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허하오터=신화통신) 한여름을 맞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건허(根河)시에 숲이 우거져 초록빛이 무성하다.
어원커(鄂溫克)족 아유사(阿尤莎·29)는 "어원커족에게 순록은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이자 삶의 일부"라고 말했다. '어원커'는 어원커어로 '큰 산림 속에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중국의 마지막 수렵 부족'으로 알려진 아오루구야(敖魯古雅) 어원커족은 다싱안링(大興安嶺) 깊은 곳에서 대대로 순록을 키우는 중국 유일의 민족이다.
아오루구야 어원커족은 2003년 다싱안링 산맥 중심부에서 산 아래의 아오루구야 어원커족향으로 이주하면서 정책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들만의 순록 및 전통 문화는 그대로 이어갔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어원커족 아유사는 대학 졸업 후 몇 년 동안 도시에서 일했지만 산속의 순록이 항상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우리 민족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순록 사육 문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계승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2019년 아유사는 남편 우치밍(吳啟明)과 함께 다싱안링의 숲으로 돌아와 부모님으로부터 40여 마리의 순록을 넘겨받고 순록과 동고동락하는 삶을 시작했다.
산속 어원커족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아유사는 순록과의 일상을 숏폼 플랫폼에 올리곤 했다. 순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어원커족의 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올리자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선양(瀋陽)에서 온 관광객 왕이치(王一琦) 역시 아유사의 영상을 보고 순록 공원을 찾아왔다. "숲속에서 여유롭게 노니는 순록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면서 어원커족의 독특한 문화도 이해할 수 있다니 신기한 경험입니다." 왕이치의 말이다.
또한 올해 초 민족의상을 입은 사람이 순록을 끌고 거리를 걷는 숏폼이 중국 국내외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어원커족과 순록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최근 수년간 지방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수렵 체험, 가족 투어, 특산 공예품 판매 등이 어원커족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 상반기 건허시는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3억8천370만 위안(약 732억원)의 관광 수입을 올렸다. 관광객 수는 15% 늘어난 32만8천440명(연인원)을 기록했다.
현지 정부는 ▷순록 개체군 번식 프로젝트를 통한 순록의 과학적 번식 ▷순록 관련 제품 개발 심화 ▷순록 사육 기술 훈련반 운영 ▷순록 사육자 사육 기술 향상 등의 노력으로 현재 건허시의 순록 개체군 수는 1천400두를 넘어섰다.
어원커족은 산에서 내려와 정착 생활을 하며 시장경제의 흐름에 서서히 녹아들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민족 정체성과 문화적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 교류의 방식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현대적 생활방식을 수용하며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