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30일 장관급 회의를 열고 SAF에 대한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21일 전했다. 이 회의엔 정유사, 항공사 등 관련 업계와 협회 관계자도 참석해 의견을 표명할 걸로 보인다. 세부 정책으론 항공사에 대한 SAF 보조금과 SAF 설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등이 담길 전망이다.
SAF는 폐식용유나 옥수수 등 생물 유기체(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만든 항공유를 말한다. 폐식용유로 SAF를 만들 경우 일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4%까지 줄일 수 있다. 다만 일반 항공유에 비해 3~4배가량 비싸기 때문에 그간 사용량이 적었다.
그러나 해외에선 SAF 사용 움직임이 활발했다. 2010년대 들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중심으로 SAF 사용 의무화가 논의됐다. SAF 의무화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당장 내년부터 2% 혼합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담은 'EU 리퓨얼' 법안에 의하면 EU는 SAF 비율을 2030년까지 6%, 2050년까지 63%로 올리는 게 목표다.
다만 30일 발표될 국내 정책에선 혼합 의무화까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 SAF 생산 전용 설비가 없어 의무화될 경우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선 SAF 지원책에 대한 기대감을 품으면서도 충분한 양의 바이오매스를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하고 있다. 국내 정유 4사의 항공유 생산량은 1년에 약 1억4000만 배럴(159ℓ)에 이른다. 이 중 2%는 약 2800만 배럴에 달하는데, 연간 국내 폐식용유 매출량 25만t으론 생산량을 맞추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잉여 곡물을 쓰는 것도 쉽지 않다. 곡물을 이용하는 바이오 연료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높은 당질을 가진 곡식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알코올 대 제트(ATJ·Alcohol to Jet)' 방식으로 만든다. 문제는 곡물 생산을 위해 대규모 농지 개간이 필요하고 키우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ATJ 방식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EU도 포도 껍질이나 해조류 등 비곡식으로 만든 SAF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정유업계에선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SAF에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선 원료 공급부터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서 SAF 설비에 투자하기 위해선 사전에 연료를 얼마나 들여올 수 있을지 부터 결정돼야 적절한 규모를 산정할 수 있다"며 "안정적 원재료 공급을 위한 지원책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