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폭스바겐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해 독일에서 판매하는 내연차 모델들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올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발 '카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자동차 전문 매체 카버즈(CarBuzz)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자사 내연차 모델 가격을 평균 4.4% 인상했다.
가격 인상 대상은 골프, 티구안, 파사트 왜건, 폴로, 티록 등이 포함됐다. 인상은 23일(현지시간)부터 적용된다.
폭스바겐 본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골프 Life 3만1145유로(약 4280만원) △티구안 3만1545유로(4335만원) △파사트 왜건 콘셉트라인 3만8850유로(5338만원) △폴로 라이프 1만9925유로(2738만원) △티록 2만5800유로(3545만원)로 가격이 상승했다.
폭스바겐 본사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장기 계약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비용 인상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보상할 수는 없었다"고 가격 인상 이유를 밝혔다.
자동차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의미인 '카플레이션'은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일어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국내에서는 연식 변경을 통한 가격 인상을, 해외에서는 이처럼 직접적인 인상을 통해 자동차 가격을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연식 변경을 이유로 차량 가격을 해마다 인상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1분기(1~3월) 내수 승용차 평균 판매가는 4609만원으로 전년(2021년) 동기 대비 111만원 올랐다. 기아차도 2021년 3748만원이던 승용차 평균 판매가가 지난해 379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경기 침체 지속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도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차량 원자재인 알루미늄 가격은 1톤(t)당 2832달러(약 368만원)다. 2021년 2480달러(322만원)에 비하면 14%나 올랐다.
한편 폭스바겐 본사의 가격 인상 방침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 모델들도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내에서의 가격 인상은 확정된 바 없다"며 "본사 지침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