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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집 짓는다"…공공 주도 공급, 해법일까 또 다른 숙제일까
[이코노믹데일리] 국토교통부가 7일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공공 주도 주택 공급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공동주택 용지를 조성·판매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앞으로 토지 조성부터 인허가, 분양, 입주까지 직접 총괄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공공이 나서 저렴하고 신속한 주택 공급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LH가 조성한 주택용지는 민간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민간 건설사는 설계와 시공을 맡는 도급 형태로 참여하게 된다. 서울 여의도 8264㎡ 부지와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부지가 주요 대상지로 거론된다. 또한 LH가 보유한 비주택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 수도권에서 1만5000채 이상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유형, 자금 조달 방안은 LH 개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연내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LH는 그동안 택지 매각 수익으로 공공임대 사업의 적자를 보전해 왔다. 이미 부채가 17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직접 시행 전환은 재무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낮은 분양가로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업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책에는 재개발·재건축 인센티브도 포함됐다. 공공이 시행하는 경우 용적률 상한을 법적 기준의 1.3배까지 풀어 최대 390%까지 허용한다. 기존 공공 재건축(300%), 공공 재개발(360%)보다 완화된 수치다. 이 특례는 비규제 지역에서 3년간 한시 적용되며,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현장은 제외된다. 아울러 공공 도심복합사업을 상설화하고, 역세권에만 적용되던 용적률 1.4배 완화 혜택을 저층 주거지에도 확대하기로 했다. 반면 시장이 주목했던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는 빠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나 기부채납·의무임대 비율 조정 등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초환은 제도 운용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민간 용적률 상향은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 방안도 제시됐다. 도봉구 성대야구장(1800채), 송파구 위례업무용지(1000채), 서초구 한국교육개발원 부지(700채) 등 국공유지를 복합개발해 총 4000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초 서리풀(2만채), 과천 지구(1만채) 등 남부권 신규 공공택지는 2029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지난해 발표된 그린벨트 해제 8만채 공급 방안 중 3만채 규모의 택지는 올해 안에 추가 발표될 예정이다. 단기 공급 대책으로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매입임대가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4만채를 매입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며, 이 중 절반인 7만채는 2026~2027년에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공급 물량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기존 계획을 앞당기거나 확대하는 수준이 많아 실제 실행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중장기 방안인 만큼 실현 가능하도록 세부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9-08 08: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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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추가 신도시 건설, 지역균형발전 관점서 판단"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 내 추가 신도시 건설에 대해 “지역균형발전과 국가의 지속적 성장 전략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놓고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균형 발전’에 두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집중이 주택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데, 수도권에 또 신도시를 만들 경우 집중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이 부족하니 그린벨트를 훼손해서라도 신도시를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방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며 양측 논리 모두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이미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등은 변경이 어렵겠지만, 향후 추가 신도시 조성은 지역균형발전 및 국가 성장전략의 측면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대충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각자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앞으로 신중히 정책을 점검해 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은 이번 정부의 핵심 과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정책 결정이나 예산 배분 시 인구 소멸 위험 등 지방의 특수 상황을 반영해, 각종 복지정책과 지방교부세,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결정 등 주요 예산에 지역별 가중치를 두는 지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순한 지방 배려를 넘어 지역 우선 정책이 필요하다”며 “지방과 중앙의 불균형 해소 없이는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을 언급한 바 있으나, 최종 공약집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도 “추가 신도시 건설 여부는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판단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발언은 기존 3기 신도시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앞으로의 신도시 건설 정책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부합하도록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5-07-03 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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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해도 이사갈 집 없다'…분당 1기 신도시 이주대란 예고
[이코노믹데일리] 분당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의 이주지원주택 마련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정부가 지난해 성남 분당구 야탑동 유휴 부지에 공공분양주택 1500가구를 지어 재건축 이주 수요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과 대체 부지 확보 난항 끝에 최종 무산된 것이다. 분당을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부터 ‘이주대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성남시가 제안한 대체 이주주택 후보지 5곳 역시 행정 절차와 공사 기간 등 현실적 문제로 2029년까지 입주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토부는 이달 초 성남시에 ‘대체 부지 5곳 모두 이주주택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야탑동 후보지에 대한 주민 반발 이후 성남시가 제시한 그린벨트 포함 대체 부지들마저 공급 시점과 수요 대응 측면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로써 정부가 내놓았던 1기 신도시 이주지원대책은 사실상 좌초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1기 신도시 이주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성남아트센터와 중앙도서관 사이 유휴 부지에 LH가 2029년까지 15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주대책 발표 직후 해당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고, 인근 주민들의 조직적 반대가 이어졌다. 결국 성남시는 국토부에 후보지 재검토를 공식 요청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성남시는 이주주택 대체 부지 확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국토부는 “대체 부지 확보가 어렵다면 분당 재건축 사업 물량을 줄이겠다”고 맞섰고, 성남시는 개발제한구역 등 5곳을 제시했지만 모두 ‘입주 불가’ 판정을 받았다. 주택 공급을 위한 행정 절차만 최소 2년, 실제 공사에 2~3년이 소요돼 아무리 빠르게 진행해도 4~5년이 걸린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단기 이주주택 공급 대신 ‘허용 정비물량 제도’를 통한 이주 수요 분산 방안을 꺼내 들었다. 이는 재건축 단지의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조절해 착공 물량을 나눠 진행함으로써, 한 시점에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전세대란을 막겠다는 취지다. 실질적으로 이주대책 없는 재건축이 추진되는 셈이어서 주민 불안은 여전하다. 분당 선도지구로 지정된 4개 구역만 해도 1만2055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2027년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이주주택이 없는 상태에서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단기간에 대량 이주 수요가 발생해 전월세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재건축 이주가 한꺼번에 몰리면 매물 부족과 전셋값 급등은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전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분당에선 3~4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추가 분담금, 단지별 이해관계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대표적으로 양지마을 5개 단지(총 4392가구)는 7000가구 이상 규모의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중 금호1단지와 청구아파트는 재건축 후에도 현 위치에 그대로 남는 ‘제자리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다른 단지들은 이에 반대해 내부 의견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국토부는 산본, 평촌 등 분당 외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는 인근 당정공업지역 및 유휴부지 활용 등 별도 이주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산본과 평촌에서는 2029년까지 민간아파트 2200가구, 유휴부지 2곳에 각 2000가구의 공공·민간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결국 분당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이주주택 문제는 대규모 단지의 특성, 주민 반발, 입지 및 시기 문제 등 복합적 난제에 부딪힌 셈이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실패하면서 분당 주민들은 “재건축으로 집을 떠나도 당장 갈 곳이 없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국토부가 착공 시기 조정 등 ‘시장에 맡기는 대책’에만 기대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향후 추진 동력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025-05-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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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탄핵심판 앞두고 부동산시장 '관망'…정책 추진 향방 촉각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전반이 다시 침묵에 빠지고 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주요 부동산 정책의 추진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정국 혼란이 장기화되며,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매수 심리는 위축된 상태다. 대출 규제 역시 해제 조짐 없이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은 거래 시점을 가늠하지 못한 채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 역시 위축세가 뚜렷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서울에서 신규 민간 아파트 분양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통적인 분양 성수기인 2~3월에도 건설사들이 공급 일정을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시장도 일시적인 반등 이후 다시 주저앉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743건으로 전월 대비 46.7% 증가했지만, 규제 완화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거래량 증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직후에 집중됐으며, 이후 다시 매수세는 둔화됐다. 여기에 서울시가 지난 3월 19일 강남3구와 용산구 일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하면서 해당 지역의 매물은 눈에 띄게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는 6760건에서 5652건으로 16.4% 감소했고, 서초구는 7482건에서 6291건으로 16.0% 줄었다. 용산구와 강남구도 각각 약 10%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규제지역 재지정으로 인한 공급 위축이 단기 유동성을 더욱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헌재 결정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연속성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며, 정부가 추진 중인 270만호 주택공급, 1기 신도시 재건축,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핵심 정책은 추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임대차 2법 개정 역시 좌초될 수 있으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유예 조치도 5월 종료 이후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반면 헌재가 탄핵소추를 기각하거나 각하하면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고, 정책 추진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규제지역 단계적 해제, 초과이익환수제 개편 등은 정치적 뒷받침이 확보될 경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정부와 여당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기준 완화, 개발이익 환수제도 개선 등 다수의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며, 이는 기각 시 다시 의회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헌재의 결정만으로 시장의 관망세가 해소되긴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통령의 직무 유무와 관계없이 고금리, 경기 불확실성, 대출 규제 등 구조적 요인들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변수에 일시적으로 반응할 수는 있지만, 주식시장처럼 즉각적인 반등이 일어나기는 어렵다”며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더라도 금리와 수급 불균형, 제도 변화 같은 본질적 조건이 정리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관망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적 결정이 가까워질수록 시장은 다시 숨을 죽이고 있다. 정책 추진이 멈추거나 방향을 틀 경우 수요자들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단기적인 충격보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회복 여건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는 점이다.
2025-04-04 08: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