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3건
-
-
-
-
-
-
-
-
전기차 '퍼스트 무버' 외친 현대차…지배구조는 '후진'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6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을 담은 증권가 지라시가 돌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치솟았다. 지라시는 '현대차그룹이 정 명예회장 사망을 발표하기 전 현대모비스 주식을 대량 매입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정 명예회장 신변 관련 소문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요동친 이유는 오랜 시간 답보 상태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비롯됐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정의선 회장 체제 출범 후 4년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을 앞세워 세계 3위 자동차 생산업체가 됐음에도 지배구조 만큼은 순환출자 체제를 유지하며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예측이 조심스럽게 회자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방안 구체화 등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ESG시대에 역행하는 '현대차' 2020년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기업 CEO에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투자 결정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이후 시장은 기술과 경영 실적 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동섭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사무국장은 26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시대'에 환경·사회에 대한 책임, 지배구조의 건전성이 수익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고 있다.한국에서 안 되는 게 지배구조"라고 지적했다. 기업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보증해 주는 것 중 하나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다. 지주회사는 지분구조가 단순해 경영 감시가 쉽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사 현황을 발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5년 15곳이던 지주사 전환 공시대상집단(대기업 집단)은 꾸준히 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6월 발표한 '2024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자산 총액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8곳 중 43곳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 상위 5개 그룹 중에는 SK, LG,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은 지주사 체제 전환은 못했지만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끊어냈다. 순환출자는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 B기업이 C기업, C기업이 A기업에 출자해 계열사들이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확보에 활용돼 왔다. 현대차그룹만 상위 5개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으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분할한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할 계획이었는데 엘리엇은 지배주주에게만 유리한 방식으로 개편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64%를 보유한 사실상의 지주회사지만,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0.3%에 불과하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0%다. ◆다시 나온 지배구조 개편··· 관건은 PBR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안 이야기가 또 다시 회자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SK E&S이나 두산밥캣·두산에너빌리티가 진행한 합병 방식이 2018년 현대차그룹 개편 때와 유사해서다.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받는 것도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이 과거와 차별화된 개편 방향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과거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세 회사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구상을 다시 꺼내되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판은 깔린 상태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목적으로 기업 밸류업을 강조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데다 국회도 ‘주주 보호 입법’ 도입에 나서면서 자본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재정비의 핵심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시장가치 비율로, 기업의 순자산과 비교해 1주가 몇 배에 거래되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해당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김규식 한국거버넌스포럼 이사는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PBR은 각각 0.7배, 1.5배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헐값에 넘기려고 해 주주들 반대에 부딪혔다”며 “현대차 PBR(현재 0.52배)과 현대모비스 PBR(현재 0.46배)을 1배 이상 올려놓고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해야 한다.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1% 정도 낮아져도 잡음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업이 오너 일가의 이해관계와 상충하는 정책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밸류업은 해외 자본 유입이 핵심이라 거버넌스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오너 경영 체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과연 밸류업 정책을 따를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2024-08-27 07:00:00
-
-
-
-
-
-
-
상장사 만난 김병환 "증시 회복력 갖추기 위해 밸류업 확산 중요"
[이코노믹데일리]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주 발생한 증시 폭락에 대해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회복력을 갖추기 위해 밸류업 확산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를 실시했다. 간담회는 기업 밸류업 관련 상장사들의 현장 의견을 공유·소통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발생한 글로벌 증시 폭락에 대해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과 더딘 회복 속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가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보다 단단하고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내실화를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 측면에서도 기업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부채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 안정성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세법개정안에 담긴 금투세 폐지와 법인세·배당소득세·상속세 등 세제 지원 방안도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와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참석한 상장사들은 밸류업의 효과로 장기 투자자 확보를 기대하면서 투자자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밸류업 공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미래지향적·주주가치 지향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을 보였다. 밸류업 공시 과정을 공유하며 기업들은 자체 역량이나 외부기관·용역 등 전문적 도움도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 상장사를 위해 거래소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구용 상장협회장은 "정부 세법개정안이 차질 없이 추진돼 기업 밸류업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밸류업을 위해 경제 전반에서 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과 관련해 오는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4분기 중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예고 공시한 키움증권, 메리츠금융, HK이노옌과 유한양행, LG, 포스코홀딩스, 현대차, 엠로 등 총 8개 상장사 대표이사·담당임원이 참석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훈 코스닥협회 수석부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조명현 고려대 교수(기업 밸류업 자문단 위원장) 등도 자리했다.
2024-08-12 10:48:45