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진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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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라 아산병원 착공 '삐걱'…지역 의료허브 청사진 '흔들'
“청라의 의료허브가 될 것이라던 아산병원, 대체 언제 착공되는 건가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조성될 서울아산병원 분원의 착공이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청라 아산병원은 의료 인프라 확충과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행정 절차, 자금 조달, 의료법 규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당초 일정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는 행정 인·허가 절차의 지체가 우선 꼽힌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의 건축 및 경관심의 과정에서 조건부 의결이 반복됐고, 일부 시설물의 설계에 대해 재심의가 요구되면서 인·허가 절차가 길어졌다. 현재까지 건축 허가가 완료되지 않았으며, 인·허가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다. 자금 확보 또한 순조롭지 않다. 최근 건설 원가가 급등한 데다, 병원과 연계된 복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계획된 오피스텔 분양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시행사인 청라메디폴리스PFV는 KT&G가 최대주주로 참여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V)으로, 총자본금 1980억원 가운데 1010억원을 KT&G가 출자했다. 하나은행은 금융주관사로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으며, 병원 운영은 서울아산병원이 맡고 있다. 실질적인 사업 관리는 자산관리회사인 청라메디폴리스개발㈜이 담당하고 있다. 총 사업비 2조404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인천 서구 청라동 일대 28만336㎡ 규모 부지에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교육연구시설, 창업지원시설, 노인복지주택, 오피스텔 등 다양한 복합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대형 사업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서울아산병원, 청라메디폴리스PFV 간에 토지 매매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업 착수가 공식화됐지만, 이후 각종 변수로 인해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최근 강화된 의료법 규제도 착공을 가로막는 또 다른 걸림돌이다. 정부는 병상 수급 정책을 조정하면서, 3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착공하지 못할 경우, 사업자는 새로운 인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우미건설은 병원 뿐만 아니라 연구시설, 창업교육시설, 시니어 헬스케어 시설 등이 포함된 의료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착공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전체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상 수를 800개로 확대하고, 중입자 치료기 등 첨단 의료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약 3500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착공은 2024년 말, 개원은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두 일정 모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사업자 측은 남은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자금 조달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의료 허브라는 청사진이 또다시 허공에 뜨는 것 아니냐”며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업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25-05-12 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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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GTX·가덕도'…3자 대선, 건설 민심 잡기 총력전
단일화 대장정을 거쳐 국민의힘 최종 대선 주자로 김문수 후보가 확정되면서 사실상 이재명·김문수·이준석의 3자 구도가 완성됐다. 주력 후보들은 부동산 민심을 겨냥해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확대를 앞세우고 있다. 건설 경기 악화와 공급 위축으로 집값이 뛰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사법 리스크, 단일화 갈등 등 정치적 현안에 매몰돼 실질적 대안 제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정책의 반복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2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은 대선 선거운동 시작일이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한 정책·공약 발표일이다. 각 대선 주자들은 10대 핵심 공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이 중 주택정책의 윤곽은 그간의 캠프 발표와 공개 발언을 통해 이미 드러난 상태다.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주도 공급을 중심에 두며 LH를 통한 공급 확대와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공임대 의무 확보, 아파트 의무 비율 제도 복원 등을 예고했다. 캠프 측은 “5년간 250만가구 공급이 적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임대형 기본주택, 지분적립형 주택, 누구나집, 이익공유형 주택 등 기존의 공공 주택 모델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유휴 국공유지 활용과 4기 스마트 신도시 추진 계획도 내놨지만 3기 신도시의 느린 진행률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한문도 명지대 교수는 “필요한 건 새로운 계획보다 빠른 입주”라며 “분양가 현실화로 3기 신도시 속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민간주도 공급 확대를 내세우며 용적률과 건폐율 완화를 통한 분양가 인하를 공약했다. 대학가 반값 월세존, 1인 가구용 오피스텔, 신혼부부용 주택 15만가구 공급, 육아·돌봄 공존 주택 조성 등도 약속했다. '시장 개입 최소화' 기조는 여야 공통 입장이다. 이 후보는 “주거를 투자 수단으로 삼는 걸 막긴 어렵다”며 “억지로 세금으로 누르기보다 시장을 놔두자”는 입장을 밝혔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세금만 잘 내면 된다”고 해 종부세 완화 또는 폐지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는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다. 국민의힘은 공사비 상승, 가상 이익 과세,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투기 차단과 주거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유지를 고수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공사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재초환까지 적용하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3년 기준 34개 단지에서 5조6000억원의 초과이익이 발생했으며, 상위 5곳이 4조원을 차지했다. 청년 주거와 전세사기 문제도 주요 공약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후보는 공공기숙사 확대, 월세 지원, 세액 공제 강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등 다각적 대책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지분형 모기지에 대해서는 “없는 것보단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3지대 이준석 후보는 생애주기별 세제 감면, 용적률 상향, 지역주택조합 폐지, 지방 미분양 임대 등록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1주택자 대상 주담대 원금 상환 유예 ‘잠시멈춤대출’은 가계 실질소득 확대를 목표로 한다. 한 교수는 “공급 확대, 분양가 인하 등 원론만 반복되고 세금·규제 같은 민감 사안은 회피된다”며 “용적률 상향도 혜택이 무주택자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세금 부담으로 임대인들이 빠져나가면 전·월세 물량이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선 주자들은 지역 숙원사업을 경쟁적으로 공약에 반영하며 GTX, 신공항, 고속도로 지하화 같은 대형 SOC 프로젝트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경기 부양과 고용 안정이 명분이다. 올 1분기 건설업 기성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급감했고, 건설업 취업자 수도 18만5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건설 경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가덕도신공항은 우선협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 기간을 9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을 중단 절차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단 구성을 추진 중이다. GTX 공약은 전국화를 향해 가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전국 5대 광역권을 GTX로 연결하겠다며 대구경북 노선을 포함했고, 이재명 후보도 충청·TK·강원까지 확장해 1시간 생활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 D·E·F 노선을 공약한 데 이어 법·제도 정비를 통해 실현 의지를 재확인했다. 교통 업계 관계자는 “도시개발과 연계되지 않은 GTX는 실현 가능성이 낮고, 전국이 경쟁적으로 노선을 요구하면 재정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정치권의 SOC 경쟁에 환영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주목한다. 대한건설협회는 더불어민주당에 2025년 SOC 예산을 최소 28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각 지자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확대,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등 지역 기반 SOC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SOC 공약은 선거철마다 등장하지만 비현실적인 조건과 이행 불확실성 탓에 실현률은 낮다는 평가가 반복된다. 업계 관계자는 “SOC는 지역 균형 발전의 핵심이지만, 수요 기반 없는 인프라는 재정 부담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2025-05-12 08: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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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만 2600만원"…초고가 월세 시장, 그들만의 리그로 커진다
2000만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월세 거래가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3구와 성동구, 용산구의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가운데, 연예인, 대기업 임원, 전문직 고소득자 등이 주요 수요층으로 파악된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월세 2000만원 이상 아파트 실거래는 총 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9건 이후 올해 1월에는 거래가 없었으나, 2월 1건, 3월 3건, 4월 6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가장 높은 월세 거래는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나왔다. 전용 198㎡는 각각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2600만원, 보증금 40억원에 월세 2000만원에 계약됐다. 전용 159㎡ 역시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2400만원에 거래돼 고액 월세 흐름을 이어갔다. 용산구의 대표 고급 단지인 '한남더힐'에서도 전용 233㎡, 208㎡가 각각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000만원, 2100만원에 계약됐으며, 서초구의 '래미안원펜타스'(전용 181㎡)는 보증금 4억원에 월세 2400만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초고가 월세 시장이 커지면서 일반 월세 시장과의 양극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금 회피 목적이나 비용 처리가 가능한 수요층이 형성되면서 ‘그들만의 시장’이 생기고 있다”며 “주택 소유 대신 고급 아파트를 월세로 거주하려는 고소득층 수요가 늘고 있어 초고가 월세 시장의 저변도 점차 넓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들 고급 주택은 연예인과 기업 고위직의 선호 단지로 꼽힌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배우 전지현을 비롯해 이제훈, 주상욱·차예련 부부, 그룹 샤이니 태민 등 유명 인사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세 2000만원 이상 거래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초고소득자의 증가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매달 1억19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은 직장가입자는 약 3300명으로, 이들은 대기업 CEO, 임원, 벤처 창업자 등이 대부분이다. 전체 직장가입자 중 0.00016%에 불과하지만, 고소득층의 주거 방식 다변화가 고급 임대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자산가일수록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과 부동산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고급 아파트를 월세로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서울 핵심지 내 고급 주택 수요가 이어지는 한, 초고가 월세 시장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5-09 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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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수익성 양극화…DL이앤씨·대우 '선방' 속 삼성·현대는 뒷걸음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매출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수익성에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저효과와 비용 통제 전략으로 영업이익을 30% 안팎 개선한 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대형 고원가 프로젝트 영향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6곳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전년 대비 모두 역성장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조6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수익성이 기대됐던 하이테크·해외 플랜트 준공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외형 축소가 불가피했다. 현대건설도 8조5453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이는 고원가에 착공된 주택 현장들이 잇달아 준공을 맞으며 원가 부담이 수익성을 잠식한 결과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2조4873억원, 1조3866억원으로 16.5%, 4.4% 매출이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9057억원으로 19.5% 감소했다. GS건설은 1조8414억원으로 10.2% 역성장을 기록했다. 고금리 여파와 분양시장 위축으로 착공 물량이 급감했으며 인건비·자재비 상승까지 겹치며 주택건축 부문이 직격탄을 맞은것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2021~2022년 수주 당시의 낮은 수익성이 후속 공사에 반영되며, 당분간 이익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기업별 ‘내성’이 갈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2.8% 줄어든 1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건설도 2137억원으로 14.8% 줄었다. 양사는 각각 하이테크 프로젝트 종료와 고원가 현장 집중으로 채산성이 저하됐다. 반면 DL이앤씨는 1054억원으로 33%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고, 대우건설도 31.6% 증가한 1513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540억원으로 29.8% 개선됐다. GS건설은 0.2% 감소한 608억원으로 수익성을 간신히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저효과와 해외 프로젝트 이익 반영, 선택적 수주 전략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실적 분화는 건설업계의 구조 재편 신호로도 읽힌다. 과거 수주 확대 중심의 외형 성장 전략에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중이다. 실제 DL이앤씨는 2023년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저수익 프로젝트를 줄이는 전략을 구사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구조조정과 PF 보수관리 강화로 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왔다. 반면 대형사인 삼성물산·현대건설은 여전히 고난도 프로젝트와 대형 해외 수주에 기댄 수익 모델에서 탈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토목과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에서도 원가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며 “신규 수주는 수익성 기준으로 선별되겠지만, 분양시장 둔화·착공 지연에 따른 매출 공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제 건설사 경쟁력은 단순 시공능력이 아닌 원가통제력과 리스크관리 역량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며 “PF 부실 이슈까지 겹쳐 실적 방어력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택시장이 ‘고금리·고원가·저분양’이라는 삼중고에 갇힌 가운데, 실적 변동성에 따른 건설사 간 ‘수익성 양극화’는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2025-05-09 15: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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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 올림픽파크포레온, 매물 잠기고 가격은 폭등…"연내 30억 간다"
서울 강동구 대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가격 상승세가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입주를 앞둔 이 단지의 입주권은 이미 분양가의 두 배를 넘어섰으며, 일각에서는 연내 ‘30억 클럽’ 진입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 4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3개월 전인 1월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의 입주권은 23억24억원 선에 거래됐는데, 단기간에 3억원 이상 상승한 셈이다. 전용 59㎡도 3월에 21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각각의 분양가가 전용 84㎡ 13억2000만원, 전용 59㎡ 10억6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14억15억원 가량 오른 셈이다.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매물 부족과 실수요 유입을 꼽고 있다. 총 1만2000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임에도,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은 360가구에 불과하다. 전체의 3%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일반분양분은 2년 실거주 요건이 있어 거래가 불가능하며, 현재 유통되는 입주권은 모두 조합원 몫이다. 실거주 비중 역시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입주 지정기간이 끝난 3월 말 기준, 약 1만1000가구가 입주를 마쳤으며 이 중 3000가구만 확정일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실입주자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송파구 등 인근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돼, 아파트 매수 시 실거주 요건과 지자체장의 허가를 요구받게 됐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강동구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용 84㎡의 호가는 34억원, 전용 59㎡는 28억원에 달하고 있다. 실거래가 대비 각각 8억원, 7억원 높은 가격이다. 실거래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러한 호가에도 일부 수요층은 매수 의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 전반은 거래 절벽 상황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4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3191건으로, 전월(9675건) 대비 무려 67% 급감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서초·강남·송파·용산은 거래량이 각각 87%, 95%, 93%, 96%나 줄었다. 강동구 역시 69% 감소하며 규제 지역 인근 시장에서도 거래 위축이 확인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당시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재지정 발표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거래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2024년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강동구 역대 최대 규모 단지이자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재건축 사업지다. 입지, 규모, 교통환경 등이 어우러지며 향후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서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05-09 12: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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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피한 틈새시장… 경매로 130억원 낙찰, 공동주택 역대 최고가
서울 강남권에서 경매를 통한 초고가 아파트 낙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일반 매매를 억제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경매 시장으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8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펜트하우스(전용 269㎡)가 이날 130억4352만원에 낙찰되며 공동주택 역대 최고 낙찰가 기록을 경신했다. 매각가율은 감정가(144억원) 대비 90.58%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 2월 낙찰된 한남더힐(240㎡, 125억원)이었다. 지난해 6월 낙찰된 나인원한남(244㎡, 113억7000만원)은 이번 낙찰로 3위로 밀렸다. 이번 낙찰 물건은 1차 매각 당시에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으나, 감정가보다 20% 낮은 115억2000만원으로 시작한 2차 입찰에서 2명이 응찰해 치열한 경쟁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2위 응찰자는 127억3000만원을 써냈으며, 단 3억원 차이로 낙찰이 결정됐다. 해당 단지는 2004년 준공된 고급 아파트로, 펜트하우스 모두 복층 구조다. 현재 동일 단지의 203㎡ 호가는 150억원 수준이다. 전날에도 서울 강남의 전통적 부촌인 압구정동에서 고가 낙찰 사례가 나왔다. 구현대 6·7차 단지의 196.7㎡ 물건은 93억693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 12월 동일 평형의 최고 거래가(79억5000만원)보다 14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감정가가 7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율은 130.14%에 달한다. 총 7명이 응찰에 나섰고, 차순위 응찰자도 93억3900만원을 제시하며 1위와 불과 3030만원 차이에 그쳤다. 이 같은 고가 낙찰 행렬은 압구정 외 청담동 등 강남 주요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은 96억5132만원에 낙찰되며 매각가율 11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경매시장의 제도적 특수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경매 물건은 실거주 2년 의무 등 일반 매매에 적용되는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허제가 2월 해제됐다가 3월 다시 강남3구와 용산구 전역에 확대 적용되면서 투자자들이 경매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강남3구·용산구의 평균 매각가율은 △1월 90.28%, △2월 96.83%, △3월 103.90%, △4월 102.48%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평균 응찰자 수도 △1월 5.82명에서 △3월 12.61명까지 증가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량은 줄고 있지만, 경매 낙찰가는 여전히 높다는 건 매도호가가 내려가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매의 특성이 초고가 낙찰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05-08 15:5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