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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총재 "교육이 여성을 바꾼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고은서 기자
2024-04-18 07:51:16

UN이 인정한 세계 최대 여성봉사단체

'집단적 영향력' 필요…"교육이 최우선"

"강원·충북·전북 3곳에 클럽 결성할 것"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가 16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사진남궁진웅 기자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가 16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사진=남궁진웅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안진희(71)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의 취임 일성은 간결하면서도 단호했다. 안 총재는 이달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7대 총재 취임식에서 "물고기를 그냥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방법부터 가르치겠다"고 했다. 이날 취임한 안 총재의 임기는 2년이다. 

소롭티미스트는 '여성(Soror)'과 '최고의(Optima)'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합성어로 1921년 미국에서 시작된 유엔 소속 세계 최대 규모 여성 국제봉사단체다. 전 세계 121개국, 7만2000여명의 회원이 있고 한국에는 1966년 설립돼 올해로 58년의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협회는 서울,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42개 클럽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기부를 통해 운영된다. 1년에 한 번 지역 클럽별로 바자회를 열어 기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취임 직후 만난 안 총재는 "한국은 못 살던 시절 미국 선교사들로부터 값없이 사랑을 받았다. 이제 그 사랑과 혜택을 베풀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정동교회 교인인 그는 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가 16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고은서 기자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가 16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사랑을 베푸는 협회만의 공식은 '집단적 영향력'이다. 안 총재는 "1000만원을 기부하는 10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10만원을 기부하는 1000명이 필요하다"라며 "우리 협회가 강조하는 '집단적 영향력'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 하는 건 아니다. 자립을 넘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여성이 되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안 총재는 "여성이 여성을 돕는다"며 "소녀와 여성들에게 꿈을 실어주고 희망을 주는 건 바로 교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협회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LYD(네 꿈을 펼쳐라·Live Your Dream Awards)'는 부양가족이 있는 18세 이상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미용·음식·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안 총재는 "생을 포기하려던 소녀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변화를 주는 게 우리 협회의 목표"라며 "그 친구들이 잘 됐을 때 사회가, 더 나아가 국가가 잘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소녀들이 가지는 '감사'라는 마음이 또 어떤 꽃이 될지 모른다. 이런 게 선순환”이라고 덧붙였다.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사진남궁진웅 기자
안진희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 신임 총재[사진=남궁진웅 기자]

협회의 '집단적 영향력'과 '선순환의 힘'을 본 안 총재는 17년 전인 2007년 울산의 두 번째 클럽인 울산태화클럽을 결성했다. 회원은 23명으로 늘었다. 이후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대표로 뉴부산클럽, 해운대클럽도 결성했다. 회원 확장과 상호 교류를 위해 서울정동클럽도 만들었다.

이런 과정은 안 총재에게 잊지 못할 기억도 남겼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안 총재는 1초의 고민도 없이 '프로그램 비 미(Program Be Me)'를 통해 양육원에서 독립한 자립 소녀들을 도운 경험을 언급했다. 

안 총재는 "18세가 되면 양육원에서 나와야 하는데 스스로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으니 우리 협회는 그들에게 '의식주'를 가르쳤다"며 "엄마가 가정교육 하듯 옷은 어떻게 사 입어야 하는지, 밥은 어떻게 해먹는지, 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모든 걸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교육의 효과는 예상 외로 컸다. 안 총재는 "처음 교육할 땐 소녀들에게서 긴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후에 아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사랑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걸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협회에서 오랜 세월을 지낸 그는 총재로 취임하면서 남다른 포부도 세웠다. 총재 취임 이후에는 현재 한국협회 거점이 없는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북도에 클럽을 결성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안 총재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듯, 회원 확장을 통해 도덕적 의무를 다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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