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유료 구독서비스 배민클럽을 오는 11일 정식으로 선보인다. 지난 5월 28일 론칭했지만 그간 무료 체험 기간으로 운영됐다.
주요 혜택은 무료배달이다. 가입자는 알뜰배달(다건배달)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은 배달비 할인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추가 거리에 따른 배달비도 무료다.
배민클럽 적용 가게가 설정한 최소 주문 금액만 충족하면 된다. 타 쿠폰을 중복 적용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적용 범위를 가게배달(자체배달) 식당으로까지 확대했다.
배민클럽에 가입하면 6개월 무료 이용권을 준다. 가입 즉시 5000원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무료 이용(6개월) 이후에는 6개월간 구독료를 정상가(3990원) 대비 50.1% 할인된 1990원에 제공한다.
배민은 배민클럽에 가입한 고객은 월평균 1만446원을 절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배민클럽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커머스 연계 및 타사 제휴를 추가할 계획이다.
배민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에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 고객을 플랫폼 내 묶어두는 ‘록인(잠금) 효과’를 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6월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전달(2174만명) 대비 약 0.2% 줄은 2170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사용한 배달앱 1위로 선정됐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 수는 전달 대비 5.3% 증가한 771만명으로 앱 출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이츠의 몸집은 한 달 새 더욱 커졌다. 쿠팡이츠의 7월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는 전달(771만명) 대비 5.1% 늘어난 810만명으로 역대 최대 이용자 수를 갱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쿠팡이츠는 지난 4월 요기요를 밀어내고 사용자 수 기준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간 ‘음식 가격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사용자 수를 늘려온 쿠팡이츠는 지난 3월에는 무료배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쿠팡이츠가 사용자 수를 빠르게 확보한 배경엔 지난 4월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5월에는 무료배달 적용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한 점이 꼽힌다.
쿠팡이츠가 이용자를 끌어들이며 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배민이 배민클럽으로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건은 구독자 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배민클럽은 무료배달·할인쿠폰 적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최소주문금액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배달 최소주문금액은 배달앱 이용료, 배달 수수료 등을 이유로 최소한의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자영업자들이 직접 설정한다. 배달앱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최소주문금액을 강제할 수 없다.
예컨대 프랜차이즈 치킨 B사 체인점의 경우 배민클럽으로 주문할 때 최소주문금액을 2만5000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치킨 한 마리만 주문하는 것으로 어려워 사이드 메뉴를 추가로 주문하거나 두 마리를 주문해야 한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배민1’(한집배달) 기준 고객 주문 상위 20% 매장들의 평균 최소주문금액은 1만5000원 수준이다. 치킨의 경우 1만6000원대였다. 메뉴의 단가에 따라 최소주문금액 편차가 있었지만 1만2000원(양식)~2만1000원대(족발·보쌈)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엔 이를 벗어나는 수준의 최소주문금액이 설정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메뉴 단가가 올라 지갑 사정을 걱정해야 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최소주문금액 상향조정으로 사이드 메뉴를 추가 주문하는 등 지출이 더 늘어나게 된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해야 할 배민 역시 업주들에게 가격결정권이 있어 함부로 해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소주문금액으로 소비자가 주문을 못하게 되거나, 최소주문금액이 싼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경우 배민이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배민이 현 상황에 손을 놓고 있을지 향후 조치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