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하만은 ZF의 ADAS 사업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절차는 2026년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축으로 전장·오디오 사업을 2030년까지 글로벌 1위 수준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ADAS 사업 인수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오디오 회사’ 넘어선 하만…ADAS로 전장 포트폴리오 완성
하만은 JBL·하만카돈 등 오디오 브랜드와 함께 자동차 전장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포터블 스피커 등을 포함한 제·상품 및 용역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11조203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4조2749억원, 2023년 14조3885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성장했다.삼성전자는 올 3분기 IR에서 하만의 전장 매출 확대를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내년 거래선 다변화를 통한 전장 사업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한 만큼, 이번 ZF ADAS 인수는 기존 사업 방향을 구체화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ZF의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주요 완성차 업체에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를 공급해왔다. 다양한 시스템온칩(SoC) 업체들과의 협업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디지털 콕핏과 ADAS 기능을 통합하려는 흐름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에 하만은 기존 디지털 콕핏 경쟁력에 ZF의 ADAS 기술을 결합해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ADAS 시스템 시장이 2025~2030년 기간 동안 연평균 10%대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수십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만 통해 직접 인수...B2B 시너지 확대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직접 ADAS 사업을 인수하지 않고 하만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ADAS는 차량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영역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IT 대기업의 직접 진입에 부담을 느끼는 분야다.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오랜 거래 관계를 구축한 전장 업체인 하만을 통해 ADAS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고객 신뢰와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반도체, 메모리, AI 등 핵심 기술을 하만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급하며 전장 생태계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번 인수는 조직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지원실 산하에 M&A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체계를 정비해왔다. ZF ADAS 인수는 해당 조직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대형 전략적 M&A다.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는 전략적 M&A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온 성공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왔다. 이번 인수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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