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총 19기가와트시(GWh)에 이르는 물량을 따냈다. 전기 상용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모듈을 공급해 연 평균 40% 이상 성장하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배터리 팩 제조사 프로이덴베르크 이파워시스템(FEPS)과 전기차 배터리 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FEPS에 배터리 모듈 19GWh를 납품한다. 이는 고성능 상용차 5만대 이상, 전기 승용차 27만대에 탑재 가능한 용량이다.
FE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그룹이 2018년 북미 파우치형 배터리 셀 개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팩 제조 사업을 하는 잘트에너지(Xalt Energy)를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미국 미시간주(州) 미들랜드에 팩·모듈 조립 공장을 운영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조립 단위에 따라 셀, 모듈, 팩으로 구분된다.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을 결합해 셀을 만들고 여러 개 셀을 틀에 넣어 모듈로 구성한다. 그리고 모듈에 BMS를 더해 완제품 상태인 팩으로 조립한다.
FEPS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모듈을 받아 팩으로 조립해 대형 버스, 전기트럭을 생산하는 북미 상용차 업체에 판매한다.
전기 상용차 배터리 시장은 일반적인 전기차(승용차) 못지않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기관 상용차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 상용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37GWh에서 2030년에는 574GWh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 평균 성장률은 40%에 이른다.
상용차는 전체 차량 대수는 승용차보다 적지만 한 대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이 크다. 한국에서 운행되는 전기 시내버스를 예로 들면 1대당 배터리 용량이 250~300킬로와트시(kWh) 수준인데 이는 고성능 승용 전기차(약 70kWh) 4대와 맞먹는다. 대형 전기트럭에는 이보다 큰 500~800GWh 배터리가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표준화된 모듈 제품군을 다수 보유해 규격화된 배터리 위주로 판매되는 상용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체 중 선도적으로 모듈·팩 사업을 하며 누구보다 시장 경쟁력이 높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은 "FEPS와 파트너십은 성장 가능성이 큰 전기 상용차 시장을 선점할 신호탄"이라며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BMS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역량으로 최고 고객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원통형·파우치형 폼팩터(규격)와 표준화 모듈 제품군을 확대하고, BMS 역량을 활용한 안전 진단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내부 개발·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해 시장 리더십을 높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