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판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지난 23일 노 관장과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이 위자료 소송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재판부는 김 이사장에게 혼인 파탄의 원인이 있다고 판단해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재판 결과에 김 이사장 측도 즉각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과 의사를 전달하며 "항소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김 이사장의 입장이 나오면서 지난 5월 진행된 최태원-노소영 2심 재판 결과에 시선이 쏠린 건 최 회장이 상고장을 제출해서죠. 당시 해당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위자료를 두고는 김 이사장과 비슷한 판결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이렇듯 같은 이유, 같은 결과에도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인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위자료와 함께 나온 재산 분할 때문으로 보입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당시 재판 결과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 회견에선 뜻밖의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바로 최 회장의 깜짝 등장이었습니다. 최 회장은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사과 인사를 전한 뒤 "6공의 후광으로 (SK그룹이)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SK그룹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재산 분할 금액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상고 의사를 전하기도 했고요.
이에 이혼 재판의 종지부인 최태원-노소영 상고심 재판 배당은 지난 21일 결정됐습니다. 대법원 1부 서경환 대법관에 배당했는데요. 다들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이 선경 성장 과정에 미친 기여도와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 계산 오류 논의가 재판의 핵심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재산분할 액수를 두고 다들 '세기의 이혼'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주목되는 건 또 있습니다. 동거인 김 이사장처럼 최 회장이 결혼 파탄에 대한 사과를 할 것인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