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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다보성갤러리 특별전 '광복80 미래80'…빛과 그림자 동시 조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명섭 기자
2025-08-14 05:33:54

독립운동가 유묵부터 일제 침략 상징물까지…격동의 역사 담은 유물 한자리에

백범 김구 묵서白凡 金九 墨書 ‘조국광복祖國光復’ 사진박명섭 기자
백범 김구 묵서(白凡 金九 墨書) ‘조국광복(祖國光復)’ 1949, 34x126.5cm [사진=박명섭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다보성갤러리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획한 '광복80 미래80' 특별전이 13일 개막됐다. 

이번 전시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대를 관통한 유물들을 통해 민족의 정신과 그 흔적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백범 김구 선생의 '조국광복(祖國光復)' 유묵과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의 묵서 등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유물과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 등이 제작을 주도한 '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인장, 명성황후 시해범 미우라 고로의 묵서 등 일제 침략과 친일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유물들을 함께 선보여 역사의 명암을 동시에 되새기게 한다. 
백범 김구 묵서(白凡 金九 墨書) ‘조국광복(祖國光復)’
‘조국광복(祖國光復)’이라고 쓰인 묵서는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서거한 해인 1949년 설날에 남긴 것이다. 조국이 광복을 맞은 것에 대한 감정이 활달한 필치에 녹아있다. 김구 선생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항일운동가이자 민족 지도자로, 광복 후 민족 통합 정부 수립을 주장하며 분단에 강력히 맞섰다. 1948년 단독선거를 막기 위해 방북해 김일성과 회담을 가졌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1949년 6월 경교장에서 안두희의 총탄에 서거했다.
 
이준 열사 묵서(李儁 墨書)
좌이준 묵서李儁 墨書 종이에 수묵 1225x515cm 우유길준 묵서兪吉濬 墨書 종이에 수묵 147x295cm 사진박명섭 기자
(좌)이준 묵서(李儁 墨書), 종이에 수묵, 122.5x51.5cm (우)유길준 묵서(兪吉濬 墨書), 종이에 수묵, 147x29.5cm [사진=박명섭 기자]
헤이그 특사로 알려진 이준(1859~1907) 열사의 묵서에는 '池塘人靜影臨水(지당인정영림수) 風露院凉香勝花(풍로원량향승화)'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이는 ‘연못가의 사람 고요히 물을 내려다보니, 바람과 이슬 맺힌 서늘한 정원이 꽃보다 향기롭구나’라는 뜻이다. 이준 열사는 법조인이자 독립운동가로, 1907년 을사늑약이 일제의 강압에 의해 부당하게 체결된 조약임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상설, 이위종 등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돼 외교 활동 중 순국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됐다. 
구당거사 유길준 묵서(矩堂居士 兪吉濬 墨書)
개화파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유길준(1856~1914)의 묵서에는 ‘진실로 마땅히 세월을 아껴야 하니 장차 내일이 있다 하지 말라(固當惜陰 莫謂且有明日)’는 경구로, 시간을 아껴 선을 행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일본과 미국에서 근대 문물을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유견문'을 집필하며 조선의 근대화를 주장했다. 아관파천 이후 일본에 망명했다가 순종황제의 특사로 귀국하여 국민교육과 계몽사업에 헌신했다. 
 
잊지 말아야 할 치욕의 역사…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韓日新協約記念書畵帖)
 
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韓日新協約記念書畵帖 일제강점기 종이에 담채 128x9cm 사진박명섭 기자
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韓日新協約記念書畵帖), 일제강점기, 종이에 담채, 12.8x9cm [사진=박명섭 기자]
전시는 독립운동의 빛나는 순간뿐만 아니라 일제 침략과 친일의 어두운 단면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대표적인 유물은 한일강제병합의 주역들이 제작을 주도한'한일신협약기념 서화첩'이다. 이 서화첩은 1907년 체결된 불평등 조약인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기념해 통감 이토 히로부미와 신임 통감 소네 아라스케, 대한제국 총리대신 이완용 등이 합작해 고종에게 바친 시를 수록해 1909년 제작됐다. 서화첩은 이들의 합작 시와 한국 및 일본 서화가들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돼 있다. 합작시 에는 "단비가 처음 내려 만사람을 적셔주고(이토 히로부미)", "두 땅이 한집을 이루니 천하가 봄이로다(이완용)" 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어 당시의 굴욕적인 역사를 증언한다. 이 시는 1935년 덕수궁 함녕전 후정에 비석으로 세워졌다가 광복 이후 철거된 바 있다.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인장(朝鮮總督府 總督 寺内正毅印章)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인장 朝鮮總督府 總督 寺内正毅印章 금속 113x85x85cm 사진박명섭 기자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인장 朝鮮總督府 總督 寺内正毅印章, 금속, 11.3x8.5x8.5cm [사진=박명섭 기자]
제3대 조선 통감이자 초대 조선 총독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内正毅, 재임: 1910~1916)의 인장도 전시돼 있다. 1910년 제작된 이 금속 관인 손잡이에는 데라우치를 닮은 사자가 조각돼 있고, 꼬리는 한반도 지형을 연상시켜 한국을 지배했음을 과시하고 있다. 인장의 정방형 바닥에는 전서체로 '조선총독부 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 인(朝鮮總督府總督寺內正毅印)'이 양각돼 있다. 
전 명성황후 초상傳 明成皇后肖像)과 미우라 고로 묵서(三浦梧樓 墨書)
좌전 명성황후 초상傳 明成皇后肖像 조선 말기 비단에 채색 665x485cm 179x70cm액자 우미우라 고로 묵서三浦梧樓 墨書 천에 수묵 125x33cm 사진박명섭 기자
(좌)전 명성황후 초상(傳 明成皇后肖像), 조선 말기, 비단에 채색, 66.5x48.5cm, 179x70cm(액자) (우)미우라 고로 묵서(三浦梧樓 墨書), 천에 수묵, 125x33cm [사진=박명섭 기자]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여성의 초상화와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인 미우라 고로(1846~1926)의 묵서가 함께 전시됐다. 이 초상화는 족자 뒷면에 적외선 촬영 결과 '閔氏(민씨)'라는 글자가 발견돼 명성황후의 초상일 가능성을 높였다. 미우라 고로는 일본 공사 시절 일본군과 낭인들을 지휘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 인물이다. 그의 묵서는 산에서 한가롭게 시를 읊는다는 내용으로, 자신의 범죄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이 이번 전시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명섭 기자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이 이번 전시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명섭 기자]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이번 전시는 암울했던 시기를 재조명함으로써 조국 광복의 의미를 더욱 일깨우고자 준비했다"며 "우리에게 치욕스러운 유물들도 있지만, 치욕의 역사도 기억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더욱 가슴에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전시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특별전은 구한말과 대한제국의 유물뿐만 아니라, 송·원·명·청대의 중국 유물도 만나볼 수 있으며. 오는 9월 30일까지 다보성갤러리 4층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토·일요일·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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