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져온 LG생활건강이 국내 색조 브랜드 ‘힌스(hince)’를 품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힌스만의 차별화된 색조 역량과 일본 시장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통해 MZ세대(밀레니엄+Z세대) 고객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비바웨이브는 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월 첫선을 보인 힌스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제품의 자연스러운 컬러감과 곡선을 강조한 클래식한 디자인의 감성적인 패키지가 특징이다. ‘세컨 스킨 파운데이션’, ‘트루 디멘션 래디언스밤’ 등 히트 상품을 바탕으로 MZ세대들 사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힌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18억원이며 매출 비중은 국내 50%, 해외 50%로 구성됐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데 2019년 일본 온라인 론칭 이후 현지 직영점을 내며 사세를 확장했다. ‘힌스 루미네이스트 신주쿠’, ‘힌스 아오야마’, ‘이세탄 백화점 팝업스토어’ 등을 오픈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로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일본을 비롯한 국내외 MZ세대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즌별 무드에 집중한 컬러 전개와 다양한 스펙트럼 제품 출시 등 힌스의 상품 기획력을 내재화해 자체 색조 브랜드 육성에 활용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힌스를 통해 다양한 색조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는 물론 아시아, 북미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3년간 광폭의 인수합병을 단행하며 화장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2019년 미국 화장품·생필품 판매 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의 지분 100%를 1450억원에 인수하고 미주 진출에 나선 데 이어 2021년에는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Boinca) 지분 56%를 1170억원에 사들였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크렘샵의 지분 65%를 1500억원에 인수했다. 크렘샵은 미국 MZ세대를 겨냥한 색조·기초 화장품 브랜드로, 2020년 기준 매출 규모가 47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인수합병에도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은 하락세를 걷고 있다. 경기침체와 면세 부진 등이 겹치며 코로나19 이전 만큼의 화장품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서다. 올해 LG생활건강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한 3조4914억원, 영업이익은 22.5% 줄어든 3조38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회복을 꾀하면서도 북미 진출을 적극 시도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엔 실적 부진을 끝내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