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령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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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에서 '황금알' 될까…'SSM' 부활 날갯짓
대형마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대형마트의 편리성과 다양함에 밀려 한때 퇴출 위기에 몰렸지만, 1인가구 노년층이 많아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SSM은 주로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에 입점된다. 대형마트에 비해 소규모로 접근성이 좋고 편의점에 비해 신선식품과 식재료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정부가 의무휴업일 폐지와 함께 SSM의 새벽 시간대 온라인 배송 허용을 선언하면서 기업형 슈퍼마켓이 과거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오프라인 SSM 매장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2% 늘었다. 대형마트(1.3%)를 앞질렀고, 편의점(4.2%)과 같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SSM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밀려 존재감이 흐릿했다. 지난 2022년 백화점(15.7%)과 편의점(10.8%) 모두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성장할 때 SSM 홀로 전년 대비 0.2% 하락했다. SSM은 편의점이 업종 특성이나 매장 규모 면에서 그로서리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신선식품 상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근거리 식품 전문점’으로의 체질 개선을 꾀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소량 포장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점포별 입지 환경을 감안한 차별화 전략에도 신경을 썼다. 젊은 부부가 많은 신도시 지역 점포의 경우 밀키트와 같은 즉석식품 상품 구색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롯데, 신세계 등이 오프라인 유통군 계열사 간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낸 효과가 올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점포 수 기준으로 1위를 달리는 GS더프레시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점포 수는 438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점 증가한 수준이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다. GS더프레시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무려 43.5%나 늘었다.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890억원, 219억원으로 10.8%, 23.7% 증가해 연간 기준으로 2년 연속 흑자 달성은 물론 지난 수년 새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은 올해 GS더프레시의 가맹점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체인오퍼레이션 구축, 차별화 상품 전략, 퀵커머스 강화, 신도시 출점 확대 전략을 지속 추진한다. 체인오퍼레이션은 가맹점의 효율을 개선하는 전략이다. 포장, 재고관리 등을 가맹 본부가 주도하는 식이다. GS더프레시와 1·2위를 다투고 있는 롯데슈퍼도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말까지 직영점을 포함한 SSM 80여개점의 간판을 모두 롯데슈퍼(LOTTE SUPER)로 통일했다. 롯데슈퍼가 간판을 통일한 건 소비자 혼선을 줄여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그간 롯데슈퍼는 롯데프레시 등 총 7개 간판을 사용해왔는데 슈퍼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36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실적 흐름도 나쁘지 않다. 롯데슈퍼의 작년 3분기 매출은 3470억원으로 1.3% 소폭 줄긴 했으나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140억원을 기록하며 수익 구조가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96% 급증한 2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현재 추세라면 2016년 이후 7년 만의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시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약 320점을 운영 중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지역별 점포 특성을 반영한 리뉴얼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리뉴얼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1~2인 가구, 직장인이 많은 상권 특성을 반영한 그랩앤고(Grab&Go) 상품을 강화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콘셉트를 슈퍼마켓으로 확대한 것이라는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같은해 6월 홈플러스는 새롭게 개편한 통합 무료 멤버십 서비스 ‘홈플 원 등급제’를 선보였다.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온라인몰 등 채널별로 운영하던 멤버십 제도를 하나로 묶어 고객 편의성과 혜택도 강화했다. 253점을 운영 중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기존 점포 매장 효율화와 신규 출점을 동시에 진행한다. 특히 이마트의 통합소싱을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개선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수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최근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식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전체 공간의 90%를 식품으로만 채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거나 1시간 이내 배송 시스템인 ‘퀵커머스’에 힘을 주는 등 식품 전문 매장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1-31 18: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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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넷 제로'…풀무원, '친환경 케어' 전략 추진
풀무원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Net Zero·탄소중립)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수자원,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중장기 목표와 로드맵을 수립해 풀무원 국내외 제조 사업장과 주요 공급 기업에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창사 40주년을 맞아 기존 친환경 전략에서 실천적 의미를 강조한 ‘친환경 케어’ 전략을 선언했다. 풀무원은 넷 제로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중심으로 한 ‘네이처 포지티브’를 실현하기 위한 추진 전략으로 온실가스, 수자원,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풀무원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넷 제로 전략으로 오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20%를 감축하고, 나아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로드맵을 담았다. 넷 제로는 △기업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하는 직접 온실가스 배출 △기업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구매한 전력 등에서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 △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2050년까지 0으로 만들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다. 또 풀무원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자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2035년까지 수자원을 2022년 대비 13% 감축, 플라스틱을 20% 감축하는 네이처 포지티브 로드맵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속가능 에너지 △수자원 △원재료 △파트너십 총 4가지 추진 방향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수자원, 플라스틱 감축을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풀무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차량 도입, 지속가능 원료 사용을 실천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에너지 비용 증가에도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풀무원은 전국의 제조 사업장과 물류센터에 단기적으로는 태양광 발전,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에너지로 자원화하는 사업도 검토 중이다. 풀무원은 제품 탄소 배출량 산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배출량에 대해 예상 탄소 가격을 매겨 투자 시 검토의 기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기와 수소 화물 차량 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풀무원은 환경 친화 인증 소재 사용, 재활용 기술 설계,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추진하며 2035년 플라스틱 20% 감축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포장에도 신경 쓰고 있다. 2022년에는 용기 경량화,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등을 통해 2021년 대비 10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했다. 풀무원은 바이오 플라스틱, 재활용 PP(폴리프로필렌) 포장, 단일소재 PE(폴리에틸렌) 포장 연구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친환경 케어 전략은 지난해 11월 ESG 위원회에서 승인돼 풀무원 전 사업단위에서 실행되고 있다”며 “선언뿐만이 아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1-31 09: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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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의 주간 유통家] 신라면 매출 1조원 돌파, 흑자 단맛 본 컬리
유통업계는 먹고사는 일과 아주 밀접한 분야입니다. ‘김아령의 주간 유통가(家)’는 한주간 생활경제 속 벌어진 이슈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놓치면 아쉬운 잇(Eat)슈들을 모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 농심 ‘신라면’, 지난해 매출액 1조원 돌파…‘사상 최대’ 농심 신라면의 지난해 국내외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조21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작년 신라면 판매량은 16억6000만개로, 1초에 53개가 팔린 셈이다. 해외 매출은 지난 2021년 국내를 뛰어넘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까지 높아졌다. 신라면은 최근 5년간 해외시장 중심으로 큰 성과를 거두며 연평균 두 자릿수(12%) 성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신라면 해외 매출은 해외법인과 국내 수출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미국 법인의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며 신라면 해외 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을 통해 공급량을 확대하며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큰 매출 성장을 거뒀다. 농심은 올해 라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라틴계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을 구현한 신제품으로 미국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를 공략하고 1억3000만 인구의 멕시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 “계획된 적자 끝?”…컬리, 12월 EBITDA 흑자 전환 새벽배송 이커머스 기업 컬리가 지난해 12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회사 설립 이후 9년 만에 달성한 첫 월간 흑자다. 이제 컬리가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중단됐던 기업공개(IPO) 추진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작년 12월 EBITDA 흑자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매출, 비용 등 손익 관련 지표들이 고르게 나아지면서 가능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주요 배경은 직접물류비의 개선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새로 문을 연 창원과 평택물류센터의 생산성 증대와 기존 송파 물류센터의 철수를 통해 물류 운영 안정화 및 최적화를 이루면서 주문처리비용을 크게 낮췄다. 동시에 배송단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배송 집적도 향상으로 효율을 극대화했다. 재사용포장재인 ‘컬리 퍼플박스’의 이용량 증가로 주문당 종이 포장재 사용량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드라이아이스 생산을 내재화해 관련 비용도 함께 줄였다. 마케팅비도 크게 절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400억원으로 3분기 말(1280억원)보다 120억원 가량 증가했다. 자체 벌어들인 현금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와 운영이 가능한 구조가 됐다. ◆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누적판매 20억캔 돌파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브랜드 ‘필라이트’가 누적 판매 20억캔을 돌파했다. 지난 2017년 4월 처음 출시된 후 만 6년9개월만의 성과로 이는 초당 9.4캔 판매된 셈이다. 필라이트는 국내 가정 주류시장 발포주 부문 점유율 7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출시 7개월만에 1억캔 판매를 기록한 필라이트는 12개월만에 2억캔, 22개월만에 5억캔, 41개월만에 10억캔을 돌파하는 등 판매 속도가 출시 초 대비 1.78배 빨라졌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의 다양한 제품군 출시 노력도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첫 출시 당시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로 선보인 데 이어 2019년 ‘필라이트 바이젠’, 2020년 ‘필라이트 라들러 레몬’, 2021년 ‘필라이트 라들러 자몽’ 등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발포주 1위 브랜드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이어가며, 다양한 소비자 접점 활동으로 가정 주류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오리온, 베트남 국립농업대와 업무협약…“감자 신품종 개발” 오리온 베트남 법인이 현지 국립농업대 산하 농생물연구소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향후 10년간 씨감자 및 원료감자의 생산과 개발·공급·품질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또한 베트남 환경에 적합하고 품질과 생산성이 좋은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기존에 진행해왔던 연구지원 활동보다 한층 더 강화된 산학협력 사업을 펼친다. 오리온은 지난 2008년부터 베트남 현지 농가와 계약재배 방식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감자스낵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오스타(한국명 포카칩)'는 유수의 글로벌 스낵 브랜드를 제치고 베트남 생감자 스낵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06년 호찌민에 첫 현지 생산시설을 설립하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2009년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2022년에는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고 현지 수요 증가에 따라 호찌민과 하노이 공장의 증축·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4-0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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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된 쿠팡…유통가 기싸움 넘어 '자존심' 대결로?
‘이커머스 공룡’ 쿠팡을 둘러싼 업계의 날선 공방전이 심상치 않다. 쿠팡과 제품 공급가를 놓고 힘겨루기 끝에 납품을 중단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전까지 불사하는 모습이다. 최근 쿠팡과 LG생활건강이 4년9개월만의 다툼을 끝낸 가운데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다른 업체와의 관계 진전에도 이목이 쏠린다. CJ제일제당을 주축으로 한 신세계·네이버·컬리 등 ‘반(反) 쿠팡 연대’가 점차 강화되면서 쿠팡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11번가가 쿠팡을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새로운 반쿠팡 연대 형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갈등이 빈번했던 제조사가 아닌, 동종업계 오픈마켓이 공정위 신고라는 강수를 두면서 경쟁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 LG생건과 화해했는데…‘반(反)쿠팡 연대’ 더 늘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 LG생활건강과 로켓배송(빠른배송) 직거래를 재개를 발표했다. 이번 거래 재개로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브랜드는 물론 뷰티 브랜드도 로켓배송이 가능해졌다. 앞서 쿠팡과 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납품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던 양사는 LG생활건강이 쿠팡에 납품을 전격 중단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에 따라 쿠팡에서는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등 음료 제품의 로켓배송이 중단됐다. 같은해 5월 LG생활건강이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싸움은 한층커졌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상품 반품 금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금지, 배타적인 거래 강요 금지 등을 명시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을 일삼았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주문을 취소하고 거래를 종결하는 등 공정거래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심리 끝에 2021년 8월 쿠팡의 납품업체 상대 갑질을 인정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쿠팡은 2022년 2월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이후 판결 선고 연기 및 변론 재개 등으로 일정이 미뤄지다 두 기업이 상품 직거래 재개를 발표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판결 선고를 앞두고 ‘반 쿠팡 전선’ 확대에 부담을 느낀 쿠팡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실적 하락세에 놓인 만큼 쿠팡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LG생활건강의 매출은 2019년 쿠팡과의 거래중단 이후에도 상승세였다가 2021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1년 8조915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그다음 해에 7조1857억원을 기록하며 1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에서 7111억원으로 45% 급감, 실적 개선을 위해 쿠팡과의 거래 재개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쿠팡이 LG생활건강과 화해하면서 CJ제일제당과의 관계 개선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양사가 햇반 납품 마진율로 갈등을 빚은 이후 거래를 중단한 지 2년이 넘었지만, 마땅히 화해할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쿠팡은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공급을 늘리면서 햇반의 빈자리를 채웠고, CJ제일제당은 이마트·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유통 계열사와 네이버 쇼핑, 11번가 등에서 판촉을 강화하며 맞불을 놨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제외하고도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고, 쿠팡 역시 최근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갈등은 CJ의 또 다른 계열사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쿠팡은 “CJ올리브영이 중소 뷰티업체의 쿠팡 입점을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또 CJ대한통운 과는 ‘택배 없는 날’을 두고 맞섰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0 분야에서는 쿠팡플레이와 CJ ENM이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어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부분이다. 새해에 접어들어서도 쿠팡을 둘러싼 소송전은 계속됐다. 11번가는 지난 15일 쿠팡을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이 ‘11번가의 판매수수료가 타 경쟁사 대비 높다’라는 오해의 소지를 제공, 부당 행위를 했다고 봤다. 쿠팡이 지난 3일 자사의 뉴스룸에 공개한 한 해명문이 화두가 됐다. 당시 쿠팡은 한 언론에서 ‘쿠팡이 수수료 45%를 떼어간다’는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기 위해 오픈마켓 경쟁사를 모두 동원했다. 11번가의 최대수수료율이 20%에 달하고 G마켓·옥션의 최대수수료율이 15%에 달하는 반면, 쿠팡은 최대수수료율이 10.9%에 그친다는 해명이었다. 통상 경쟁관계를 고려해 A사, B사로 익명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쿠팡은 이를 모두 실명 언급했다. 판매수수료는 상품판매와 관련된 중요한 거래조건으로 이커머스 각 사업자가 상품의 가격, 판매량 등에 따라 카테고리별로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11번가는 쿠팡 측이 극히 일부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수수료만을 비교해 11번가의 전체 판매수수료가 쿠팡보다 과다하게 높은 것처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쿠팡은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룸의 해당 공지는 각 사의 공시된 자료를 기초로 작성한데다, 최대 판매수수료라는 기준을 명시해 11번가가 주장하는 ‘전체적인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오인의 소지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11번가와 쿠팡의 갈등이 새로운 반쿠팡 연대 형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그동안 갈등이 빈번하던 제조사가 아닌, 동종업계 오픈마켓이 공정위 신고라는 강수를 두면서 경쟁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업체간 힘겨루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공정위의 판단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4-01-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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