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연구원 자료 분석 결과, 제3보험은 2010년 이후 연평균 8%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생명·손해보험 합산 전체 보험산업 내 비중도 2010년 18.1%에서 2020년 25.1%까지 증가했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나 질병·상해가 원인이 돼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한다. 생명·손해보험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어 어느 한 분야로 나누기 곤란하기 때문에 제3보험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크게 상해·질병·간병보험으로 구분하는데 대표적으로 △건강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있다.
손보사가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제3보험은 손보사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여기에 생보사들이 눈길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종신보험의 인기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생보사의 주력 먹거리였던 종신보험은 저출산·고령화로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데, 장기 납입과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들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제3보험은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 내에서 수익성 확보가 유리한 보장성보험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익 창출 기대감도 크다. IFRS17은 부채 평가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들은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런 경쟁은 반가운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에 제3보험은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고, 업계 간 공정한 경쟁으로 상품 역량 강화를 비롯해 합리적인 가격까지 구비돼 고객 선택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올해 대형 생보사 중심으로 가장 최근 교보생명이 신상품을 내놨다. '교보통큰암보험'은 주계약 가입만으로 암 진단, 입·통원 등 암 특화 보장이 가능하며 특약을 통해 검사, 수술 등 신(新)의료기술치료부터 재해치료까지 보장범위를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생명의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1'은 고객이 필요한 보장만 직접 선택해서 원하는 보험료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고 144개의 특약을 제공한다. 또 주보험 가입금액을 낮춘 대신 보험료 부담을 덜고, 부정맥·중증무릎관절 특약 등을 신설해 시니어 질환 보장을 확대했다.
한화생명의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은 고객 니즈가 큰 암·뇌·심장 등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고 보험료는 대폭 저렴하게 구성했다. 특히 지난해 말 보험개발원이 생보업계에 제공한 뇌·심장질환의 새로운 위험률을 업계 최초로 상품 개발 과정에 반영했다. 동일한 보장임에도 보험료가 약 50~60%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한라이프도 진단·입원·수술비 등 개인의 보장 니즈에 따라 100여 가지 특약을 맞춤형으로 조립할 수 있는 통합 건강보험 '신한 통합건강보장보험 원(ONE)'을 올해 첫 상품으로 선보였다. 일반 암 진단비 보장을 위한 보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고객의 부담을 낮췄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도 반격에 나섰다. KB손보는 20·30세대를 겨냥한 'KB 5.10.10(오텐텐) 플러스 건강보험'을 개정했다. 가입 고객 연령을 세분화해 사고 위험이 낮은 고객은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게 하고, 12가지 납입면제 사유를 확대해 혜택을 늘렸다.
DB손보는 인터넷 가입 전용 태아보험 'DB 다이렉트자녀보험'을 내놨다. 대다수 인터넷 전용 태아보험과는 달리 임신 22주 차가 지나도 가입할 수 있다. 저체중아입원비, 장해출생보장금, 선천이상수술비 등을 보장한다.
여성보험 명가(名家)로 거듭난 한화손보의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도 주목할 만하다. 업계 최초로 난소 기능 검사를 지원하고 유방암 종류를 호르몬 수용체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해 최대 4회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