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이혼 소송 관련 설명회를 통해 "재산 분할 판단에 영향을 미친 대한텔레콤 주식 산정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됐다"며 빠른 시일 안에 상고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에서 최 회장 측은 앞선 1·2심 재판에서 주장한 "SK그룹 성장에 노 관장이 기여한 부분은 일부만 인정돼야 한다"는 내용의 핵심 근거를 보완해 제시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그룹 지주사 SK㈜(옛 SK C&C)와 핵심 계열사 SK텔레콤의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잘못 산정해 노 관장 기여분을 과도하게 계산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최태원 회장이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한 1994년 11월 20일 이 회사 주식 1주당 가치는 8원에 불과했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이 별세한 1998년 5월 13일에는 1주당 1000원으로 125배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후 시점과 비교해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11일에는 주식 가치가 3만5650원으로 35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시점의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1주당 100원으로 잡았다. 그 결과 최태원 회장이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한 당시보다 주식 가치가 12.5배 늘어나는 데 그쳤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이후 SK C&C 상장 때까지 주식 가치가 355배 뛰었다고 판단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예고 없이 설명회에 등장해 직접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사법부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상고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 회장은 "재산 분할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전제에 속하는 큰 오류"라고 언급했다. 이른바 '6공화국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도 "6공의 후광으로 (SK그룹이)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측 설명회 직후 "침소봉대 말라"며 유감을 표했다. 노 관장 법률대리인인 이상원 변호사는 기자단에 낸 입장문을 통해 "항소심 법원의 논지는 원고(최태원 회장)가 마음대로 승계상속형 사업가인지 자수성가형 사업가인지를 구분 짓고 재산 분할 법리를 왜곡해 주장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고 SK C&C 주식 가치의 막대한 상승은 그 논거 중 일부"라고 반박했다.
이상원 변호사는 또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SK C&C 주식 가치가 막대한 상승을 이룩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며 "차라리 판결문 전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그 당부를 판단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 최 회장이 입장을 밝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