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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30주년] 하나은행, 진출 30주년…코로나 딛고 개인대출 2조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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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중수교 30주년] 하나은행, 진출 30주년…코로나 딛고 개인대출 2조원 눈앞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2-10-18 05:00:00

국내 은행권 1호 위력…현지 모바일뱅크도 최초

박성호 행장 글로벌전략 탄력 "中현지 DT 선도"

모바일 메신저 위챗 등과 잇단 비대면금융 제휴

중국 북경시 소재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전경 [사진=하나은행]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금융권을 대표하는 시중은행들은 우상향 실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3년째 지속하는 코로나19 여파 속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에도 기업과 소매(리테일)금융 현지화에 탄력이 붙은 결과다.
금융그룹 미래 생존전략 필수조항으로 꼽히는 해외 사업과 관련, 은행들은 무역·지리적으로 가장 밀접한 관계인 중국을 지목한다. 본지는 국내 주요 은행들의 현지 진출 스토리와 성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살펴본 가운데 세 번째 순서로 하나은행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최초'의 위력. 국내 은행권 통틀어 한중 수교를 맺은 원년에 처음 현지 진출에 성공한 하나은행은 30년이 흐른 현재, 중국 내 최상위권 외자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한 모바일·비대면 금융의 물결 속에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DT)을 선도한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이하 하나중국)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개인대출 2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첫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세계적 디지털 플랫폼 회사들과 잇달아 손을 맞잡은 결과다. 코로나 위기에도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중국 시장 영업에 집중하며 글로벌 경영 전략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테일 최강자 우뚝…모바일대출 실행 3년 만에 1조9000억

하나중국 법인이 17일 집계한 온오프라인 통합 개인대출 실적은 100억 위안, 한화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하나중국이 현지에서 모바일 대출 서비스를 실행한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7년 전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2019년 9월 신용카드와 유사한 소비금융 서비스 목적의 소액 대출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물이다.

하나중국은 이런 성과 창출의 원동력으로 현지 경영, 특히 중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정보통신업체(빅테크)와 맞손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하나은행 측은 "온라인 중심 비대면 소액 모바일 대출은 중국의 빅테크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등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하나중국이 DT에 전력을 쏟기 시작한 시점은 2015년으로 올라간다. 중국 시장에 디지털 흐름이 가속하면서 금융 분야에도 하루가 멀게 DT 서비스가 등장한 시기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최초로 '1Q모바일뱅크'를 출시한 연유도 궤를 같이한다. 개인 대상 소매금융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하나은행의 승부수였던 셈이다.

은행 측은 현지 노점상조차 현금 없이 모바일로 계산하는 실상을 주시했다. 10억명이 넘는 모바일 사용 고객이 현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행의 DT 전략을 실행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었다. 디지털금융을 좇는 고객들의 니즈가 점점 다채로워지는 점도 하나중국 DT 실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나중국 관계자는 "외자은행 출자 회사에 가하는 현지 당국의 제약 때문에 오프라인 경영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중국 정부의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과 급속도로 발전하는 ICT 기술 등을 고려할 때 비대면 금융은 은행권 미래 생존과 직결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을 단순히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하나중국이 온라인·모바일 개인 소액 대출과 사이버지점(브랜치)를 개설하는데 예산을 대거 투입한 근거에 해당한다. 

중국 주요 ICT와의 제휴에 출발점이 된 곳은 알리바바로, 2019년 6월 하나중국은 비대면 소액 모바일 대출 출시를 위해 이 업체와 맞손을 잡았다. 이듬해 7월 씨트립과 제휴를 맺었고 작년 12월에는 바이두와 디지털 부문 역량을 공유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지난 8월 텐센트 그룹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챗' 플랫폼에 비대면 모바일 지점 '하나 위챗 샤오청쉬'를 개점하자 대내외 이목이 쏠렸다. 샤오청쉬는 위챗 확장을 위해 텐센트가 쇼핑, 게임, 주문, 교통 등 분야에 구축한 인앱(in-App)형 미니 프로그램을 말한다.

위챗 안에 모바일 지점을 오픈한 하나중국은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중국 고객들을 상대로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해당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중국 현지의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하나중국의 정기예금 등 예금상품 비대면 가입이 가능해졌다.

하나중국 측은 하나 위챗 샤오청쉬 이용법을 두고 위챗 메인 화면에서 중국어로 '하나' 또는 '하나은행' 등 검색어를 직접 입력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위챗 내 관련 콘텐츠를 클릭해도 모바일 지점을 찾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지점 오픈이 갖는 의미는 시공간 제약 없이 위챗을 사용하는 전세계 중국인 고객들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나중국의 DT 성공사례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국내외 유수의 플랫폼 기업들과 협력해 글로벌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베이징 본점 헤드쿼터…현지 24개 네트워크 탄탄       

중국에서 운영 중인 하나중국 소속 영업점은 24개로 베이징시 본점 영업부를 비롯 상하이, 광저우, 동북 3성 등 주요 요충지에 뻗어 있다. 하나은행이 100% 출자해 설립한 하나중국 모태는 1992년 7월 구(舊) 외환은행이 베이징에 설치한 사무소다. 

구 외환은행은 1993년 12월 톈진지점을 잇달아 개점했고, 구 하나은행은 2000년 8월 상하이지점 문을 열었다. 법인 전환을 먼저 이룬 곳은 구 하나은행이었다. 2007년 12월 중국법인을 출범한 하나은행에 이어 구 외환은행은 3년 뒤 법인 체제를 구축했다.

국내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이 합병을 이룬 2015년보다 앞선 2014년 12월, 중국 내 하나·외환은행은 한국보다 앞서 중국 통합법인으로 새 출발을 선언했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중국 시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미국 다음으로 큰 중국 시장의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1980년부터 30년 동안 연평균 10%가량의 놀라운 경제성장률은 세계 역사에서 전대미문으로 꼽힌다. 금융권은 무엇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린 연유에 주목했다.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제조업을 발달시킨 중국과 관련해 한국의 교역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중 수교 이후 양국 무역규모는 64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까지 급증했고, 한국 수출의 약 25%를 중국이 차지한다.

국내 금융사들은 중국 금융이 은행 중심으로 발전해 온 점에 관심을 쏟았다. 2000년대 들어 현지 자본시장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보아오포럼에서 '개방'이라는 단어를 대거 사용한 점이 대표적인데 중국 개방의 주요 창구가 바로 금융, 그것도 은행이 핵심이라는 분석이 따랐다.

하나은행 측은 "시 주석 발언 이후 외자 금융기관의 지분 비율과 업무 범위에 관한 제한이 상당수 철폐, 완화됐다"며 "자본시장에서도 중국 주식 및 채권 시장 관련 외국 자본의 투자 한도가 완화됐거나 투자 편리성을 높이는 방식의 개혁 개방이 이뤄졌는데, 중국 금융 개방은 한국 금융사의 분명한 기회 요소"라고 제언했다.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제…박성호 행장 "투트랙 현지화 경영"

이런 가운데 중국 전체를 타격한 코로나19 직격탄은 하나중국에도 적지 않은 손해를 끼쳤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2019년 하나중국 당기순이익은 70억원 수준으로 전년 540억원 대비 90% 가까이 급감했다. 2000년에는 모바일 대출 선전으로 840억여원까지 순익을 끌어 올렸으나 작년에는 570억여원으로 주춤한 상태다.

올해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지만 하나중국은 향후 중국 내 코로나 봉쇄 정책이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으면서 실적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나중국 관계자는 "올해 중국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현지 정부는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봉쇄 완화 이후 소비 회복세를 주시하는 한편 앞으로의 성장성을 염두에 둘 때 당행의 주요 전략 지역으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박 행장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구상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핵심 계열사로서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회복 탄력'을 기대한다고 알렸다. 함 회장이 올해 3월 취임 당시 제시한 '강점의 극대화', '글로벌 선도금융그룹의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전제한 발언이다.

같은 일환으로 박 행장은 현지화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 트랙 전략을 그린 그는 "첫째는 중국법인 경영진을 현지화하는 것으로 금융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선임해 변화하는 현지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며 "우수한 현지 기업을 상대로 투자해 현지화 경영을 실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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