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5일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엔씨 측은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가 협업 출시한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개발 게임인 '리니지 2M'의 일부를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직업, 무기 등 리니지 고유 운영 시스템 △이용자 간 대결 콘텐츠 △게임 이용자 환경까지 총 3개 부문에서의 표절을 지적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 측은 "공식적으로 소장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여서 따로 입장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이러한 게임사 간 소송전은 표면적으로는 '저작권에 대한 법적 다툼'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MMORPG 게임 시장 점유율 확보를 목적으로 한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우선 MMORPG는 매출을 보장하는 '효자상품'이다. 지난 3일 기준 구글 플레이 게임매출 순위에 따르면 상위 10위권 중 무려 9개 게임이 MMORPG 게임 장르에 속한다.
국내 모바일게임 전체로 보더라도 MMORPG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data.ai(데이터에이아이)가 지난해 발표한 '2021년도 전 세계 모바일게임 장르별 수익 규모 분석'에 의하면 국내 MMORPG 장르 시장 규모는 27억9495만 달러에 달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MMORPG가 게임사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1위"라며 "경쟁사가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13일부터 컴투스홀딩스의 신작 '제노니아'가 사전 예약에 착수하고, 이달 27일에는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처럼 업계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 부동의 1위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가 아키에이지 워의 상승세를 의식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모양새다.
엔씨의 실적 자료를 보면 '리니지2M'의 지난해 매출 추이는 △1분기 1245억원 △2분기 962억원 △3분기 856억원 △4분기 823억원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와 달리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초반 기세가 매섭다.
이런 아키에이지 워의 상승세가 기존 리니지2M을 포함한 기존 리니지 IP 게임 점유율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엔씨가 법적 소송이란 '철퇴'를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엔씨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다수의 언론 보도와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인내심 테스트'라고 지적할 만큼 저작권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라며 "저작권 관련 분석과 논의를 거쳐 IP 보호를 위한 소송을 결정한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