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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정비사업 사상 첫 '10조 클럽'…삼성·포스코·GS 수주액도 '껑충'
[이코노믹데일리]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연간 수주액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도 조 단위 물량을 잇달아 확보하며 수주 실적을 끌어올렸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누적 수주액 10조510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종전 연간 최대 실적(2022년·9조3395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로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정비사업에서 연간 수주액 1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로써 7년 연속 정비사업 부문 1위 자리를 사수했다. 회사는 올해 압구정2구역과 개포주공6·7단지 등 대형 사업지를 잇달라 확보한 데다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등 지방 핵심 물량까지 챙기면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현대뿐만 아니라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GS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올해 도시정비 수주 성적 역시 급증했다. 먼저 삼성물산은 올해 한남4구역과 개포주공7차, 여의도대교 등 핵심 사업지 위주로 수주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DL이앤씨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증산4구역을 수주하기도 했다. 주요 지역에서 수주 공격적인 수주에 나선 결과 삼성물산은 올해 총수주액 9조238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였던 5조원을 조기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대비 2.5배 증가한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5조9623억원)와 GS건설(5조4183억원) 역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서 승리한 HDC현대산업개발은 3조7875억원을 기록하는 중이며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3조7727억원, 3조6848억원의 수주고를 확보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기대 이상의 수주 성과를 거둔 가운데 내년 역시 압구정4구역, 여의도시범아파트,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초대형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올해 한남4구역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개포우성7차에서 있었던 대형사 간 ‘빅매치’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사업지 중에서 내년 첫 수주전으로 예상되는 곳은 개포우성6차 재건축이다. 이 사업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658-1번지 일대 2만831㎡에 지하 4층~지상 25층 417세대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과 제일건설, 포스코이앤씨, GS건설, HDC현산이 참석했으나 현재는 GS건설과 HDC현산, 포스코의 삼파전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수주 증가에는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자금 지원, 금융 조달 능력 등 종합적인 사업 제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향은 내년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초대형 정비 사업지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2025-12-02 08: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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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뒤흔드는 '6대 글로벌 규제'...탄소·재생에너지·독성물질 어쩌나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6대 글로벌 규제'가 제조업을 뒤흔들고 있다. CBAM(탄소국경조정제도)·IRA(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니셔티브)·FEOC(외국우려기관 규정)·EU REACH(유럽 화학물질 등록·평가·허가 제도)·TSCA(미국 독성물질관리법) 등의 규제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되면서 기업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향후 기업들이 규제 관련 '인증·보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배터리 : IRA·FEOC, '중국산 배제'라는 절대 조건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산업은 IRA와 FEOC 규제가 만드는 구조적 지각변동의 한복판에 있다. IRA는 북미 판매 전기차에 적용되는 세액공제를 중국 등 우려국 배제를 전제로 설계한 법으로,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부품 공급망을 미국·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도록 유도하는 성격을 갖는다. FEOC(외국우려기관) 규정은 중국·러시아 등 일부 국가 정부의 지배·통제 아래 있는 기업이 관여한 배터리 부품(2024년 이후)과 핵심광물(2025년 이후)이 들어간 차량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으로,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장치다. 지난 2024년부터 배터리 부품, 2025년부터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이 FEOC와 연관될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양극재·음극재·전해질·바인더 등 세부 소재까지 공급망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 합작공장 증설과 동시에 호주·캐나다·미국 등으로 원료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광물 채굴부터 정제·가공까지 이어지는 전 단계에서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업계의 공통된 고민으로 꼽힌다. 원료 추적 시스템 구축, 북미 인증 대응 인력 운영 등 새로 생긴 규제형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철강 : CBAM 내년 정식 시행…'탄소 할당서'가 새로운 통화 철강업계는 CBAM의 정식 시행을 앞두고 탄소 배출량 산정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CBAM은 EU 역내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등 고탄소 품목에 대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량을 산정해 EU 배출권거래제(ETS) 가격에 연동한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사실상 '탄소 관세' 역할을 한다. 2026년부터는 수입업자가 제품 1톤당 실제 내재배출량을 국제 기준에 맞춰 신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한다.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의 탄소 계량 체계를 개편하고 수소환원제철(HyREX) 등 친환경 공정 전환 로드맵을 EU 기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 공정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슬래그·부생가스 처리 과정에서의 배출량 산정이 새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EU ETS 가격이 톤당 80유로(약 11만6000원) 수준일 때 탄소배출량 2톤을 가정한 철강 제품 1톤을 수출하면 약 160유로(약 23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석유·화학 : REACH·TSCA, '전 성분 공개' 시대 석유화학업계는 REACH·TSCA 등 탄소·안전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먼저 REACH는 EU가 모든 화학물질의 등록·평가·허가를 의무화한 제도로 제품에 사용되는 성분의 독성·노출 정보를 상세한 기술문서로 제출해야 하는 강력한 화학 규제다. TSCA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신규 화학물질의 위해성을 사전 심사하는 제도로 핵심 절차인 PMN(사전제조신고)을 거칠 경우 승인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글로벌 제품 출시 일정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이 같은 규제 강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화학 기업들도 REACH·TSCA 관련 전담 조직을 보강하거나 물질 데이터베이스(MSDS·독성 DB) 정비 작업을 확대하는 등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VHC(고위험성 물질) 리스트 확대와 미국 PMN 심사 강화로 인해 등록·평가에 필요한 문서 준비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유럽·미국 규제 대응 인력과 외부 전문기관 활용이 과거보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자 : RE100, '탄소 아닌 전력 게임' 전자업종에서는 탄소 절감보다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가입해 목표를 선언했다. 다만 이들 기업 국내 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여전히 낮아 해외 사업장 대비 'RE100 실질 이행'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1만 GWh를 넘겼지만 전체 전력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은 30%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재생에너지 확충 속도가 전력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제약으로 꼽힌다. 대규모 PPA(전력구매계약) 체결을 추진해도 발전 프로젝트 부족, 인허가 지연, 전력망 병목 등으로 실제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 고객사의 기준 강화도 부담이다. 애플·구글 등 주요 IT 기업들은 협력사 ESG 평가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율 비중을 높이고 있어 RE100 로드맵 이행 속도가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제약에 더해 산업 자체의 전력 집약적 특성도 국내기업의 RE100 전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가 초고전력 산업이라는 특성 역시 장애물로 작용한다. 미세공정 전환으로 전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규제 대응 속도'가 새 경쟁력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선은 더 이상 공장에 있지 않다. 규제 문서 한 장이 공장 증설 하나보다 무거워진 시대, '규제의 산업지도'를 읽는 역량이 향후 10년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다음 전선은 공장이 아니라 관청이다. 보고서 한 장이 설비 하나의 가치보다 무거워진 시대.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엔 이제 '규제의 산업지도'가 펼쳐지고 있다.
2025-11-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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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펀드의 그린워싱… '지속가능' 옷 입은 화석연료 투자
[이코노믹데일리]최근 유럽 금융시장이 크게 뒤흔들렸습니다. ‘지속가능’, ‘친환경’, ‘그린’이란 이름을 내건 ESG 펀드 수백 개가 실제로는 화석연료 기업들의 든든한 투자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 흔들림이 비롯됐습니다. 투자자들은 녹색 미래를 향해 돈을 넣었지만, 그 돈 중 상당 부분이 석유·가스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흘러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는 이제 일부 기업의 마케팅 전략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의 신뢰와 정책의 정당성을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 속에서 등장한 수십 개의 녹색펀드 역시 실제 자산 구성에서 의문이 제기되며 ‘한국판 그린워싱’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고 하네요. ◆ 유럽을 뒤흔든 폭로…‘녹색 펀드’ 속 335억 달러의 화석연료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유럽언론협동조합(SCE)의 독립 미디어인 복스유럽(Voxeurop)과 영국의 가디언은 지난 5월 18일(이하 현지시간) 공동 조사 결과 유럽연합(EU)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의 ‘아티클(Article) 8·9’, 즉 ‘친환경 투자 전략을 가진 펀드’로 분류된 ESG 펀드들이 총 335억 달러(약 49조4125억원) 규모의 화석연료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 두 언론사의 공동 조사를 통해 화석연료 글로벌기업인 셀(Shell), BP,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엑슨모빌(ExxonMobil), 세브론(Chevron) 등이 ESG 펀드의 주요 보유 종목으로 노출됐다고 합니다. 조사에서 드러난 세부 내용을 보면 2025년 기준으로 영국의 금융그룹 리걸앤제너럴(L&G) 산하 자산운용 부문인 LGIM (Legal &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의 '클라이매이트 패스웨이(Climate Pathway)' ESG 펀드가 셀·BP·토탈에너지스에 약 8800만 달러(약 1296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네요. 또한 같은 조사에서 네덜란드 자산운용사인 로베코(Robeco)의 ‘지속가능 글로벌 스타(Sustainable Global Stars)’ 펀드가 토탈에너지스에 약 4000만 달러 투자(약 584억원)을 투자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자산운용사이자 글로벌 금융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역시 2025년 5월 역추적 데이터 기준 ‘월드 ESG(World ESG)’ 펀드가 상위 탄소기업 5곳에 약 4300만 달러(약 628억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친환경’ 얼굴의 배신...몸통은 화석연료 ‘ESG’ 혹은 ‘친환경’, ‘기후경로’, ‘지속가능’ 등 이름을 단 펀드들이 실제 보유 종목은 정반대로 글로벌 화석연료 회사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니, 뭔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지요? ESG 펀드들이 화석연료 기업의 상당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2023~2024년 운용 보고서와 2025년 1~3월 분기 공개 자료를 분석하면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이들 운용사들은 “향후 오염 기업을 배제하는 대신 적극적 주주활동을 통해 기후 전환을 촉진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화석연료 기업은 아직 실질적인 탄소 감축 전략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번 폭로 직후, 미국에 본사를 둔 로베코는 지난 5월 말 비판 여론을 반영해 일부 펀드에서 ‘지속가능(sustainable)’ 라벨을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규제 당국인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앞서 2024년 8월 ‘그린워싱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이 규정은 다행스럽게 2025년 5월 21일부터 공식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란 이름을 붙이기 위한 요건은 앞으로 더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한국서도 논란… ESG 펀드가 고탄소기업 담다 한국 ETF·펀드 시장도 ESG 열풍을 타고 수십 개의 ‘녹색’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상품명과 실제 투자 전략 간의 괴리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지속가능ESG단기채권’ 펀드입니다. 그린포스트의 지난 3월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속가능’, ‘ESG’란 이름을 내걸고 있으나 실제 투자 내역에 포스코(철강)·한국서부발전(석탄·가스 발전) 등 고탄소 기업이 포함된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특히 전체 순자산 약 89억원 중 약 24%가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에 투자된 것으로 분석됐습다. 운용사는 “탄소 집약 산업이라도 전환 가능성을 평가해 ESG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고 해명했지만, ESG 투자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신한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2021년 4월부터 운용된 이 단기채권펀드를 ‘소규모 펀드’로 공시해 지난 6월 26일 임의해지 방식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더 광범위한 분석도 있습니다. 일부 ESG 펀드는 평균 10~20개 수준의 화석연료 관련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 리서치 기업으로 펀드, ETF, 주식 등 금융상품에 대한 분석과 평점을 제공하는 모닝스타(Morningstar, Inc.)가 2023년 1분기 분석에서 국내 ESG 펀드 상당수가 ‘화석연료 노출 0%’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몇 차례 ESG 펀드 마케팅·공시 실태 점검을 실시하며 그린워싱 가능성을 경고한뒤 2023년 10월 5일 ‘ESG 펀드에 대한 공시기준’을 마련, 펀드 명칭에 ‘ESG’가 포함돼 있거나 투자설명서상 ESG 관련 목적·전략이 기재된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증권신고서 사전공시, 자산운용보고서 사후공시 등을 통해 운용 전략·연관성 등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이 제도는 일정기간의 유예이간을 가진 뒤 2024년 2월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기기준은 공시 중심이라 펀드가 실제로 ESG 목표와 일치하는 투자 전략을 수행하는지 운용 과정에서 ESG 기준을 철저히 지키는지까지 강제할 수 없다는 등의 맹점이 있어 지금까지도 ESG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면서, 이를 악용한 모호한 상품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답니다. ◆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녹색 옷’을 입히는 시장의 구조 녹색 펀드의 그린워싱 문제는 결코 단순한 기업의 ‘꼼수’로 설명할 수 없다. 몇 가지 구조적 원인이 얽혀 있다. 첫째, ESG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가·평가기관마다 ESG 기준이 다르고, 탄소 배출 산정과 ‘친환경 기업’에 대한 판단도 통일돼 있지 않습니다. 동일 기업이라도 평가사에 따라 ‘ESG 우수 기업’과 ‘ESG 리스크 기업’으로 갈리는 경우가 흔하답니다. 둘째, EU의 SFDR 등 규제의 회색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EU SFDR의 Article 8·9 펀드는 ‘지속 가능한 투자 요소를 이행한다’고 명시하는 정도이지, 화석연료 기업을 반드시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회색지대 속에서 많은 펀드가 ‘친환경 이름+비(比)친환경 구성’이란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셋째, 투자자 기대와 운용사 관점의 차이로 인한 부분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ESG 펀드를 ‘친환경 투자’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운용사는 ESG를 ‘리스크 관리 프레임’으로 해석한다. 이 괴리가 그린워싱 논란을 확대하는 원인이 됩니다. 넷째, ‘전환(Transition) 투자’란 새로운 흐름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탄소집약 산업이라도 ‘전환 노력’을 반영해 ESG 펀드에 포함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장밋빛 전환 계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실제로는 기후 행동을 압박하지 못한 채 결국 ‘녹색 포장’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변하는 규제…녹색 펀드의 진짜 녹색을 위해 유럽에서는 이미 규제 대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ESMA의 가이드라인은 ESG 펀드가 용어·전략·보유 자산 간의 일관성을 명확히 보여주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금융당국이 ESG 공시 강화뿐 아니라 용어 사용 규제, 그린워싱 감독 가이드라인 등을 확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펀드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ESG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녹색 금융이 진정한 기후 전환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애매한 녹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린워싱’이란 단어는 이미 기업을 넘어 금융산업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장됐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지속 가능’이란 이름만 믿고 투자하지 않습니다. 펀드가 보유한 기업, 투자 전략, ESG 평가 기준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운용사들 역시 ESG를 마케팅 장치가 아닌, 실제 투자 철학으로 삼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금융은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본 배분 시스템이 돼야 합니다. 그린워싱을 벗겨내고 진짜 녹색을 찾아내는 과정은 그 출발점일 뿐입니다.
2025-1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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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빠졌던 성수2지구, 시공사 선정 원점… 삼성 vs DL '빅매치' 불씨 되살아나나
[이코노믹데일리] 조합장 해임과 비리 의혹, 시공사들의 잇따른 ‘손절’로 표류하던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성수2지구) 재개발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기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백지화하고 판을 새로 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 차례 발을 뺐던 대형 건설사들이 다시금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특히 업계 1위 삼성물산이 재등판 조짐을 보이면서, 터줏대감인 DL이앤씨와의 ‘빅매치’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성수2지구 사업은 한때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등 대형 3사의 수주전으로 점쳐졌으나, 조합장과 특정 건설사 홍보요원 간의 불미스러운 유착 의혹이 터지고 조합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하며 분위기가 급랭했다. 결국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클린 수주 환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발을 뺐고, 지난달 시공사 1차 입찰에서는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는 '무응찰 쇼크'를 겪으며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이처럼 조합 내홍과 사업 불확실성이라는 치명적인 오점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사실상 원점으로 돌려세웠다. 이 상황에서 DL이앤씨는 꾸준히 성수2지구에 대한 사업 의지를 유지해 왔다. DL이앤씨는 1차 입찰 당시에도 조합 내 혼란을 이유로 잠시 참여를 유보했을 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전략을 앞세워 현장에서 묵묵히 영업 활동을 이어온 만큼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들은 시장 경쟁 구도와 상관없이 알짜 입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흥미로운 변수는 삼성물산의 움직임이다. 삼성물산은 당초 사업 불확실성에 등을 돌리고 성수 3지구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조합이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포함해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다시 검토 단계에 들어간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성수 지역 자체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며 “향후 조합이 제시할 구체적인 입찰 조건을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조건부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따라서 성수2지구의 운명은 오는 27일 대의원회의에 달렸다. 이 회의에서 기존 시공사 선정 입찰 취소 안건과 함께 조합 임원·대의원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조합은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고 시공 조건을 다시 정비하여 재입찰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 조합 내부에서는 입찰이 단독으로 가는 방식보다 여러 대형사가 경쟁하는 구조가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정비업계는 DL이앤씨가 참여 여지를 남겨둔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검토 단계를 마무리 짓고 수주전에 뛰어든다면, 성수2지구는 유찰 전 예상됐던 양강 구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강 변 50층 개발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최고급 사업지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갈등으로 얼룩진 사업장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또다시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아 2차 유찰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다는 냉철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번 재정비 노력이 성수2지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표류의 시작이 될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5-11-26 0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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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우성6차, 재건축 현설에 대형사 총출동…수주전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정비사업이 빠르게 진행 중인 강남구 개포동에서 개포우성 6차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장설명회에 대형 건설사가 대거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수주 경쟁이 시작된 모습이다. 2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 6차 재건축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 등 5개사가 참여했다. 이 사업은 개포동 658-1 일대 2만831㎡ 부지를 정비해 지하 4층~지상 25층, 417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내용이다. 총공사비는 2154억원 규모다. 조합은 지난 18일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하는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올렸다. 개포우성 6차는 1987년 준공된 5층 8개 동, 270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지만 용적률이 106%로 낮은 데다 입지와 주변 환경이 뛰어난 ‘알짜 재건축 단지’로 여겨진다. 주변에는 개포래미안포레스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개포자이르네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이미 들어서 있다.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철 3호선 매봉역, 수인분당선 구룡역 등 주요 교통망과 생활·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재건축 후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대우건설은 지난해 개포주공 5단지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앞으로 시공사 선정이 남은 사업지도 적지 않다. 이번 개포우성 6차를 포함해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 개포우성 8차, 개포현대 2·3차, 성원대치2단지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후속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개포 전체가 또 한 번 대규모 브랜드 타운으로 재편될 것이다”라며 “개포우성 6차의 경우 입지·사업성·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대형사 간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2025-11-25 14: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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