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 9-3부(조찬영·김무신·김승주 부장판사)는 이날 함 회장과 하나은행이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2022년 행정소송 1심에서 함 회장 징계가 적절했다는 원소 패소 판결을 뒤엎은 것이다. 다만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신규 판매 6개월 정지 처분이 적법하다는 1심 판결에는 동의했다.
재판부는 판결 근거에 대해 "함 회장의 경우 1심과 달리 일부 징계사유(DLF 불완전 판매·부당한 재산이익 수령)만 합당하다고 인정했고, 이에 따라 피고는 기존 징계를 취소하고 새로운 징계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했다고 지적하며 지난 2020년 3월 하나은행에 6개월 업무 일부(사모펀드 신규판매) 정지와 과태료 167억8000만원을 매겼다.
그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회장에게는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근거로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금융사 임원의 제재 수위는 가장 낮은 '주의'부터 시작해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해임 권고까지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경고 이상은 각 3~5년 간 금융사 임원 취업과 연임이 제한돼 중징계로 분류된다.
함 회장은 2020년 6월 징계 취소 소송을 내고 금감원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집행정지는 인정됐지만 이후 중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는 원고인 함 회장이 패소했다.
이에 함 회장이 항소하며 법원에 항소심 본안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 정지를 재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심 선고까지 징계 효력이 중단됐다.
2심 재판부가 함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함 회장의 연임 여부는 이제 대법원 판결에 달려있게 됐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선고 후 "재판부 판단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을 고객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제가 된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9년 채권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급락하면서 해외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DLS와 이에 투자한 DLF 원금 손실로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 문제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