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SK온이 중국 기업인 GEM과 손잡고 이차전지(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한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에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까지 3개사가 참여하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2024년까지 전구체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SK온은 23일 오후 에코프로·GEM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전구체 생산을 위한 3자 합작법인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지이엠코리아)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24일 군산 라마다호텔에서 전구체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는다.
3사는 새만금에 1조21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 공장은 올해 착공 예정으로 완공 이후 연간 생산량은 5만톤(t)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105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30만대를 만드는 양이다. 지이엠코리아는 전구체 생산 능력을 차츰 늘리고 1000명 이상 인력을 고용할 방침이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65~70%를 차지하는 원료다. 니켈·코발트·망간(망가니즈) 같은 원료로 이뤄진 화합물로 화학반응 통해 전력을 저장·방출하는 핵심 재료다. 지이엠코리아는 인도네이사에 설립된 3사 합작법인이 생산하는 니켈 중간재(MHP)를 원료로 사용한다.
지이엠코리아 설립은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세계 배터리·완성차 기업을 압박하는 와중에 한·중 기업이 동맹 체제를 굳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IRA에 따르면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 GEM은 중국 기업이지만 한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여기서 전구체를 생산함으로써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중국이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틀어쥔 상황에서 한·중 기업 간 합작법인이 한 가지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앞서 3사는 지난해 11월 MHP 생산 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2024년 3분기(7~9월)부터 순수 니켈 3만t 분량을 양산하기로 했다.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하이니켈(니켈 함량 80% 이상) 배터리를 개발하며 앞선 기술력을 증명한 SK온은 이를 뒷받침할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 동반 성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