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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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년 소요되는 印尼 대선...오는 14일 1차 투표 앞두고 뜨거운 3파전
지난 2023년이 두 개의 전쟁으로 전 세계에 긴장과 지정학적 변화가 있었던 해라면 2024년은 전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선거의 해’다. 우리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최소한 76개국에서 총 유권자 수 42억명,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선거는 아무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결정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5일·이하 현지시간)다. 다음 달인 3월 17일에는 1999년부터 총리 또는 대통령으로 러시아를 이끌어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번째 임기를 위해 대선에 출마해 의심할 여지 없이 새로 제정된 헌법 개정에 따라 2036년까지 집권, 철권통치의 길을 걷게 된다. 이들 강대국만큼은 이목을 끌지 않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뜨거운 대선 3파전이 열리며 친환경 이슈들이 핵심공약으로 떠올라 뜨거운 정치판 위에서 춤추고 있다. ◆총 1년 소요되는 印尼 대선… 대통령·부통령 러닝메이트 3개팀 경선 중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KOTRA) 인도네시아 쿠알라룸푸르무역관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는 지난 10년간 양강 구도가 이어졌던 기존의 인도네시아 정치 판도와 달리 강력한 3개 러닝메이트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선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간 대결 구도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후보들이 등장해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다양한 정치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넓은 영토와 방대한 유권자 수, 투표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차 투표에 이어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선거 방식으로 인해 대통령 후보등록에서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데까지 무려 1년이 소요된다. 이번 인도네시아 선거에 출마한 3개 대선러닝메이트가 선거운동이 지작된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자신들의 정책 비전을 담은 공약집을 발표하고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기호 1번 아니스-무하이민 후보는 '모두를 위한 번영의 인도네시아', 기호 2번 프라보워-기브란 후보는 '함께 나아가는 인도네시아', 기호 3번 간자르-마후드 후보는 '더 우수한 인도네시아를 향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해양 국가 실현을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이란 슬로건 아래 11개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후보별 공약은 분야별로 보면 △경제 성장 △신수도 이전 △산업 육성 △에너지 전환 △그린이코노미/블루이코노미 △전기자동차 △디지털 트랜스포테이션 △일자리 △투자 △연구개발(R&D) △물류 인프라 등으로, 그 세부조항을 들여다 보면 지구 온난화 방지를 하기 위한 글로벌 목표인 2050년 넷제로(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저탄소 실천, 신재생에너지 관련 공약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 바이오 에너지 사용, 선순환 구조 성장 공약들 기호 1번 아니스-무하이민 후보는 현 정부에서 결정된 신수도 이전 대신 40개 신도시 건설을 주장하며 현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산업 육성 부문에서는 자원 관리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며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자바섬 및 발리섬의 석탄발전소 조기폐쇄를 약속했다. 또 다른 분야에서도 △포용적 탄소거래 시행 △블루이코노미 개발 시작 △녹색 투자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호 2번 프라보워-기브란 후보는 경제성장 목표에서는 1번 후보(연평균 5.5~6.5%)와 유사한 연평균 5.6~6.1%로 유사한데 현 정부에서 결정된 신수도 이전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의 이전계획을 계승하겠다”고 밝혀 현 정부 계승자격을 자처하고 있다. 신수도 이전 공약을 제외하면 이들 역시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 촉진, 바이오디젤·바이오항공유·바이오에탄올제 및 그린에너지개발 등 공약을, 나머지 분야에서도 △순환경제장려 및 인센티브 제공 △탄소거래 이행 가속화 △전기차 충전소 및 인프라 공급 확대 등 공약들을 앞세웠다. 연평균 7%란 가장 높은 경제성장 목표를 내세운 기호 3번 간자르-마후드 후보는 신수도 이전은 '단계별 신속 추진'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아무래도 현 정부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반면 에너지 전환분야에서는 2029년까지 재생에너지비율 25~30% 달성, 탄소중립 달성 위한 에너지전환 촉진 등 가장 적극적인 친에너지 공약을 발표했다. 또 그린이코노미/블루이코노미 분야에서도 플라스틱피해 최소화, 통합친환경적 폐기물 관리 등 폭넓은 친환경 공약을 내놓았다. 특히 이들 3번 후보조는 세계 1위의 니켈 보유·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니켈 점유율을 지금의 세계 25%에서 75%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이미 지난해 5월 우리나라의 포스코홀딩스와 총 590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내에 대규모 니켈제련 공장을 지어 2025년 상업생산에 들어가기로 한 바 있다. 쿠알라룸푸르 무역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2024년 대선 결과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경제 및 무역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새 정부의 무역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은 우리 기업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4-0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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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헤이룽장성, '탄소가스배출 제로' 한냉지 내륙 운항선 개발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기존 선박에 비해 대기 및 해양 오염 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한랭지 내륙운항 녹색 저탄소 해운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 ‘헤이룽장(heilongjiang)’은 1월 23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나온 발언을 인용,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데 내재된 요건”이라며 "해운 산업은 운송 부문의 탄소 감축을 위한 중요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헤이룽장성은 고위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호수 수계가 발달돼 있고 추운 지역에서 녹색 및 저탄소 해운 산업을 건설할 수 있는 자연적 이점이 있다”며 헤이룽장성 지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제13차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성 위원회에서 유 하이잉(Yu Haiying) 위원이 헤이룽장성 해운 산업의 기술 자원에 의존해 더 우수하고 더 강하고 더 큰 신에너지 선박 산업을 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안의 배경으로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을 촉진하는 것이 해운 산업의 일반적 추세이며 △다양한 선박의 녹색 전력 기술 중 전기 선박은 운영 비용 및 운전 경험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했다. 또한 선박의 녹색 전환 실현의 핵심은 녹색 전력 기술 적용에 있으며,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사용하고 전기 추진을 수행하는 기술은 특히 운영 비용 절감, 운전 경험 향상 및 선박 지능 증진에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 디젤 연료 선박에 비해 유지비용이 50% 이상 절감되는 효과와 순수 전기 추진으로 탄소배출량이 ‘0’이 되어 직접적으로 환경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헤이룽장성은 지난 2022년 초 ‘파일럿 스타(领航之星)' 프로젝트를 시작해 중국 선급 협회의 승인검사를 받은 헤이루장성 최초의 친환경 신에너지 여객선 ’파일럿 스타’를 완성, 이를 운행하며 친환경 스마트 여객선을 홍보하고 있다. 파일럿 스타는 중국 최초 한랭지 순수 전기 스마트 여객선이기도 하다. 파일럿 스타는 지난 2023년 10월 하얼빈전력그룹유한공사(Harbin Electric Group Co.,Ltd.), 하얼빈공과대학(Harbin Engineering University), 헤이룽장선박그룹유한공사(Heilongjiang Shipping Group Co., Ltd.) 등의 합작으로 쑹화강 유역 롱장(Longjiang)에서 중국 최초의 저온 전기 추진 녹색 지능형 내륙 강 선박으로 개발, 설계 및 건조됐다. 파일럿 스타는 공식적으로 중국 한랭 지역 전기 추진선의 파일럿 여정을 열었고 중국 북동부 고산 지역의 해운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파일럿 스타 건조를 통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협력, 학교와 기업 간 연계가 한층 강화된 점은 이들이 추가로 거둔 수확이다. 하얼빈전력그룹은 모터 및 유압 기계와 같은 고급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 연구개발(R&D), 제조 및 가공 기업 등 분야에서 명백한 이점을 제공했다. 하얼빈공과대학은 조선 및 통합 교육 및 과학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대학으로 신에너지 선박 개발을 위한 광범위한 지식 구축의 장이 됐다. 하얼빈전력그룹과 하얼빈공과대학은 공동으로 선박과학기술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녹색 제조, 디지털 인텔리전스 및 전체 선박 산업 체인과 같은 산업 클러스터에 전문적이고 맞춤화되고 표준화된 서비스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었다. 헤이룽장성은 이번 파일럿 스타호의 성공을 통해 성 안팎의 기술력을 집결하고 여러 선진 설계 개념 및 기술을 도입, 파일럿 스타를 탄생시킨 롱장 조선 산업 체인의 고품질 발전에 중요한 지원이 되고 헤이룽장성을 한냉 지역의 새로운 에너지 선박 R&D 및 건설을 위한 새로운 고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4-01-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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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마저…오징어가 안 잡힌다
볶아 먹고, 무쳐 먹고, 말려 뜯어 구워 먹고. 순대 만들어 찜쪄 먹고, 해물탕‧해물전에 빠질 수 없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해산물은 오징어 아닐까. 과거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아직도 편의점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의 간식 친구였던 오징어가 바다에서 사라지고 있다. 앞서 사라져간 다른 어종과 같이 무분별한 남획과 기후변화 때문이다. 지난 6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에 오징어 조업 어선이 정박해 있었다. 이날 새벽부터 조업한 선주는 "오징어를 잡으러 나갔는데 오징어가 없어 기름값이라도 벌자는 생각에 복어를 잡아 왔다"고 말했다. 그가 펼쳐 놓은 그날의 성과물은 탱탱한 오징어들이 아닌 칙칙한 색상의 복어들이었다. 사진 속 선주의 허탈한 이야기다. 그러찮아도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특히 오징어 어획량 감소가 심각하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6만3000t이던 연근해 오징어 어획량이 2020년 5만9000t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더니 2022년에는 3만6000t으로 급감했다. 원양어선 오징어 생산량도 2014년 16만7000t에서 2022년 4만8000t으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금징어'라 부를만큼 오징어가 귀해져 정부 비축분을 풀어야 할 정도로 오징어 급감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 것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였다. 지난해 8월 피서철 강릉과 속초, 고성 등 동해안 시·군에서 열리던 대표적 체험 축제였던 오징어 맨손잡기 등 주요 오징어 관련 축제가 대부분 사라졌다. 오징어 맨손잡기란 깊이 1m 정도의 바다에서 살아있는 오징어를 맨손으로 잡아보는 체험 축제로 온 가족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속초 장사항에서 20회 넘도록 열린 장사항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는 매년 8월 초 열려 오징어 맨손잡기 외에도 오징어순대 만들기, 어선 승선, 물총 싸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인기가 높았으나 지난해에는 열리지 못했다. 강릉 주문진 오징어축제는 2019년 태풍으로 축제가 취소된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고, 동해시 목호항 일원의 오징어축제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강원도 자료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지난해 11월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강원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 어획량은 최근 감소하고 난류성 어종인 방어 어획량은 증가하고 있다. 강원도 집계에 의하면 2022년 오징어 어획량은 3504t으로 전년도(6035t)의 58%에 불과했다. 2023년 10월 기준 오징어 어획량은 1171t으로 2021년의 19.5%에 그쳤다. 반면 난류 어종인 방어 어획량은 2021년 3404t에서 2022년 6112t으로 180% 늘었다. 일년 새 거의 두 배가 는 것이다. 해수부는 올해 ‘해외어장 자원조사’ 사업 예산 24억원을 투입해 케냐 등 동아프리카 수역 등을 대상으로 새로운 어장 개척에 나선다. 올해는 특히 최근 오징어 어획량 급감 추세에 따라 오징어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케냐 등 동아프리카 수역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해외어장 자원조사 예산은 어획량 급감의 김각성을 반영해 작년보다 10억원 증가한 것이다. 해수부는 공해조업 규제 및 연안국의 자원자국화 정책 강화로 인해 새로운 해외 어장개발이 필요해짐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새로운 해외 어장을 개척해 수산 자원을 확보하는 ‘해외어장 자원조사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해수부는 이 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북태평양 꽁치, 대서양 오징어, 남빙양 이빨고기(메로) 등 11개의 새로운 해외어장을 개척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23년부터는 해외어장 자원조사 사업자로 기존 원양어업인(단체) 외에 연근해어업인(단체)까지도 인정, 러시아 수역의 명태·오징어와 서아프리카(기니비사우) 수역의 조기·민어 등 다양한 수산 자원을 조사했다.
2024-01-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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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유럽은 go, 미국은 stop? "탄소배출 25%하는 부유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 참여해야 지구 구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은 ESG는 지금까지 유럽연합(EU)의 주도와 미국의 뒷받침으로 각종 경제 및 사회 ESG 관련 공시기준, 공급망 실사, 탄소국경세 등 관련 정책 방향과 이슈가 도출하게 만들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는 전 세계 어디에나 닥친 공통의 적이었고 ESG로 인해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경영, 투명한 기업활동은 소비자들에게도 착한 소비를 부추겨 선한 경제적 순환을 만드는 동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며 ESG가 다소 쇠퇴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지난 6월 미국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ESG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에서 ‘반(反)ESG’ 정서가 형성되고 있다고 조선미디어 더나은미래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의 반ESG··· 보수 정치세력 공화당 중심 지난 2018년부터 공개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해온 래리 핑크가 기존 노선을 벗어난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에서는 반ESG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반ESG 지지 세력은 화석 연료·무기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옹호하고, 재무적 요인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정치권, 특히 보수적인 공화당을 중심으로 ESG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외신을 종합하면 민주당 강세인 미국 해안 지역에서는 친(親)ESG 법안이 발의됐다. 반면 공화당이 강세인 내륙 지역에선 반ESG 법안이 대거 상정됐다. 실제 공화당 세력이 집권하고 화석연료·석유 산업의 기반이기도 한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반ESG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ESG 투자를 규제하는 주법이 시행됐다. 법안에는 ESG채권 발행을 금지하고 주와 지방자치단체 기관은 ESG 같은 비재무적 요인이 아닌 재무적 요인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강경한 반ESG파로, 지난 2022년 12월 ESG 투자를 주도해온 블랙록으로부터 20억 달러(약2조5000억원)의 주 기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2월 발간한 저서 ‘자유로워질 용기(Courage to be Free)’에서 “ESG는 극진 좌파의 쓰레기”라고 맹비난했다. 텍사스주는 지난 2022년 8월 “에너지 관련 기업을 투자에서 배제한다”는 이유로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10개 기업과 348개 투자펀드를 공적연금의 출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밖에도 켄터키·루이지애나·미주리 등 각 주들이 반ESG를 선포하고 나섰다. ◆유럽의 반ESG는 각국의 강력한 ESG정책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불만' 유럽에서는 EU를 중심으로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강력한 ESG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다.이에 따라 유럽에서의 반ESG 전개 양상은 미국과 다르다. 유럽의 경우 각국의 강경한 ESG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농업, 낙농, 축산업 종사자 등 ESG 관련 법이나 제도에 불이익을 보거나 불만을 가진 세력 중심으로 미국처럼 ‘위’ 정치권이 아니라 ‘아래’ 시민들을 중심으로 일어나 반ESG 소수 정당을 구성하고 지방선거에까지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반발로 정치권 지형까지 뒤바꾼 대표적 사례가 지난 2022년 3월 치러진 네덜란드 지방선거에서 농민시민운동당(BBB)이 압승을 한 일이다. 앞서 네덜란드 정부는 2030년까지 질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전체 축산 농가의 가축 수를 최대 50%까지 감축하고 농장을 폐쇄하는 등의 정책을 내세웠다. 축산 농가 농민들은 이에 거세게 항의했고, 당시 반대 시위를 이끌었던 BBB가 지방선거에서까지 승리하게 된 것이다. 유랙티브·가디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에는 유럽의회의 녹색당·사회당·민주당 등이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를 수정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EU는 5만개의 상장 기업이 2024년부터 연간 보고서에 ESG 공개를 강제하는 CSRD를 발표했는데, 이에 반대하는 세력이 지침 내용을 완화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결국 EU 집행위원회는 750인 미만 기업에 한해 공시 보고서에서 스코프3 등 일부 자료를 생략할 수 있도록 수위를 낮췄다. ◆“반ESG, 전 지구적 손실 초래할 것” 반ESG 움직임으로 기후변화 대응이 후퇴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 비영리단체 ‘참여과학자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소속 기업분석가 로라 피터슨은 “글로벌 기후 위기 현상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지난 2022년 6월 14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기후 분야 연사로 나서 “청정기술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자본을 투입할 것인가(How to Deploy Billions in Clean Tech)”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이 지상 중계한 강의에서 게이츠는 “기후 위기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지 책으로는 충분히 알기 어렵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혁신을 논하면서 시멘트, 철강, 화학물질, 종이, 농업용 토지와 같은 전통 산업 영역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며 “전통 산업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으며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배출량의 65%를 차지하는 중·저소득 국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부유한 국가의 참여만으로는 전체의 25%밖에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후 행동자의자‘로서 그는 이렇게 의견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반드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ESG는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한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다. 지금 우리 세계가 마주한 기후 변화의 현재와 미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고 있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한가하게 ESG 찬반 논쟁이나 벌이고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감축하는 탄소 배출량은 겨우 전체 배출량의 25%. 이들의 감축 노력만으로는 2050년까지 넷제로가 불가능하다는 게이츠의 죽비 같은 발언이었다.
2024-01-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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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해가는 어촌...ESG 정신으로 되살린다
기후변화에 따라 바다 수위가 상승해 해안선이 변화하고 바다 온도가 상승으로 우리나라 삼면 바다에 살아가는 어종도 달라지고 있다. 곳곳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는 바닥 속, 나날이 그 숫자가 줄어가는 연근해 어종, 이제 어촌은 과거와 같이 어업으로만 생활이 가능하던 곳에서 달라지는 환경, 감소하는 인구로 인해 새로운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후변화를 전환기로 맞아 해양수산부가 올해 전국 31개 어촌 지역에 총 1조1800억원 투입, 어촌 소멸 방지에 나선다. 해수부는 지난해 8월부터 ‘2024년도 어촌신활력증진 사업’ 대상지 응모를 최종 선정해 지난 9일 발표했다. 어촌신활력증진 사업은 2023년 시작됐다. 기후 변화와 인구 감소란 거대한 난제 앞에 놓인 채 소멸해 가는 어촌에 향후 5년간 300개소를 선정, 총 3조원을 투자해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선정된 65개소를 대상으로 본격추진 중인 어촌신활력증진 사업은 정부와 민간 투자비가 함께 지원돼 어촌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유형별로 ①어촌 경제플랫폼 조성 ②어촌 생활플랫폼 조성 ③어촌 안전인프라 개선 등으로 나뉜다. 해수부는 2024년도 사업 대상지 선정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연안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 접수를 진행해 사업지 31개소를 최종 선정했다. ◆유형① 어촌 경제플랫폼 조성사업···수산·관광 거점 강원 양양군 수산항, 전남 진도군 서망항, 경남 거제시 죽림항 등 3곳이 선정됐다. 이곳에는 4년간 총 900억원의 재정과 약 9000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산업 복합단지와 관광 기초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의 수산·관광 거점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양양군 수산항의 경우, ‘수산항 복합단지’ 조성을 핵심으로 추진한다. 이 시설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레저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창작 공간 제공 및 관련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민간은 수산항 인근 도화지구에 지역 주민 우선 채용, 수산항 생산 수산물 활용 등 지역사회와의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종합 리조트를 개발하고, 양양과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에 총 5956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8500개 이상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향후 30년간 연평균 약 13만명 이상 신규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도군 서망항은 가을 꽃게잡이가 유명한 곳이며 서망항 주변은 아름다운 섬들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유형② 생활플랫폼 조성 사업···문화복지 향상 강원도 고성군 오호항, 전남 함평군 주포생활권, 충남 서산시 팔봉권역 등 10개소가 선정됐으며, 4년간 총 1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문화·복지 등 어촌 주민의 생활 수준 향상을 도모한다. 특히, 충남 서산시 팔봉권역은 ‘어촌앵커’가 지역에 상주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서비스 개선 프로그램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어촌앵커란 지역에 상주하며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관계인구 유입 및 지원을 위한 사업을 기획, 생활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민간주체다. 또한 귀어정착 지원 공간인 ‘가로림365 쉼표하우스’를 건립해 귀어귀촌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임대주택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야영장과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인근 어항 시설도 정비해 지역 주민들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유형③ 어촌 안전인프라 개선 사업···낙후 선착장 등 보강 경북 영덕군 금진항, 전남 여수시 임포항, 울산 울주군 평동항 등 18개소가 선정돼 3년간 900억원의 재정이 지원된다. 특히 영덕군 금진항은 높은 파도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월파 방지 시설을 보강하고, 안전 난간도 설치해 주민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남 신안군 앤두·막금항, 진도군 눌옥도항 등에서는 낙후된 선착장을 보강해 섬 주민의 여객선 이용 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해양수산부는 이 사업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여 현장 밀착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또한, 주민주도 소득사업이 포함된 경우, 사업 추진 이전부터 소득사업의 적합 여부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다.
2024-01-16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