즌 A씨는 “굳이 반값 햄버거를 질좋은 소고기인지 아닌지 따져가며 먹을까 싶다”며 “(버거킹) 빅맥이 4900원이다. 편의점 버거 먹을 바에야 비용을 조금 더 내고 프랜차이즈 제품 사먹는 게 훨씬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가성비로 먹을만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쿠폰 등을 활용해서 프랜차이즈 버거 세트 메뉴 먹는게 더 저렴하다”, “편의점 햄버거는 유통되는 시간과 냉장고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맛도 변할텐데 굳이 저 돈주고 사먹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 프랜차이즈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있는 쿠폰을 활용하면 버거 단품과 세트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일례로 ‘버거킹 와퍼(6900원)’는 앱 쿠폰 적용 시 43% 할인된 3900원에, 콜라와 감자까지 구성된 ‘타바스코 더블비프 세트(6500원)’는 20% 할인된 5200원에 구매 가능했다.
반면 편의점 프리미엄 버거에 좋은 평가를 내놓는 소비자도 있었다. 네티즌 B씨는 “직장인이라 점심을 빠르게 해결해야 되는데 회사 근처에 햄버거 매장이 없다.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곤 하는데 버거 품질이 괜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네티즌들도 “편의점 햄버거는 가공육이라 정말 맛이 없었는데 희소식이다”, “버거 매장에 가는 시간대에 항상 사람들이 붐벼 기다려야 했는데, 비슷한 퀄리티면 사먹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대비 편의점표 햄버거는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 물론 유사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빵·패티 크기가 더 크게 나올 수 있겠지만, 비슷한 가격대면 버거 매장을 찾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또 소비자들이 단품보다는 배를 채울 수 있는 세트 메뉴를 찾는 비중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