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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18% 넘긴 호반…'단순 투자'라면서 경영권 반경까지 넓히나
호반건설이 한진칼과 LS 등 대기업 지배구조 핵심에 연달아 지분을 확보하면서 ‘단순 투자’라는 기존 설명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헌 대표가 이끄는 호반그룹의 지분 매집 전략은 자본 축적을 넘어 대기업 의사결정 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를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는 재벌식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비롯해 산일전기, 모델솔루션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한진칼의 경우 취득원가 6455억원 대비 장부가액은 9008억원으로 평가된다. 산일전기 역시 취득원가 20억원에 장부가액은 90억원으로 집계돼 약 350%에 이르는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주식 투자 성과가 본업 수익을 위협적으로 앞서는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지분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호반건설 전체 금융자산의 규모를 보면 흐름은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장부가액은 1조6748억원이다. 취득원가 1조4670억원보다 2000억원 넘는 평가이익이 발생했다는 의미지만, 문제는 이 자산들이 대기업 지배구조의 핵심 지분이라는 점이다.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46%다. 호반건설과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가 공동 보유한 지분으로,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 범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분율만 보면 한진그룹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견제력이 형성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을 다시 한진칼 매입에 투입할 경우 지분율은 20%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현금성 자산과 금융상품을 더하면 단기간에 1조원대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실질적 지주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반그룹은 ‘비상장 중견 건설사’에서 ‘항공·물류 그룹의 영향권’까지 확대되는 셈이 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경계하는 시각도 나온다. 건설사라는 산업 정체성과 달리 자본시장과 대기업 지배구조 중심에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식이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정 기업의 대규모 지분 변동은 주가에 직접적인 파급력을 가지며, 중견 건설사가 상장사 경영권 주변부에 깊숙이 침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도 따른다.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수할 여력 역시 여전히 충분하다. 호반산업은 LS 지분 일부 매각으로 약 1000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이 향후 한진칼 지분 매집에 직·간접적으로 사용될 경우, 호반의 ‘단순 투자’ 설명은 더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호반그룹은 “산업 성장성을 보고 결정한 재무적 투자”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호반산업과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분산된 지분 보유 방식, LS 지분 매각 타이밍, 한진칼 지분율 확대 조정 등을 종합하면 ‘투자’가 아니라 ‘지배력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해석이 더 무게를 얻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의 현재 위치는 단순 투자자라기보다 견제력을 가진 투자집단에 가깝다”며 “대기업 지배구조에 중견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방식이 시장 건전성 차원에서 바람직한지 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12-03 11: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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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초점은 김건희가 아니다…국정 신뢰 흔든 결정 구조 규명이 관건
비상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당시 국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오히려 더 짙어지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의 수사 개입 의혹이 구체적 정황과 함께 다시 드러나면서, 그 시기 대통령실·법무부·검찰 간 권력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헤치는 작업이 특검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김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메시지와 검찰 수사팀 관련 ‘지라시’를 전달한 사실이 내란특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명품백·주가조작 등 본인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직후였다. 같은 시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검찰 지휘부는 하루 사이에 크게 교체됐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가”로 향한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김 여사·윤 전 대통령·박 전 장관을 하나의 결정축으로 보고, 이 축이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움직였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박 전 장관에게 이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만큼, 특검의 다음 칼끝은 김 여사에게 향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건희특검은 직권남용 공범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공무원의 권한 행사에 김 여사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과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서원씨가 직권남용 공범으로 처벌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법원은 “사적 이해가 권력의 공식적 결정 과정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도 결국 동일한 질문 앞에 서 있다. 김 여사의 메시지 전달이나 문의가 단순한 의견 개진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수사 지휘라인의 실제 판단에 개입한 것인지다. 검찰 인사 직전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잦은 통화 기록,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 발표 직전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는 모두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특검의 목표는 김건희 여사 개인의 비위 여부를 밝히는 데 머물지 않는다. 지난 정권의 의사결정 구조가 공적 기준에 따라 작동했는지, 국가 시스템이 사적 이해에 흔들린 적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정 신뢰 회복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하는 문제다. 특검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활동 기한은 다음 달 28일까지로, 불과 몇 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김 여사의 소환 조사는 4일과 11일, 윤 전 대통령은 17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공범 구조가 부분적으로라도 확인된다면, 수사 방해·직무유기 등 김건희특검법이 규정한 사건들의 윤곽이 달라질 수 있다. 특검이 규명해야 할 것은 결국 “어디까지가 정무 판단이고, 어디서부터가 사적 개입이었는가”라는 질문이다. 국정 신뢰는 투명한 절차에서 나온다. 당시의 결정 과정이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는 이제 특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몫이다.
2025-12-01 08: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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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0만명 개인정보 노출…쿠팡·정부 모두 '감독 공백' 드러났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에서 3370만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가 외부로 노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업의 보안 체계뿐 아니라 정부의 관리·감독 시스템 전반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보 유출 시점이 지난 6월로 추정되는데도 5개월 동안 사고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전자상거래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5일 쿠팡이 제출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쿠팡은 처음 4500개 계정의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추가 조사에서 총 3370만개 계정이 무단 접근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포함돼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기업의 ‘사고 인지’ 실패가 핵심 법조계에서는 쿠팡이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적절히 이행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본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기업이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는 침해사고 심각도에 따라 주기적인 위험 분석과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유출이 수개월간 이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이번 사고는 기본적인 침해 탐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 정보보호 전문가는 “이 정도 규모의 기업이라면 비정상적 접근을 즉시 탐지하는 것이 기본인데, 장기간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관리적 통제가 사실상 부재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은 침해 사고 인지 시 지체 없이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8일 침해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유출 시점과의 괴리가 커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 정부 감독도 ‘사후 대응’에 치우쳐 이번 사태는 정부의 감독 체계에도 질문을 던진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히 확대됐음에도, 주요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기 점검이나 위험 기반 검사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주로 기업의 자체 보고에 의존하는 구조 역시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뒤늦게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내부 통제 체계를 면밀히 살펴 보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인지 이전의 예방적 감독이 얼마나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 피해 확산 우려…“생활 정보 유출의 위험 더 커” 피해자들은 실질적 위험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배송지 정보와 주소록이 포함된 만큼 2차 피해 가능성이 높고,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생활 패턴이 노출됐을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정보보다 일상 정보가 유출될 경우 오히려 범죄 악용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고는 2011년 싸이월드·네이트 정보 유출과 규모는 비슷하지만, 내부 직원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관리 책임은 더 무겁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 내부 관리 체계를 점검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 제도 개선 필요성…“대형 플랫폼은 사실상 공공 인프라 수준 규제가 필요”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단순 민간 기업이 아닌 사실상 국가 기반 인프라 수준으로 분류해 보다 강력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형 플랫폼이 보유한 정보의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하면 기존의 ‘자율 규제 중심’ 모델로는 보안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정보보안 전문가는 “시장 규모와 영향력 측면에서 쿠팡 같은 기업은 전력·통신망과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상시적 위험 평가와 정기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대응뿐 아니라 정부의 감독 체계를 함께 점검하는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술적 개선과 법적 규제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2025-11-30 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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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새 틀 찾는다… 국회서 OSC·모듈러 정책 포럼 개최
국회에서 OSC·모듈러 산업의 제도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정책 포럼이 열린다. 이코노믹데일리와 OSC·모듈러산업협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2025 이코노믹데일리 건설포럼」이 다음달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포럼의 핵심은 급변하는 건설환경 속에서 OSC(Off-Site Construction)·모듈러 건축의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데 있다. 행사는 신영대 의원의 개회사, 양규현 이코노믹데일리 대표의 환영사로 문을 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요 인사와 산업계·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이 공식 후원기관으로 참여한다. 주최 측은 “정책 공론화의 장을 마련해 산업계 요구를 정책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포럼의 주제는 ‘OSC·모듈러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책 개선 방향’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인력 부족, 공사비 상승, 공기 지연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겹치면서 공정 효율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는 OSC·모듈러 건축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기준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산업 전반에서 제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 세션에서 백정훈 건설기술연구원 OSC건축그룹장은 ‘OSC·모듈러 활성화 특별법’을 주제로 법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이어 유일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사가 정책·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최기호 자이가이스트 담당이 현장의 실무적 장애요인을 지적한다. 종합토론은 김인한 경희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되며, 발표자와 업계 전문가들이 참가해 산업 현안과 정책 대안을 폭넓게 논의한다. 토론에서는 기술 표준화, 안전 검증 기준, 인허가 체계 개선, 정부 지원방안 등 구체적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주최 측은 이번 포럼이 국회·정부·산업계·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첫 대규모 종합 논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다. 행사 이후에는 산업계 의견을 취합해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 방향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2025-11-28 10: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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