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몬이 환불 현장 접수를 시작한 데 이어 환불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아침부터 쓰기 시작한 순번표는 현재 1500번을 넘어섰다.
위메프는 지난 24일 저녁부터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이튿날 새벽부터 순차적으로 환불금이 입금됐다. 여행 상품을 결제한 고객들에 한해 우선적인 환불에 나서 현재까지 약 2000여명이 결제 금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메프 본사 현장에는 직원을 제외하고 환불 조치를 받지 못한 일부 소비자들이 대기 중인 상태다.
전날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항의하는 고객 수백명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1~2일 내로 소비자 환불을 마무리하고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영세 소상공인에게도 정산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반면 티몬·위메프의 오너 격인 구영배 큐텐 대표는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최근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모습을 감추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으로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환불받은 누적 인원은 약 2000명이다. 전날 오후 9시까지 1400여명이 환불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밤새 수백명이 추가로 돈을 받아갔다.
처음에는 수기로 고객 정보를 받아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속도가 다소 더뎠으나 전날 오전 10시부터 QR코드로 고객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꿔 전산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현장에 방문하지 않은 고객의 경우 홈페이지의 마이페이지 내에서 환불 신청을 해야 한다. 위메프는 오늘 중으로 여행상품에 대한 환불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밤늦게 본사 사무실 점거 사태를 빚은 티몬도 이날 새벽부터 현장 고객에 대한 환불을 시작해 수십명이 환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 본사는 현재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우 혼잡한 상태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전날 새벽 본사 1층을 찾아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순차적으로 해결해드리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며 “성수기이기도 하고 많은 분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보니 일단 여행 상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단 부분만 알아달라”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도 환불은 계속 진행 중으로 환불을 요청한 모든 고객에게 환불할 예정”이라며 “현재 판매자 정산도 가능한 한도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티메프’(티몬+위메프)에 입점한 업체들의 미 정산금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인터파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모두 6만곳이다. 이들 3개사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꼽힌 모회사 큐텐 창업자 구영배 대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지도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직접 등판해 사태를 서둘러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