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IPO를 통해 30억 달러(약 3조99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인도에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이다.
인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예사롭지 않다. 인도 교통부가 운영하는 교통 관련 포털 사이트 ‘바한’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자료에서 8월 현재 103만대의 전기차(이륜차·승용차·상용차)가 팔렸고 향후 연평균 48%의 판매량 상승률을 보이면서 오는 2028년 732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인도 중앙 정부의 지원책과 맞물려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최소 5억 달러를 인도에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 최대 100%인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현대차가 인도법인 IPO로 인도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을 세운 이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에서 가진 타운홀미팅에서 “인도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굉장히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내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성장 잠재력과 함께 인도 시장 공략에 공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수출 생산 기지라는 점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는 자동차 생산 부문에서 이륜차와 버스 부문은 2위, 대형 상용차와 승용차 부문은 각각 3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10년 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을 인도가 주도할 거란 예상도 나왔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인도의 경차 판매량이 지난해 490만대를 기록했고 오는 2034년까지 820만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신차 판매는 감소, 중국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현대차는 인도에 100만대 생산 기지를 갖고 있는데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 쪽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