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디스아바바=신화통신) 미국이 최근 레소토에 소위 '상호 관세'를 50%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남부의 소국 레소토는 유엔(UN)이 인정한 최저개발국 중 하나로,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곳으로 묘사됐다. 이번 발표로 섬유 수출에 의존하는 레소토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대체로 규모가 작고 발전 수준이 낮으며 경제 구조가 단일한 아프리카 경제체는 1차 상품인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등 특징을 보인다. 외부 리스크에 대응하는 역량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다. 특히 수출 주도형 경제체에서 이러한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UN이 인정한 세게 46개 최저개발국 중 아프리카 국가는 33개에 달한다.
이들 국가와 미국 간 무역 규모는 매우 작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고액의 '상호 관세'를 강제 부과했다. 이에 미국 언론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 손해론'이 부조리하다고 비판하며 레소토가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매년 지불하는 금액이 1인 평균 3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미국을 이용해 잇속을 차리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카를로스 로페즈 전 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현행 국제무역 체제를 기반으로 의류, 방직, 경공 제조, 농산물 가공 등 수출 주도형 산업을 발전시켰으나 이들 산업은 관세 충격에 취약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오히려 벌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아프리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아프리카 국가의 수출이 감소하면 외환 보유액이 줄어들고 자국 통화가 평가 절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입 상품의 가격을 간접적으로 끌어올려 국민의 생활비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수출로 인한 수익이 감소하고 거시경제 전망이 악화되면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채무 위험은 더 커진다. 이는 국가 신용 위기를 초래해 이들 국가의 발전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을 한층 더 약화시킬 것이다.
잠재적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관세 장벽은 아프리카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기술 업그레이드와 산업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축적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산업화를 저해한다. 결국 이들 국가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