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기후위기가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 좀 더 무게추가 기우는 쪽은 아무래도 기후변화와 직접 연관 있는 탄소저감이다.
육상에서 전기차와 전기충전소가 급속하게 보급되는 가운데 최근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16k)에 대한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STS)’ 방식의 그린메탄올 공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친환경 해양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2일 울산항 해상 정박지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6200 TEU)에 선박 대 선박 방식으로 그린메탄올 3000t을 성공적으로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린에탄올은 황산화물 100%, 질소산화물 80% 및 탄소 저감 효과가 최대 95%에 달하는 친환경 선박 연료다.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하나마린의 골든 서니호(케미컬선)로부터 그린에탄올 공급을 받은 선박은 덴마크 에이피 몰러 머스크 그룹이 HD현대중공업에서 인도받은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앤 머스크호로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첫 원양 항로 운항을 앞두고 울산항에서 친환경 선박 연료를 공급 받았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최근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한 메탄올 추진선의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메탄올의 STS 방식 연료 공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린메탄올 공급을 위한 국제 항만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메탄올 공급 자체안전관리계획 승인 업무지침’ 등을 마련하는 등 관련 제도 기반을 정비하고 지난해 울산항에서 2차례의 메탄올 공급 실증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는 한편 해외 항만, 특히 중국 항만과의 유치 경쟁을 뚫고 이번 그린메탄올 연료 공급 유치에 성공했다.
울산항에서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그린메탄올을 육상-선박(Pipe to Ship, PTS) 방식으로 연료로 공급하는데 성공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그레이메탄올(화석연료로 만든 메탄올)의 STS 벙커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우리 무역항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항만으로서 세계에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산업의 성장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앞으로도 메탄올 공급 표준작업 절차를 마련하는 등 관련 제도를 고도화하고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민간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동해에 접한 울산항과 반대로 서해에 접해 있는 평택항에서도 지난해 11월 평택항 수소교통복합기지 준공식을 갖고 ‘평택항 친환경 수소항만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12월 국토교통부 공모 사업으로 선정된 평택항 수소교통복합기지는 총 129억원이 투입됐으며 경기평택항만공사 소유 부지에 5000㎥ 규모로 조성됐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거점 항만을 구축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제 항만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제 해운 분야의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 달성’이란 목표 아래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란 세계적 흐름을 우리나라가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 지원 등 전방위적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