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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위기 극복 위한 전략적 이사회 개편 단행...심층 분석 및 전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2024-03-14 05:00:00

대외 리스크 관리 강화와 AI 서비스 확대 위한 이사회 개편

AI 서비스 확대 카카오, 빅데이터·투자 전문가 영입

판교 카카오 아지트 사진선재관 기자
경기 성남 판교 카카오 아지트 [사진=선재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회사 체질을 전면 개편 중인 카카오가 위기 극복과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사회 개편에 나섰다. 법조계와 언론계 출신 인물을 사내이사로 영입해 대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빅데이터 및 투자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 AI 기반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이사회 개편이 카카오의 경영 정상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카카오는 오는 28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단순한 인사 조정을 넘어, 카카오가 AI 서비스 확대와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조치로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내이사 후보 중 정신아 내정자는 1975년생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네이버(NHN 전신) 수석부장으로 일했다가 지난 2014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가 설립한 카카오벤처스(당시 케이큐브벤처스)에 이사로 영입됐다. 10여 년간 VC(벤처캐피탈)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1968년생인 권대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장은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이다. 2018년부터 카카오에서 커뮤니케이션 실장, ER실장, CRO, CDR랩장, ERM위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달부터는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ESG위원장을 맡고 있다.

권 위원장은 위기 관리 전문성과 ESG 관점의 소통 역량을 바탕으로 카카오의 위기 극복 및 사회적 책임 완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언론 출신으로서 대중과의 소통 경험이 풍부하여 카카오의 이미지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이사회는 "권대열 후보가 보유하고 있는 위기 관리 전문성과 ESG 관점의 소통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가 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경영 활동을 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전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하다가 2021년 카카오 ERM실 실장으로 영입된 뒤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조 실장은 법적 리스크 검토 및 방지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카카오의 법적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및 경영 투명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사내 부패 및 비리 방지 시스템 구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이사회는 "조 후보가 오랜 수사 경험을 통해 쌓아온 기업 경영 및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검토·방지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선진적 거버넌스 체계 수립 및 윤리 경영 차원에서 법률적 식견과 전문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석영 후보자는 카카오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헬스케어의 감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카카오 사내이사는 이렇게 정신아·권대열·조석영 3인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지난달 16일 사내이사에서 사임했고, 카카오 주요 계열사 임원에서도 물러났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달 말 임기만료에 따라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 빅데이터 전문가 차경진·IB 출신 함춘승 사외이사 영입
그래픽강선영 기자
[그래픽=강선영 기자]

카카오의 사외이사 구성도 바뀐다. 이번 이사회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빅데이터와 투자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이다. 카카오는 차경진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 정책자문위원과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차경진 사외이사 내정자는 한국도로교통공단 스마트 미래교통 빅데이터 자문위원, 경기도청 빅데이터 자문위원, 경찰청 데이터기반 행정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빅데이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디지털 정부 정책 자문위원으로서 카카오의 플랫폼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책 수립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함춘승 사외이사 내정자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이사와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며 투자 및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에서의 경험은 카카오의 해외 시장 진출 및 기업인수합병(M&A)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는 이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AI 기반 서비스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경진 사외이사의 빅데이터 전문성과 함춘승 사외이사의 투자 전문성을 결합해 카카오의 핵심 강점인 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세대 AI 기술인 인공지능 생성(AI Generative)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 기존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메신저에 AI 기반 번역 기능, 음성 인식 기능,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차경진 사외이사의 빅데이터 전문성을 활용해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춘승 사외이사의 경우 투자 및 리스크 관리 경험을 활용해 AI 기술 기반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증대하고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타겟팅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

주총 이후 카카오 사외이사는 기존 윤석, 최세정, 박새롬 3인에 차경진, 함춘승 2인이 더해진 총 5인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신석경 사외이사는 일신상 이유로 물러났다. 이로써 카카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5인으로 총 8명 체제가 된다.

각종 악재를 딛고 새 출발 하려는 카카오의 목표가 이사진 명단에 반영됐다. 외부 리스크 관리 담당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힘을 실어주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12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 숫자를 줄인 뒤 AI 기반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외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경진 내정자는 LG, 삼성, GS 등 대기업과 금융기관 자문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카카오가 신사업을 추진할 때 고려해야 할 사안 등을 조언할 전망이다. 함춘승 후보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이사 및 사장 역임 경험을 바탕으로 카카오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사업 분석과 재무적 조언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진 개편을 계기로 그간 유명무실했던 이사회 역할이 내실 있게 바뀔지 관심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카카오 이사회의 경우 최근 5년간(2019~2023년) 모든 안건에 대해 단 한 번의 반대표도 없었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신사업 진출로 인한 역풍,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 등 위기가 커질 때까지 닥쳐올 때까지 이사회가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카카오는 이와 더불어 이달 26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80억원으로 승인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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