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문제는 최근 문화예술분야에서 심각하다. 유명 가수들의 공연 티켓이 30배 이상 뛰는 것은 기본이고 매크로 사용으로 인해 예매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3월 21일 암표 거래에 대한 공연법이 개정됐다. 공연법 제4조 2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연의 입장권ㆍ관람권 또는 할인권ㆍ교환권 등의 부정 판매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개정된 법안은 내년 3월 22일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 전이지만 담당기관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암표신고센터의 문제를 지적하며 해결책을 주문했다.
류 의원은 “임영웅 콘서트를 비롯해 공연 암표가 기본 2배에서 비싼 좌석은 30배까지, 표 한 장에 500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며 “콘진원이 암표 근절 캠페인도 하고 암표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표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데 정작 여지껏 제대로 조치가 취해진 건 0건”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실이 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암표 신고 추이는 매년 증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 2022년 4224건에 달했으며 2022년의 경우 2020년에 비해 1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 의원은 “대중음악공연 분야는 콘진원이, 프로스포츠 분야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신고센터를 운영 중인데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암표 DB를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이를 각 스포츠 구단과 티켓 예매 업체에 공유해서 자체적으로 블랙을 하는 등 암표를 효과적으로 막고 있는데 콘진원은 사실상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는 척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전문성을 위해 모니터링 용역을 공개입찰 해서 운영하고 있다”면서 “콘진원의 암표신고담당 인원은 1명, 그마저도 대중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 관리자”라고 밝히며 “콘진원도 신고센터를 위탁해서 운영하고, 암표 DB를 티켓 예매 업체 등과 공유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 의원은 “내년에 암표 관련 조치를 위해 2억원 가량의 예산이 배정됐다”며 “이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암표신고센터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콘진원에 따르면 암표신고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류 의원 지적대로 담당자는 1명뿐이다. 제대로 된 업무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실상 콘진원이 신고접수센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콘진원은 대중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 내 ‘온라인 암표 신고’를 통해 신고된 정보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넘기는 일만 하고 있다. 신고 결과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내년 배정된 2억 원의 예산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용처를 정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콘진원은 “현재 문체부와 협의하여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며, 2024년 예산으로 온라인암표 신고게시판 실효성 제고 및 대중음악 관련 단체와 연계한 암표 근절 캠페인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답변뿐이다.
국감장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법률 자문을 위한 예산이 확보되어 있다”며, “스포츠업계 벤치마킹해 법 (개정) 전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대책을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