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미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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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LS 피해 배상, 결국 은행 뒤로 숨은 당국
금융증권부 김광미 기자 18조8000억원. 지난해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총판매액이다. 손실률은 53.1%로 추정된다. 이러한 홍콩H지수 ELS 손실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최대 100%까지 배상이 가능한 기준안을 발표했다. 지난 11일 발표한 '홍콩H지수 ELS 검사결과(잠정) 및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면 판매사 요인(23~50%)과 투자자별 고려 요소(±45%), 기타 조정(±10%)을 감안해 최종 배상 비율이 0~100%로 정해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정안을 설계했다"고 강조하며 "해당 판매사의 고객피해 배상·검사 지적사항 시정 등 사후 수습 노력에 대해서는 관련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참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배상안 비율은 나이·투자액·투자 경험 등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정했다. 금감원은 개별 투자자가 아닌 일괄적인 잣대만 내밀고 모든 책임을 판매사에게 전가해 강제도 아닌, 자율도 아닌 배상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셈이다. 금융당국이 사후 노력을 참작한다고 언급하면서 은행과 증권사는 자율 배상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누가 먼저, 얼마의 배상을 시작하는가 '눈치싸움'이 시작됐고 결국 지난 22일 우리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당국의 기준안을 수용하며 자율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배상에 첫 타자로 나서면서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이사회에서 ELS 배상을 논의한다고 입장을 보였다. 금감원의 본래 설립 목적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업무 등의 수행을 통하여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발전에 기여함"이다. 그러나 이번 기준안에는 금감원의 목적인 '검사'과 '감독'이라는 본연의 책임도, '판매사'에 대한 조치도, '투자자'를 위한 보호도, 판매사와 투자자의 배상을 조정할 기본적인 방안도, 그 어떤 것도 담기지 않았다. 그저 '깡통 기준안'에 유감을 표한다. 모두를 납득할 만한 배상안도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금감원은 판매사 뒤에 숨지 말고 본인들의 잘못에 책임을 지고 판매사와 투자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을 나서야 한다.
2024-03-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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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전문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취임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의 후임으로 윤병운 IB1사업부 부사장이 대표이사(사장)로 선출됐다. 20년 동안 IB 전문가를 받았던 윤 사장은 앞으로 2년간 NH투자증권 수장을 맡게됐다. 27일 NH투자증권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윤 사장 신임 선임안을 의결했다. 윤 사장은 취임사에서 "NH투자증권의 도약을 위한 첫 번째 준비는 내부 역량 결집"이라며 "화합과 협력은 회사의 모든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사업부 내, 사업부 간, 영업조직과 지원조직 간 다방면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NH투자증권이 향후 주주가치 극대화할 수 있도록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사장은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경영을 실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고 그 일환으로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협업과 상호 레버리지를 농협그룹 내에서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취임사에서 NH투자증권과 더불어 농협그룹의 결속까지 언급한 점으로 볼 때 NH투자증권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그룹 간의 갈등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종 사장 후보자 명단이 윤 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으로 추려졌지만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유 부회장이 차기 대표로 추천하면서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2018년부터 대표를 맡던 정영채 전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6년 만에 NH투자증권의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윤 사장은 1993년 LG투자증권에 입사했고, 2003년 기업금융팀을 거쳐 커버리지본부장·IB사업부 총괄대표를 역임하며 20년간 기업금융(IB) 부문에 몸담았다. 특히 내부에서도 우리투자증권 당시 LG전자 유상증자, 2020년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 2021년 하이브 '투트랙' 유상증자,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공개매수 '패키지딜' 등 추진해 IB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사장은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를 전국 지점 순회로 정했다. 모든 영업점의 직원들에게 현장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메시지다. 윤 사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이날 주총에서 민승규 세종대 교수, 강주영 아주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또 주주환원 정책에 맞춰 주당 보통주 800원, 우선주 850원의 현금배당금을 지급하는 안건도 통과돼 총배당액은 2808억원으로 결정됐다.
2024-03-27 15: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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