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가 2026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 달러화 공모채 시장에 나서며 사실상 올해 한국 기업 해외채 발행의 기준점을 제시했다. 글로벌 금리 고점과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외화 자금 조달 여건이 주춤한 상황 속 나온 첫 거래라는 점에서 단순한 성과를 넘어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글로벌 채권 시장은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동·우크라이나 등 지정학 변수, 미·중 갈등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된 상태였다. 국내 기업들 역시 해외채 발행 시점을 두고 관망 기조를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발행을 두고 2026년 한국 기업 달러채 시장이 실제로 열릴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 성격의 거래로 보고 있다. 흥행 여부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신용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를 가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거래에서 나타난 투자자 반응은 업종 전반이 아닌 기업별 선별 투자 기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철강 업종이라도 업황 부진이나 중국발 공급 과잉 리스크를 일괄적으로 반영하기보다 개별 기업의 재무 구조와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위기 대응 전략을 나눠 평가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철강 업황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포스코의 신용도와 재무 구조, 시장 내 위상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며 위험을 감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 발행을 둘러싼 판단 기준이 한층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시기를 더 지켜보자'는 수준에 머물렀던 논의가 포스코 딜 이후에는 실제 시장이 수용 가능한 금리 수준과 투자자 요구 조건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조달을 검토 중인 기업들로서는 추상적인 시장 불확실성보다 현실적인 조건을 놓고 발행 여부를 저울질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클수록 첫 발행의 상징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가 먼저 시장 반응을 확인한 만큼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 발행은 업종과 기업별 신용도에 따라 온도 차를 보이며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장이 전면적으로 열리기보다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설명 가능한 기업'에 한해 선택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신용평가 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철강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포스코의 글로벌 신용도가 대외적으로 확인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신용도뿐 아니라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채권 투자 선호가 높아지고 유동성이 유입되는 거시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여건 속 포스코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안정적인 우량 채권 투자처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