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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시승기] 현대차 코나,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가격·상품성 '깜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8-01 22:04:15

컴포트 성향 짙어지며 고급사양 '무장'

2556만원부터…'돈값' 하는 소형 SUV

현대자동차 2세대 코나 외관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자동차 2세대 코나 외관[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동생이 둘이나 생겨서인지 현대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가 '형님'인 투싼에 대들기(?) 시작했다. 소형 SUV 격전이 막 시작된 2017년 준중형 SUV 투싼보다 한 등급 아래로 출시됐다가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쳐 돌아왔다. 그 사이 현대차는 SUV가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듯 베뉴와 캐스퍼를 잇따라 내놨다.

지난 1월 출시된 2세대 코나는 국내에 판매되는 소형 SUV 중에 가장 풍부한 사양을 갖췄다.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라도 올려두는 1800만~1900만원대 '깡통' 모델이 없다. 주력 모델인 1.6리터(L) 가솔린 터보를 기준으로 25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그야말로 '깜놀(깜짝 놀람)'할 수준이다. 신형 코나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웬만한 건 다 넣어주고 시작하는 요즘 현대차 판매 전략을 고스란히 따랐다.

지난달 14~17일 3박 4일간 약 600㎞를 타본 코나는 한껏 독이 오른 가격에도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앞선 1세대 코나에서 호불호가 갈린 승차감을 크게 손봤고 엔진 최고출력은 높아졌다. 지능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는 명불허전이었고 편의사양은 '돈 쓴 만큼 잔뜩 퍼서 주겠다'는 의도가 뚜렷했다.
 
현대차 코나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코나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형님' 투싼 위협하는 가격, 상품성에 '감탄'

시승 차량을 받자마자 가격표를 안 볼 수 없었다. 2556만원짜리 기본 트림(세부 모델)인 '모던'부터 △전자식 변속 칼럼 △하이빔 보조(상·하향등 자동 전환)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후미등·실내등 △원격 시동 스마트키와 버튼식 시동 △전면 이중 접합 차음 유리 △후방 모니터와 12.3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내비게이션 별도) 등이 다 들어갔다. 추가로 선택사양(옵션)을 넣지 않아도 될 만큼 갖췄다.

특히 12.3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나 1열 열선시트는 투싼의 모던(2603만원) 트림에는 없는 사양이다. 투싼은 따로 옵션을 추가해도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10.25인치까지만 커진다. 내장형 블랙박스인 '빌트인캠'도 코나에 한 계단 높은 최신 버전이 들어간다.

사양만 화려해진 건 아니다. 1세대 모델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토크 컨버터 방식 8단 자동변속기로 바뀌었다(관련기사 참조). 그 덕분에 변속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오르막이나 정체 구간에서도 클러치 과열·마모 걱정이 사라졌다. 이는 승차감을 좋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됐다.

새롭게 적용된 전자식 변속 칼럼은 과거 8세대 초기형 쏘나타나 팰리세이드에 쓰인 변속 버튼보다 조작 실수가 적고 편리했다. 전진(D)과 후진(R)을 직관적으로 배치한 점도 한 몫했다. 걱정과 달리 와이퍼 조작 레버와 헷갈리지도 않았다.
 
현대차 코나 뒷모습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코나 뒷모습[사진=성상영 기자]
◆최고출력 높였지만 성향은 확실한 '컴포트'

신형 코나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이전(177마력)보다 최고출력이 198마력으로 상승했다. 21마력 차이는 확연했다. 시속 100㎞ 이상 고속에서도 가속이 처지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았을 때 킥다운(저단 변속) 반응이 빠르진 않았지만 일상 주행에서 답답한 정도는 아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놓으면 한결 가속이 민첩해졌다. 최대토크는 27.0㎏f·m로 이전과 같다.

1세대 코나가 단단하면서 민첩하고 재미 있는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면 2세대 코나는 약간 더 편안하고 부드러운 운전 질감에 가까웠다. 소음과 진동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도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할 때 거슬리지 않았다. 또한 자잘한 요철까지 예민하게 전달하기보단 묵직하게 지났다.

아무리 컴포트(편안한) 성향이 강조됐다고는 하지만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니었다. 소형 SUV가 선사하는 경쾌한 주행, 1세대 코나에서 호평을 받은 민첩하고 안정적인 코너링은 남겨뒀다. 낮은 무게중심은 고속 주행 때 불안감을 덜어줬다. 적절히 두께를 키운 스티어링휠(운전대)은 손에 쥐었을 때 꽉 차는 느낌이 괜찮다.

연비는 소형 SUV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적인 수준이다. 시내 도로와 정체 구간, 고속도로를 두루 다녔을 때 계기반에 찍힌 평균 연비는 16.9㎞/L였다. 공인 복합 연비는 17인치 휠, 전륜구동(2WD) 기준으로 L당 13.0㎞다.
 
현대차 코나 뒷좌석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코나 뒷좌석[사진=성상영 기자]
◆너무 가진 게 많아 고민…취향 따라 선택 가능

오버 스펙(over spec)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능이 많아 선택지가 폭넓다는 점은 강점이다. 정차·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주차를 할 때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차량 주변을 360도로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반으로 옆 차로를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 같은 기능은 아무래도 과하다. 운전 실력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이들 사양을 넣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타 브랜드보다 앞선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디자인이 깔끔하고 직관적이었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부터 버벅거리지 않고 빠르게 동작했다.

내·외장도 동급 경쟁 차종 가운데서는 독보적이다. 전면과 후면에는 최근 현대차 차량과 같이 일(一)자로 곧게 뻗은 주간주행등과 후미등(리어램프)이 들어갔다.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하나로 연결하고 각종 조작 버튼이 있는 센터페시아를 운전석 중심으로 배치해 간결하면서 미래지향적 인상을 준다.

차체 크기를 전체적으로 키우면서 실내도 한층 여유로워졌다. 운전석 위치를 키 180㎝인 남성에 맞춰 놓은 채 뒷좌석에 앉으면 무릎 앞에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는 됐다. 차체 길이(전장)이 4165㎜에서 4350㎜으로 길어지고 축거(휠베이스)가 2600㎜에서 2660㎜로 늘어난 덕분이다.

신형 코나는 1.6L 가솔린 터보 모던 트림 이외에 △프리미엄(2779만원) △인스퍼레이션(3120만원) 그리고 2.0L 가솔린 자연흡기 △모던 2486만원 △프리미엄 2710만원 △인스퍼레이션 3051만원으로 구성됐다. 2.0L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149마력)과 최대토크(18.3㎏f·m)가 낮지만 무단변속기(IVT)와 맞물려 주행 질감이 한결 부드럽고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다.

현대차가 제공한 차량은 사륜구동(HTRAC)이 빠진 '풀옵션'으로 선택사양을 포함한 차량 가격은 338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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