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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베 수교 30주년]①베트남, 동남아시아 진출 거점으로...삼구아이앤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2-12-27 01:00:00

2019년 토종 기업 '맛바오 BPO' 지분 인수

베트남 발판 2024년 인니 법인 설립 추진

구자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삼구아이앤씨 대표(책임대표사원)가 지난 2019년 6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맛바오 BPO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현지 인력 파견 매장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구아이앤씨]


[이코노믹데일리] 창립 54주년을 맞는 후공정 전문 기업 삼구아이앤씨가 베트남에서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베트남 진출 이후 회사 규모와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덕이다. 미국, 중국, 폴란드 등 이미 7개 국가에 해외 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삼구아이앤씨는 앞으로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M&A 통해 베트남 시장 진출 신호탄 날려

삼구아이앤씨의 핵심 사업은 인력 서비스업이다. 반도체 기업, 완성차 업체, 물류 업체, 항공사 등 다양한 고객사의 후공정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시설 관리부터 물류, 이차 전지 소재 생산 등 지원 가능한 산업군도 다양하다. 고객사가 반도체 기업일 경우 생산된 반도체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하고 패키징을 점검하는 과정에 인력을 지원하는 식이다.

기업 운영에 필요한 업무나 절차를 위탁받은 만큼 현장 상황에 따라 설비 제공과 사후 교육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2년 11월 기준 600곳이 넘는 고객사를 확보하게 된 비결 중 하나다.

베트남 진출을 준비한 건 지난 2017년부터다.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원하는 고객사가 증가하면서 현지 운영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등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도급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니즈가 늘고 있던 때다. 앞서 2015년 수행했던 중국 진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베트남 진출을 준비했다. 
 

구자관(앞줄 오른쪽) 삼구아이앤씨 대표(책임대표사원)가 지난 2019년 6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롯데 레전드 호텔에서 레 하이 빈(앞줄 왼쪽) 맛바오그룹 회장과 맛바오 BPO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삼구아이앤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 토종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장 베트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현지 기업 조사에 나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도 도움을 청했다. 협상과 실사, 계약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2019년 6월 마침내 맛바오(MATBAO) BPO의 지분 7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진출의 시작이었다. 

맛바오 BPO는 지난 2002년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으로 시작해 서비스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맛바오 그룹의 계열사다. 콜센터, 급여 관리 서비스, 시설 관리 등을 주로 서비스한다. 삼구아이앤씨는 맛바오 BPO 인수를 계기로 베트남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고객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원스톱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수 전 10% 수준이었던 한국 고객사 비중은 현재 60%로 확대됐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쓰라린 경험이 깔려 있다. 바로 지난 2010년 시도했던 카타르 시장 진출이다. 카타르의 성장 잠재력만을 믿고 야심 차게 현지로 날아간 것이 화근이었다. 자국민을 우선시하는 현지 문화에 따라 외국 기업은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구자관(맨 앞) 삼구아이앤씨 대표(책임대표사원)가 지난 2019년 6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맛바오 BPO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현지 인력 파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구아이앤씨]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책임대표사원)는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이 높았던 데 비해 사전 조사가 미흡했던 것 같다"라며 "카타르 진출 자체는 실패했지만 무엇보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과 베트남 진출 시 현지 상황을 꼼꼼히 살핀 배경이다. 

◆베트남, 동남아 거점으로...인도네시아 진출 목표

맛바오 BPO 인수 당시 1200명이었던 현지 고용 인원은 올해 5400명으로 늘었다. 베트남 진출 4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하노이·호찌민 지사에 배치한 본사 직원을 제외하고는 채용 인원 모두 베트남인이다. 토종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우수한 현지 운영·관리 시스템을 즉각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 빠른 성장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베트남 진출은 삼구아이앤씨의 역사에 전환점이기도 하다. 현지 사업에서 경험한 신뢰와 확신을 발판 삼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재 삼구아이앤씨는 미국과 폴란드, 헝가리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배터리 생산 공정 훈련부터 해외상품 통관, 전기차용 이차전지 부품 품질 관리 등 한국 기업들이 영위하는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삼구아이앤씨는 이제 베트남에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두고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주변국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나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베트남 회사의 인수 작업을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구자관(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삼구아이앤씨 대표(책임대표사원)가 지난 2019년 6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롯데 레전드 호텔에서 레 하이 빈(앞줄 왼쪽) 맛바오그룹 회장과 맛바오 BPO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구아이앤씨]


베트남을 교두보 삼아 주변국 진출의 활로를 모색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사업 추진단을 구성했고 현재 현지 국가 정보와 시장조사 진출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1968년 설립한 삼구아이앤씨는 올해로 설립 54주년을 맞았다. 국내에만 2200여 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11월 기준 국내외 임직원은 4만 2800여 명이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매출은 1조 7511억원으로, 올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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