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실천하는 국내 벤처기업 ‘위켄드랩’(WKND lab)’은 친환경 소재로 만든 리빙 소품을 선보이고 있다. 위켄드랩의 이하린‧전은지 디자이너는 플라스틱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인 썩지 않는 문제점을 역이용해 ‘잘 썩는 물질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해결책을 만들어보자’는 발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지금은 달걀껍데기, 한약재, 오리알, 커피 찌꺼기, 우유 부산물 등을 수거해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을 제작한다. 특히 동네 슈퍼나 식당 등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제공 받아 만드는 ‘리코타(RICOTTA)’ 시리즈는 제작 과정이 치즈 만들기와 비슷하다. 리코타치즈를 만드는 것처럼 탈지유에서 순수한 단백질을 분리한 후에 염료를 넣고 색을 입혀 몰드 또는 손으로 형태를 만들어 사이드 테이블, 트레이, 캔들 홀더 등 리코타 시리즈가 완성된다.
최근 이처럼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단백질이나 새우, 게 껍질에 많이 들어 있는 키틴 성분을 이용해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을 만드는 일에 작은 벤처기업에서부터 대기업까지 미래먹거리 시장으로 점찍고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석유에서 얻은 탄소화합물로 만든 기존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완전히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500년, 길게는 10000년 이상 걸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옥수수, 사탕수수 등 바이오매스로 만든 플라스틱(PLA)은 섭씨 68도씨 이상 조건에서만 6개월~1년만에 완전히 썩는다. 상온에서는 반년 이상 지나도 채 10%가 썩지 못한다. 그러나 음식물쓰레기나 갑각류 등을 재료로 만든 PBAT는 산소와 열, 빛, 효소와 반응해 자연적으로 6개월 안에 90%이상 자연분해되는 진정한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PBAT는 기본 플라스틱의 환경오염과 유해성을 제거할 획기적 대안으로 꼽히며 급성장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2020년 104억6000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270억1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 PBAT 대규모 개발·생산에 가장 앞장선 LG화학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빠른 시일 내 대규모 양산이 예상되는 업체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PBAT 공장을 건설해 생산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공장은 총 2035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톤(t)규모로 충남 대산에 짓고 있다. 현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 5월 정식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출시한 친환경 신소재 브랜드 ‘렛제로(LETZero)’의 하위 브랜드 ‘컴포스트풀(COMPOSTFUL)’을 점찍어 이 브랜드로 PBAT 제품을 선보일 계획 하에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5월부터는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해 생분해 소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글로벌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 등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폐플라스틱을 재가공한 PCR 소재 △재생가능한 식물성 원료로 만든 바이오 소재와 함께 △땅에서 수개월 내 분해되는 생분해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SK지오센트릭···농업용 비닐,일회용 봉투 등 생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공동 개발한 '잘 썩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PBAT를 지난 2021년 12월 상업 출시한다고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0년부터 코오롱인더스트리와 PBAT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왔고 2021년 4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시제품 생산과 관련 인증 절차를 거쳐 8개월 만에 상용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PBAT의 주요 원료인 '1,4-부탄디올'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SK지오센트릭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PBAT 원료를 공급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양사의 기술력을 접목한 고품질 PBAT를 구미공장에서 생산한다. 일반 플라스틱 제품은 자연 분해되는데 100년 가까이 소요되지만, PBAT는 매립 후 6개월 이내 90% 이상 분해되는 특성을 활용해 각종 일회용 봉투, 농업용 비닐 등에 주로 활용된다.
PBAT 구미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 3000t 규모다. SK지오센트릭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2024년까지 연간 6만t 규모로 PBAT 생산 능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C···고강도 PBAT 제품 개발 목표
SKC는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에 2027년까지 약 5조~6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친환경 주재 중에서도 PBAT 같은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고강도 PBAT 제품을 개발해 기존 플라스틱 생산을 줄일 수 있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C는 LX인터네셔널 등과 함께 18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생분해 신소재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롯데케미컬···해양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PHA 생산 구상
롯데케미컬은 기술 개발 단계에 있다. 지난해 5월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사업을 꼽고 누적 1조원 투자를 약속한 롯데케미컬은 해양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인 PHA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들어갔다.사탕수수에서 추출된 원료로 만든 바이오페트(Bio-PET) 판매량도 1만4000t에서 2030년 7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