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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300억 이상 "초고액자산가 잡아라"…非금융 마케팅 활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2-11-10 07:00:00

국내 8000명 추정…주로 가업·자산승계 컨설팅

미술품, 자동차, 와인 등 고가 실물자산 투자도

서울 서초동 GT타워 24층에 위치한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사진=우리은행]

[이코노믹데일리] "요즘은 유명 작가 미술품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주거래 은행뿐만 아니라 자산관리(WM) 부문이 우수한 다른 시중은행 VIP센터를 소개받고 투자 컨설팅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 도곡동에서 거주 중인 300억원대 자산가 김모(36)씨는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실내 활동이 늘어나자 예술품, 특히 조각 미술품 투자에 관한 관심이 늘었다고 전했다. 예술 작품별 가치 변동 수준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미술 관련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김씨는 한 대형 은행 초고액WM 센터를 찾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처럼 슈퍼리치 투자 문화가 활성화하자 이들을 겨냥한 은행권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통상 금융투자업계는 현금을 포함한 금융자산 10억~100억 미만 보유자를 자산가, 100억~300억원 미만은 고자산가, 300억원 이상은 초고액자산가로 분류한다.

KB금융,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민간 연구소는 국내 초고액자산가를 8000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비중이 매년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일반 자산가와 고자산가 대비 초고액자산가의 증가율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KB금융연구소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21 한국 부자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초고액자산가는 전년 대비 22%가량 증가했고, 이는 고자산가(16%) 및 자산가(10%) 증가율 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초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마케팅하는 WM 영역이 글로벌 금융그룹에서는 하나의 특정 분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으나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라고 언급한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비앤피 파리바(BNP Paribas),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씨티(Citi) 등이 해당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중심으로 초고액WM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들의 주된 비금융 서비스는 △가업·자산 승계 △자선·기부 △아트·럭셔리 투자 컨설팅 △후속세대 대상 서비스 등이 꼽힌다.

자산 승계는 무엇보다 가족 지배구조(거버넌스) 형성을 키워드로 지목한다. 가족 고용 정책, 소유권 구조 개편, 가족 기업의 전문경영 표준 설정 등을 활용해 가족 역학에 좌우되지 않는 '합리적 기업 운영'을 표방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은행권 비금융 서비스는 해외에 비해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은행별 고객 유치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심현정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은행 투체어스(TCE)센터는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유형자산을 활용한 상속컨설팅, 소유 법인의 확장·운영 지원, 가업 승계 관련 상담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대형 은행은 자체 컨설팅 조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증권사는 외부 전문가 그룹, 이를테면 세무나 회계 또는 법무법인 등과 제휴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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