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신 정책은 5세대 이동통신(5G) 고도화와 6G 주도권 확보, 중국 통신 장비 제재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2019년 대통령 재임 시절 주요 공식 석상에서 "5G 경쟁에서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거나 "6G 기술을 하루빨리 미국에서 보고 싶다"고 발언하는 등 첨단 기술 패권을 강조했다.
국내 통신 3사는 트럼프의 당선을 두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통신업 특성상 자국 내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동차나 철강 산업처럼 무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신 장비 분야에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가 한층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된 표적은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 31%로 에릭슨(24%), 노키아(19%), 삼성전자(6%)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미국이 대중 제재를 본격화한 2019년(34%)보다 다소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위상이 굳건하다. 미국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무선 통신 장비 회사가 없어 에릭슨이나 노키아,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향후 통신 3사가 5G 단독 모드(SA)로 전환하거나 6G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통신 장비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은 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를 일부 사용했는데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까지 대중 제재를 발표함에 따라 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 SK텔레콤과 KT도 5G 상용화 시기인 2019년 무렵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을 방문해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통신 3사에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