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세탁기 출시 50주년을 맞아 경기 수원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에서 다음달 8일까지 '수(水)고로움의 혁신' 전시를 열고 세탁기 역사를 조명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시 주제인 '세탁기'에 맞춰 삼성전자가 세탁기 사업 진출 이래 이뤄온 역사와 주요 세탁 기술, 디자인 혁신 등 사업 성과를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세탁기 보급률이 1%에 불과하던 1970년대 첫 세탁기를 시장에 선보인 뒤 세계 최초 애지펄 방식의 손빨래 세탁기를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AI)의 개념조차 없던 1990년대에 지금의 'AI 가전'을 연상케 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인 혁신을 써내려 왔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사업은 지난 1974년부터 시작됐다. 앞서 1971년 49대에 불과했던 국내 세탁기 생산량은 삼성이 시장에 뛰어든 해 2만대를 넘어섰다. 불모지였던 국내 세탁기 시장에 삼성이 불을 지핀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세탁기 독자 기술이 없어 일본 도시바에서 기술 지도를 받았다. 그 결과 세탁조와 탈수조가 분리된 2조식 세탁기가 일반직이던 1976년 이를 하나로 합친 1조식 '은하디럭스' 세탁기를 출시할 수 있었다.
1990년대에는 국내 최초 퍼지 전용 집적회로(IC)를 적용한 '뉴로퍼지 2'를 선보여 AI 세탁기를 향한 걸음을 내디뎠다. 전시에선 초창기 모델인 '은하디럭스'부터 가장 최근 모델인 '비스포크 AI 콤보'까지 삼성전자의 세탁기 역사와 주요 세탁 기술, 디자인 혁신 헤리티지를 소개하는 테마전을 개최한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삼성전자가 지난 2월 AI 기술을 전면 내세우며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내 히트 펌프 방식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처음으로 1만대 고지에 올랐다. 출시 3일만에 1000대, 12일만에 3000대 판매에 이어 한 달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1983년 처음으로 내세웠던 '절약형 세탁'은 현재 AI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고성능 AI 칩을 활용한 'AI 맞춤코스'로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 건조도를 감지해 세탁·건조 시간을 맞춤 조절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 세탁기는 50년간 혁신을 거듭하며 수고로움을 편리함으로 바꿔주고 있다"며 "올해 출시된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기 100년을 향한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세탁기 역사는 삼성전자보다 5년 더 빨리 시작됐다. 냉장고, 에어컨에 이어 1969년 5월 우리나라 최초의 세탁기 ‘WP-181’를 선보였다. '백조세탁기'라는 애칭으로도 불린 이 제품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됐으며 세탁과 탈수 용량은 1.8㎏이었다.
1971년 49대에 불과하던 세탁기 생산량은 1974년 2만대를 넘어서면서 국내 세탁기 시장은 본격적으로 열렸다. 이어 LG전자는 1980년 국내 최초 전자동 세탁기 ‘WF-7000’, 1996년 국내 최초 통돌이 세탁기 ‘WF-T101’ 등을 선보이며 한국 세탁기 역사를 써왔다.
LG전자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해 새로운 세탁 문화를 개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