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6년5개월 만에 한국 단체관광에 나선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쇼핑 구매 품목이 변화했다. 앞서 중국 사드보복(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직전인 2016년까진 달팽이크림, 초코파이, 바나나우유 등을 구매했지만 올해는 라네즈, 샤넬 등 국내외 인기 화장품과 밥솥을 주로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중국이 자국민의 방한 단체관광 비자를 허용한 이후 지난주부터 유커들이 여객선, 항공기 등을 이용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는 지난 23일 중국 여객선 단체관광객 150여명과 카페리를 통해 한국을 찾은 270명 유커가 방문했다. 롯데면세점을 찾은 유커는 약 1시간 동안 면세쇼핑을 즐겼다.
이들은 라네즈·메디힐 등 K-뷰티 브랜드와 샤넬·랑콤 등 글로벌 화장품, 감귤 초콜릿, 조미김 등 식품 등을 주로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전기밥솥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쿠전자의 밥솥도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쇼핑 필수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쿠쿠전자는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2.6% 증가했다.
앞서 사드 보복 조치 이전인 2016년까지는 잇츠한불의 ‘달팽이 크림’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한국에서 달팽이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달팽이 크림이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구매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일명 달팽이 크림)’는 달팽이 점액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으로 2014년 기준 판매량이 500만개를 돌파했다.
달팽이 크림의 판매 호조에는 중국인 고객이 한몫했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 한 소비자가 고가 브랜드와 비교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잇츠스킨의 달팽이 크림을 소개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여기에 한국을 방문한 펑리위안 여사의 제품 구입 소식이 인기에 불을 당겼다.
이밖에 캐릭터 마스크팩과 헤어제품, 안티에이징 및 화이트닝 제품 등도 인기를 끌었다. 식품의 경우 바나나우유, 신라면, 초코파이, 김, 김치 등 한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스테디셀러 상품들이 주목받았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중국 최대 명절인 9월 중추절과 10월 초 국경절 등 황금연휴에 본격적으로 몰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중국인 입국자는 220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재개 발표 직후 중국 주요 여행사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출시하고, 제주도 내 크루즈선 기항 신청이 내년 3월까지 마감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