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리 명창이 작창과 예술감독을 맡아 전통적인 창극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시킨 이번 공연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창극을 관객이 좋아할 요소들로 채워 새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다.
박애리 예술감독, 최교익 연출가, 장혜주 안무가, 남기오 작곡가가 만들어낸 ‘더 판’은 어머니를 여읜 딸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어머니의 49재 날, 딸인 심청은 오디션에서 실력이 아닌 돈에 의해 떨어지는데, 저승으로 가기 전 딸을 보기 위해 집으로 온 어머니와 둘만의 심청전이 펼쳐진다.
공연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작했다. 연희패의 등장과 현대무용, 태권도 퍼포먼스, 마술쇼, 난타까지 관객의 집중을 사로잡는 화려한 기술들이 극장을 뜨겁게 채웠다. 어머니와 딸의 만남. 심청가 눈대목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장면은 탄탄한 연출력과 안무구성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박애리 명창과 함께 열연한 남상일 명창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재적인 소리를 비롯해 관객을 집중시키는 입담까지 선보이며 대중적인 공연의 형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공연 주최측 관계자는 “tvN 드라마 ‘정년이’의 인기를 무대에서 실감할 수 있었던 이번 작품은 퍼포먼스창극의 새로운 물결을 예고한 혁신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틀이라는 짧은 공연기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박애리 명창은 ‘더 판’을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주최하는 ‘제44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음악 부문 최우수예술가로 선정됐다. 각 분야의 다양한 우수예술가가 총 집합하는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시상식은 오는 12월 6일 서울 중구 피제이(PJ)호텔 카라디움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